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376-아리는 족발에 쌈도 잘 먹어

천마리학 2009. 1. 14. 22:18

 

 

  할머니랑 아리랑 376

 

*10월 1일 수-아리는 족발에 쌈도 잘 먹어  

 

 

 

오늘은 아침에 비가 내리는데다 데이케어에 다이퍼를 가져다 주어야하기 때문에 스트롤러를 이용했지. 어제아침에도 비가 와서 우산 받고 가방 들고 배낭 메고... 데이케어 갈 때 힘들었거든.

그런데 시간이 30분이나 늦었어. 아리가 유튜브에서 노래를 계속 들으려고 해서 그랬지.


노래를 듣는 동안 열심히 집중할 때는 아빠가 말을 걸어도 할머니가 말을 걸어도 꼼짝도 안 하다가 일부러 말을 걸으면 건성으로 손을 들어 바이~ 하며 내쳐버리지.

또 화면을 보다가 따라 부르는 할머니 입을 유심히 바라보기도 하지. 말을 배우려고 그러는 거야. 에이비씨 송도 조금씩 따라 하잖아. 우리 아리가 지금 문장에 관심이 아주 많아.


 

 

 

 

 

오늘 저녁엔 족발을 먹었지. 어제 겔러리아에서 아빠가 사오셨거든. 그런데 아빠랑 할머니랑 상추쌈에 싸서 족발을 먹는 걸 보더니 할머니더러 아리도 그렇게 해달라고 하는 거야. 조그맣게 뜯은 상추 잎에 족발을 싸는데 쌈장을 가리키면서 그것도 넣어달라는 거야. 그럼 그렇지. 아리는 언제나 할머니가 하는 대로 다 하려 들지.

할머니가 상추 잎에 싼 족발을 주었더니 입에 넣어주면서 언제나처럼 말했지.

"아리야. 먹어보고 맛이 있으면 모어 모어 해, 알았지?"

고개를 끄덕이며 넙죽 받아먹기에 손가락으로 씹는 모양을 흉내 내며 꼭꼭 씹어 했더니 아리도 손 가락을 뺨 옆에 대고 접었다 폈다 하면서 따라 하더니. '모어 모어 옥바(족발)'하는 거야. 그러더니 연달아서 제법 먹었어.

신통도 하지. 우리 아리. 족발도 잘 먹다니. 정말 우리 아린 못 먹는 게 없어.

또 단무지 조각도 먹으면서 할머니를 따라서 '암무지, 암무지' 하는 거야.


아리는 족발만이 아니라 어른들 하는 거면 다 하지.

이를테면 커피타임에 함께 커피 마시고, 물론 커피는 아리 전용의 씨리얼 커피를 준비해두고 있지. 맥주 마실 때도 같은 맥주잔에 물이나 쥬스를 부어 마시고, 하긴 노 알콜 맥주도 마셨잖아. 와인 마실 때도 함께 물잔을 가지고 쌍떼! 하며 할머니, 엄마, 아빠의 잔에 돌아가면서 부딪치고 나서 마시고... 토우스트에 땅콩버터나 해바라기 씨 버터나 잼 등을 바르는 것도 다 따라 하지. 한국식으로 밥을 먹을 때 국그릇을 입에 대고 마시기도 하고...

 


 

 

 

양치질을 할 때도 그렇지.

함머니 치올(칫솔)! 하고 요청해놓고는 꼭 할머니 칫솔을 선택하지. 또 챡(치약)! 하고 칫솔을 내밀고는 꼭 할머니 치약을 발라달라고 해서 애를 먹었는데 요즘은 그래도 아리 치약! 하면서 아리의 치약을 발라주는데 칫솔은 여전히 할머니 칫솔을 선택하지. 


할머니가 가글하는 것을 보고는 컵에 물 담아 달라고 졸라서 물을 조금 담아주면 아직은 가글을 할 줄 몰라서 으으으 소리를 내면서 꼴깍꼴깍 삼키는 아리. 이그, 물배 차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