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375-아리의 아침인사 해브 어 긋 데이!

천마리학 2009. 1. 13. 10:32

 

  할머니랑 아리랑 375

 

*9월 30일 화-아리의 아침인사 해브 어 긋 데이!   

 

 

 

요즘 너무 신통해.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서 울지 않으니까. 아침에 일어나면 으레 칭얼대고, 밀크를 먹으면서도 놀이를 하면서도 엄마아빠 품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한동안씩 울곤 했지.

할머니가 아침에 잘 자고 일어나서 엄마! 굿모닝! 아빠 굿모닝! 하자아.

그리고 엄마아빠가 없으면 할머니이! 하고 부르라고 타일렀지. 더구나 요즘은 엄마가 한국에 가서 없기 때문에 더욱 보챌 줄 알았지. 처음 이삼 일은 그랬지.

그래서 할머니가

"아리,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큰소리로 할머니~ 하고 불러, 울지 말고 그러면 할머니가 얼른 아리에게 달려갈 테니까 알았지? 그래야 우리 아리가 착하지"

 

또 아빠가 회사에 갈 때도 가끔은 계속 놀아주길 바라고 안 떨어지려고 할 때도 있지.

할머니가 또 이야기 하지.

"아리, 아빠가 회사에 가서 일 열심히 하고 돈 많이 벌어서 오실 때 돈도 많이 가져오고 맛있는 냠냠도 많이 가져오고... 그럼 아리랑 할머니랑 맛있는 것 많이 많이 냠냠 먹자 으응?"

그러면 아리 넌 말없이 듣고만 있다가 숙으러지지. 가끔은 그래도 떼를 쓰긴 하지만. 아기가 그것도 안 할 수 있겠니?^*^

 

 

 

암(3), 이(2), 오(0) 에프..... 읽고 있는 아리.

 

 

 

할머닌 아리를 잘 알아. 우리 아리가 어린 아기인데도 이해력이 있다는 것을. 지금보다 더 어릴 때도 떼를 쓰거나 무슨 일을 하려고 막무가내일 때 할머니가 차근차근 이야기해주지. 이건 이래서 아우이~(아야~)하고, 저건 저래서 나중에 해야 하고...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면 아리 넌 대개는 받아들이고 태도를 바꾸곤 했지. 어린 아기인데도 이해를 시키면 수긍을 한다는 점이 얼마니 신통한지 몰라.


요즘은 아빠가 회사에 갈 때도 울지 않지.

"해브어 긋 데이!"하고 인사를 하고는 계속 할머니와의 놀이에 열중이지.

또 밖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해브 어 긋 데이' 하고 먼저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곤 하지. 사실 그건 빨리 헤어지려고 하는 것이기도 해. 아리가 더 어렸을 땐 사람들을 만나면 먼저 하이! 하고 인사를 하거나 말을 걸곤 해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귀여움을 독차지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달라져.

요즘은 엘리베이터 안에서나 거리에서 누군가를 만나면 할머니를 가리키면서 '함머니 함머니'하고 그 사람에게 말하곤 하지. 그리고 할머니 목을 끌어안기도 해.

(이게 우리 할머니예요. 하고 소개하는 거라는 걸 할머닌 알지.)

그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들이니까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있는데 말야. 아마 네가 낯선 사람이라서 약간 불안하거나 어색함을 느껴서 그러는 것 같아.


어떻튼, 네가 하는 그 한국말을 못 알아듣고 무슨 말인가? 하고 으아해 하는 사람도 있지. 그럴 때 사람들에게 할머니가 설명해주곤 하지.

"할머니 민스 '그램마' 인 코리아. 나우 히 인트로듀스 미 투 유"

그제서야 반기면서 너에게 말을 걸곤 하지.

"오우, 땡큐, 드유 해브 어 그램마? 오우, 유 아 해피..."

그러면 쑥스러워하면서 할머니 옆으로 파고들다가 헤어질 때가 되면 아리가 먼저 '해브 어 긋 데이'하고 손을 들고 인사하면서 돌아서는 거야. 사람들은 아리의 뒷모습에 대고 '땡큐, 유투, 해브어긋데이 베이비! 하곤 하지.

더 어렸을 땐 안타던 부끄럼을 지금은 타고, 쑥스러워하기도 하고, 사람들을 좀 멀리하기도 하고... 그게 자라는 과정인가 봐.

 

 

 

P, A, R, K... 읽고있는 아리.

 


맞아, 또 있어. 아리 네가 그럴 때 마다 짓는 표정이나 제스추어가 또한 일품이지. 어깨를 으쓱하면서 목을 앞으로 빼기도 하고, 콧잔등을 찡끗, 몸을 틀면서 손바닥을 내젓는 행동은 어떻게 배웠는지...  


하여튼 요즘은 자고 일어나서 울지 않는 다는 것. 함머니 함머니하고 큰소리로 부른다는 것. 정말 신통해.

오늘 아침에도 함머니 함머니 하고 부르기에 녜에~ 대답하면서 들어가 봤더니 아빠 침대에서 책을 펼쳐놓고 보면서 할머니에게 보라고 하는 거야.

스컹크 꼬리도 만져보고, 앵무새 깃도 만져보고...

그리고는 이내 에이비찌 노래나 라이노 노래 들려달라고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