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랑 아리랑 366
*9월16일 화 -d, b, p...그리고 n, u, z.
요즘 아리는 온통 알파벳에 관심이 가있지.
짬만 나면 에이비찌 에이비찌 하면서 할머니를 귀찮게 굴지.
그뿐이 아니야.
티브이든 책이든 거리에서든 신문이나 디시워셔... 뭐 할 것 없이 모든 물건에 있는 글씨들을 불쑥불쑥 읽으며 할머니에게 알려주곤 해서 할머니를 기쁘게도 하고 귀찮게도 하지.
어른들은 무심히 지나치는 것에도 또 잘 눈에 띄지 않는 것에도 용케 시선이 가는 걸 보면 신통하기도 해.
유튜브에서 에이비씨 송이나 라이노 송... 을 보면서 요즘은 에이비찌, 이에프지, 로를유(W)우...지, 위즈미... 하면서 끝부분이나 첫 부분만을 조금씩 따라 부르면서 약간의 리듬을 넣기 시작했어.
누가 더 장난꾸러기일까?
차이나 센터에서 미미아줌마의 오페라 공연을 보고 오는 길에
알파벳 카드에서 해깔리는 게 있지.
그게 바로 d, b, p야. d, b, p가 모두 비슷하게 생긴데다 d를 뒤집으면 p가 되니까 가끔씩 혼동하며 고개를 갸웃거려.
d, b, p는 발음도 비슷해서 아리와 친하지 않으면 잘 못 알아들을 거야. 모두 다 비슷하게 발음하니까.
특히 b와 p, b를 비, p를 피 하고 힘을 주어 발음을 하게했더니 b를 발음할 땐 앉아서 하고 p를 발음할 땐 힘을 주느라고 일어서면서 하지.
N과 Z도 문제야. N을 옆으로 눕혀서 Z라고 하기도 해.
또 n과 u도 너무나 비슷해서 처음엔 좀 해깔리더니 이젠 잘 구별하지.
엄마가 좋아하는 버블티를 뺏어먹는 맛!
이제 알파벳을 거의 다 아니까 머지않아 발음만 똑똑해지면 돼. 곧 그렇게 될 거야. 영어와 불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배우느라고 지금은 더디고 복잡하겠지만 머지않아 다 잘 하게 될 거니까 걱정 없어.
영어 불어 한국어 중에서 한국어를 가장 많이 알고 그 다음이 불어지. 한국어는 할머니와 하고 불어는 아빠와 하고... 데이케어에서만 영어를 하는데 데이케어 선생님들이 그만큼 교육을 자상하게 하지 않는 다는 의미도 돼.
그래도 아리는 진작부터 토들러 반 친구들의 이름을 일일이 다 안다고 선생님들이 늘 스마트 하다고 말하잖아.
맞아, 우리 아리 스마트 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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