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367-어른의 거울, 손톱 깎기와 뒤로 걷기

천마리학 2008. 12. 26. 00:25

 

  할머니랑 아리랑 367

 

*9월18일, 목 -어른의 거울, 손톱 깎는 시늉과 뒤로 걷기 

 

 

 

오늘 저녁에 아리가 또 한 번 우리를 웃겼지.

할머니랑 놀다가 갑자기 할머니가 못 알아듣는 행동을 하는 거야.

뭘까 하고 계속 물으며 탐색했지만 잘 모르겠어.

넌 자주 그러거든. 말을 배우느라고 서툴게 발음으로 말하기 때문이지. 그럴 때마다 한동안 다시 묻고 탐색해서 알아내곤 하는데 오늘도 처음 보는 행동을 하면서 무슨 말인가를 하는데 도통 알아낼 수가 있어야지.

손가락 끝을 만지작거리면서 자꾸만 안방을 가리키는데 알아들을 수가 없는 거야. 그래서 함께 가보자 하고 했더니 신이 나서 앞장서더니 안방에 들어가더구나. 그러더니 어디선가 잽싸게 손톱 깎기를 들고나오는 거야.

 

 

 

 

아리는 지금 응까 중!

 

 

 

할머니가 원탁 옆 의자에 앉았지. 그런데 할머니더러 의자를 옮겨 앉으라고 하지뭐야. 할머니가 그 자리를 비켜주니까 그 자리에  아리 네가 앉더니 손톱 깎기로 손톱 깎는 거야. 물론 깎이지는 않고 시늉에 불과했지. 손톱 깎기의 날에 손톱을 끼울 줄 모르고 다만 흉내를 내는 것에 불과하지. 아직은 세밀한 행동을 못하니까.  손톱 끝에 손톱 깎기를 대고 바싹 들여다보며 열심히 깎는 시늉을 하더니 깎은 손톱을 원탁 위에 터는 시늉까지 하는 거야.

 

 

할머니가 하도 우스워서 엄마아빠를 불렀지. 그 모습을 본 아빠 왈, 아빠가 그렇게 했다는 거야.

아빠가 하는 것을 보고 그대로 흉내 내는 아리.

이래서 아이들은 어른의 거울이란 말이 맞아.

 

 

 

 

응까 중에도 뭔가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익사이팅 아리!

 

 

 

할머니를 따라 하는 것도 있지. 많지. 그 중에서 한 가지.

뒤로 걷기.

할머니와 함께 거리 구경을 하며 걸을 때 할머니가 걸음이 느린 아리를 앞세우거니 뒤세우거니 하며 시간을 보내는데, 할머니가 저만큼 앞서가다가 아리를 향해 바라보며 빨리 오라고 하면서 따라오게 하려고 뒷걸음을 걸었더니 그때부터 가끔씩 할머니를 따라 뒷걸음으로 걷곤 하지. 너무 귀여워 우리 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