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346-처칠과 상딸과 피아노와의 첫만남

천마리학 2008. 10. 25. 03:05

 

 

   할머니랑 아리랑 346

 

 

*8월11일, 월 -처칠 아저씨와 상딸과 피아노와의 첫만남.

 


오늘은 엄마가 행사에 참석하는 동안(오전 10시!오후 2시까지) 우리는(아빠와 할머니 그리고 아리) 먼저 프론트낙 내부를 구경했지. 호텔의 1층에 있는 상가를 더터서 프론트가 있는 2층 로비에서 할머닌 너무 피곤해서 잠시 쉬고있는 사이 아빠가 너를 데리고 돌아다녔어. 그때 복도에서 아빠와 넌 프론트낙의 상징처럼 유명세를 받고 있는 개 '쌍딸'을 만났는데 호기심어린 눈으로 응시하더니 만져보고 쓰다듬고... 금방 친해졌대.

'쌍딸'은 몸이 불편한 호텔손님을 안내하기도 하고 짐을 나르기도 해서 프론트낙의 중요한 식구로 유명한 개야.

관리인도 너의 귀여운 모습을 보며 '쌍딸'과 놀게 해준 건데 네가 '쌍딸'과 떨어지지 않으려고 해서 아빠가 내일 다시 오기로 약속하고 겨우겨우 너를 달래서 발길을 돌려 왔더구나.


 

오늘은 제 아들 아리를 데리고 왔습니다!

아빠가 처칠 경에게 아리를 소개하고 있단다. 

 

 

 

 

다음은 마차거리로 갔지.

성문 앞에 있는 처칠 아저씨 흉상과 첫 인사를 했지.

첫인사? 무슨 말이냐구?

3년 전에 왔을 때 아빠가 처칠아저씨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이번엔 아들인 너랑 왔으니까 의미가 있지. 물론 그때도 할머니가 찍었지. 할머닌 언제나 사진사라니까.


그런데 이상해. 처칠 아저씨를 본 너는 '암빠부지'(왕할아버지)라고 하거나 '아저씨'라고 하는데 마주 있는 루즈벨트 흉상을 보고는 '아줌마'라고 해.

처칠은 둥근 머리에 짧은 머리카락인데 비하여 루즈벨트는 약간 긴 머리라서 그런가? 하여튼 할머니를 웃겼단다.

또 한 가지, 그 거리에서 아리가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마차.

신기하게 지켜보더니 손가락을 머리 옆에 대면서 사인 랭귀지로 '호쓰' '호쓰' '말' '말' 하더구나.

그러더니 머리를 앞뒤로 끄떡끄떡, 말 흉내를 내는 거야.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지나가는 사람들도 보고 모두 웃었단다.

마차가 눈에 띌 때마다 하염없이 바라보고, 하염없이 따라가면서 끄떡끄떡!

즐거운 아리!


 

 

강을 따라 올라간 노틀담 성당 건너편의 공원.

 강가의 풍경도 멋있지만 프론트낙의 또다른 멋진 모습을 볼 수 있는 장소였단다.

 

 

 

오늘 저녁엔 엄마가 한국에서 온 도서관협회회원들의 초대를 받았기 때문에(이 모임에서 엄마는 도서관협회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단다.) 그 시간동안 우린 호텔의 로비에서 놀았지.

그런데 할머니가 로비 안쪽의 공간에 마련된 피아노를 발견했어.

당연히 너를 피아노 위에 앉혔지.

딩동딩동...

조심스럽긴 했지만 너에게 피아노경험을 해주고 싶은 할머닌 네가 점점 요란하게 두드리게 되니까 조마조마했단다.

 

 

 

 

엄마의 시상식이 열린 호텔의 로비에 있는 피아노.

아리의 피아노 연주모습이 일품!

난생 처음 대하는 피아노 앞에서 아리는 아주 멋진 연주를 뚱땅뚱땅...

그래도 폼만은 그럴듯!

 

 

 

 

아니나 다를까? 피아노 소리를 듣고 한 웨이터가 나왔어. 할머니가 겸연쩍어하면서 너를 제지하려는 듯한 모션을 보였더니 뜻밖에도 그 사람은 괜찮다고, 계속 치고 놀게 하라고 하는 거야. 네가 어린 아기이고, 아주 귀여운 천사니까 그랬을 거야.

휴우~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한동안 넌 피아노를 치며 놀았지.

네가 태어나 처음으로 대하는 악기가 피아노구나.

축하해 아리!

할머니가 한국집에 있는 할머니의 전자올갠을 가져와야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