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천학의 수필방

공기는 당신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천마리학 2022. 3. 22. 10:39

공기는 당신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 권 천 학

-마스크, 벗을까 말까

-시인 국제 PEN 한국본부 이사

 

 

mask free!

통증검진을 하러 클리닉에 들렸다가 들은 소리다.

21일부터 일부 공공기관에서 마스크 착용의무를 해제하는 것에 대한 홀가분함의 표현이다.

그 말을 하는 사람은 마치 등허리에 지고 있던 커다란 짐 덩어리를 벗어던지는 것 같은 기분으로 들떠있었다. 아니 마치 대한민국의 독립이라도 맞이하듯 한 태도였다.

그날 한 잔 해야지요?

피식 웃으며 끄덕이기만 했다. 한잔 하는 거야 좋지만, 속으로는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 때문에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었다.

 

 

마스크를 벗는다!

그 말에서 홀가분함과 함께 해방감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다.

 

여기서 잠깐!

착각하지 말자.

이 착각은 어디로부터 온 것일까.

 

크리스틴 엘리엇 온타리오 보건장관 Christine Elliott이 정계를 떠나기 직전인 지난 32,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정확한 일정은 밝힐 수 없지만, 향후 몇 주 안에 학교와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의무가 해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고,

이어 39() 온타리오 주의 최고 보건 책임자인 키에런 무어Kieran Moor‘321일부터 학교를 포함한 대부분의 실내환경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서 무조건, 모두에게 마스크착용의무화를 중단한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겨들어야 한다.

대중교통, 장기요양원, 은퇴주거 및 기타의료시설에서는 마스크착용의 의무가 계속된다고 하면서 427일에 마스크 의무화가 제거된다고도 했다.

이 말은 지금 진행되고 있는 방역규칙 완화가 잘 진행되어서 상황이 좋아지면 4월 말 경 마스크착용의무화를 풀 수 있다는 말이다. 만약 상황이 좋지 않은 쪽으로 진행이 되면 더 강화할 수도 있다는 말도 된다는 것 역시 염두에 둬야한다.

 

 

그 무렵 주 수상 덕포드(Doug Ford)도 그런 말을 했고,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BC)

헨리 보건의도 대부분의 위험도가 낮은 지역에서는 이제 마스크 착용이 선택이라고 하면서 그러나 모든 사람이 자신의 속도에 맞게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고, “대중교통이나 유람선과 같이 타인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기 힘든 장소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미국도 비슷하다.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EC)에서도, 뉴욕시장 에릭 애덤스도 비슷한 내용을 이미 밝혔었다.

 

어디 그들만인가. 우리들 자신도 수시로 전해오는 확진자 감소 소식을 들으며 이미 그런 짐작을 하고 있었다.

그 모든 것은 당국의 발표에 의해서가 아니라 우리들 스스로가 그만큼 노력해서 얻은 결과라는 것. 그러므로 우리의 노력에 따라 앞으로의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것을 의미있게 인식해야 한다.

과학적 데이터와 진행되고 있는 현실상황에 따라 방역 규제를 철회해나가는 중이긴 하지만, 아직은 바이러스의 위험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캐나다는 이미 정점을 내려섰고, 여러 가지 방역조치가 완화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조심해야 할 때다. 바이러스 역사상 지구상에서 박멸된 것은 페스트 뿐이다. 지금까지 해온 노력이 허사로 돌아갈 수도 있다. 여전히 위험한 존재로 도사리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에게 빌미를 주어서는 안 된다.

 

 

mask free!

마치 며칠 전까지 내려쌓이던 눈이 일시에 녹는 기분이다. 그 기분을 충분히 공감하지만 쉽게 휘말려서는 안 되겠다. 어디 마스크뿐인가. 코로나 자체가 우리를 얼마나 공포에 질리게 만들었는지, 얼마나 우왕좌왕했는지, 사람이 죽어나가기도 하지 않았는가. 방심이 자칫 그 고통의 기간을 연장시킬 수도 있다.

 

고국의 동쪽을 태우고 있던 산불도 이제 막바지를 넘어섰듯, 이제 겨우 코로나 시대의 정점에서도 내려섰다. 잔불처리 소홀히 했다가 다시 돋치지 않도록 조심해야한다.

벌써 몇몇 커뮤니티에서는 대면행사를 계획하고 치르고 있다. 성급하다는 생각이다.

 

지금까지 무사했으니 앞으로도 무사할 것이라는 속단, 나는 안 걸린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고령자 희생이 많다는 것과, 해마다 감기나 독감으로 죽는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자.

마스크를 벗고 안 벗고는 개인의 자유라고 할 수 있지만, 나 자신이 혹은 당신 자신이 곧 코로나를 옮기는 전파자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나를 위하여, 남을 위하여, 우리 모두를 위하여 절대로 가볍게 생각해서 안 될 일이 다.

한 잔 하는 것 뒤로 미루자!

마스크를 함부로 벗지도 말자!

공기는 당신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것이다.

깨끗하고 신선하게 유지할 의무와 책임이 당신은 물론 우리 모두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