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천학의 수필방

폭염과 RSV와 콘도붕괴와...

천마리학 2021. 7. 8. 21:11

폭염과 RSV와 콘도붕괴와...

권천학 | 문화컨설턴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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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나다 한국일보 (editorial@koreatimes.net) --
  • 07 Jul 2021 02:31 PM



연일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토론토에서도 지난 6월 하순 경부터 예년과 달리 무더위가 시작되어서 코비드19으로 시달리는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한국에서 평소에는 소식이 뜸하던 지인들로부터 괜찮으냐고 안부를 속속 물어오는 걸 보니 역시 글로벌 세상은 글로벌 세상인 모양이다. 
이번 폭염은 캐나다산이다.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에서 시작된 북미산 산불이다. 밴쿠버에서 동북쪽으로 153km 떨어진 리턴 마을을 불태워버렸다고 가디언, AP통신 등이 전하고 있다. 
몇 해 전 밴쿠버에 잠시 살던 때 여러 날 동안 건조하여 뜰의 잔디가 누렇게 죽어도 물을 줄 수 없었던 여름이 떠올랐다. 
물론 내가 살던 밴쿠버 시내와는 거리가 먼 산간지대에서 일어난 산불이었지만 계속되는 산불로 그 연기가 밴쿠버 시내까지 와서 하늘을 검게 덮었었다. 
어느 저녁 발코니에서 눈부시게 아름다운 황혼 풍경을 카메라에 담다가 문득, 저 황혼이 곧 건조한 일기의 소산인데, 물이 부족해서 잔디밭에 물을 주는 것조차 삼가고 있는데, 황혼을 즐기다니 하는 죄책감으로 모두 지워버리며 멈췄던 기억도 생생하다. 
그 브리티시컬럼비아에서 발생한 이번 폭염이 현재는 토론토 쪽으로 이동 중이라고 한다. 
BBC 보도에 의하면 미국 태평양 북서부와 캐나다 대부분의 지역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종전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고 한다. 캐나다에서도 이미 사스캐처완, 앨버타, 노스웨스트 준주 등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상태이다. 
AP 등의 외신에 따르면 7월3일 현재 불볕더위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 700여 명이라고 한다. 
당분간 이어질 것이고 사망자 수는 3배 이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일부 지역에서는 한때 최고기온이 섭씨 50도까지 올랐다. 밴쿠버에서 한 이번 폭염 실험에서 프라이팬에 달걀을 터트린 후 45초 만에 프라이가 되는 동영상을 보면서 그저 망연할 수밖에 없었다. 
  
코비드19에 묶여있는 지금 우리를 겁에 질리게 하는 것은 그것만이 아니다. 

지난 6월에 일어난 플로리다의 챔플레인 타워 콘도(Champlain Towers condo) 붕괴사고 역시 우리를 또 한 번 주저앉게 만든다. 
단지 미국만의 사고가 아니다. 
희생자 중에는 4명의 캐네디언도 포함되어있다고 하는데 현재까지 발견된 사망자수가 32명, 그중에 캐네디언도 1명 있다고 한다. 
아직도 117명의 미확인 상태로 남아있는 이 사고는 열대성 폭풍 엘사(Tropical Storm Elsa)가 지나가면서 남긴 상흔으로 코비드 만이 아니라 자연재해 앞에 인간이, 인간의 문명이 얼마나 허약한가를 보여주는 한 예이기도 하다. 
미국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 바로 그 점이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고, 움찔하게 만드는 소식이 또 있다. 

RSV 호흡기 질환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러잖아도 폭염과 붕괴, 기타 괴질 소식에 시달리는데 이건 또 뭔가 싶어 파고 들어갔다. 
RSV(Respiratory Syncytial Virus)는 코로나바이러스와 다른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라고 한다. 감염경로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다. 
비말(침)이나 감염자의 분비물과 접촉으로 감염되는 호흡기 질환이다.
 
주로 어린이나 고령자, 면역력이 낮은 사람들이 감염되기 쉬우며, 증상 역시 코막힘, 쉰 목소리, 두통, 콧물, 기침 등으로 일반 감기 기운이나 코로나 증세와 비슷하다고 하니 혹시 일반감기에 걸린 사람도 움찔할 지금, 이런 소식이 그저 스쳐 지나갈 수 없다. 

역시 좋은 대처방법 코로나와 마찬가지다. 손 잘 씻기, 기침예절 지키기, 자기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지 않기,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 접근하지 않기 등이다. 
우리 식구 5명 중 4명은 이미 2차 접종까지 모두 마쳤다. 단 1 명, 나이가 어린 손녀딸만 아직 아무런 조처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고 나 역시 고령자에 속하니 그 기사를 보는 순간 가슴이 덜컥, 솥뚜껑이 자라로 보이는 기분이었다.
가족 중에 어린이가 있거나 노약자나 병약자 또는 지병(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꼭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아니라 해도 솥뚜껑보고 놀란 가슴이 될 터이니, 침착하게 대응하되 단, 기초 방역 방법만큼은 잘 지키라고 권하고 싶어 이 말을 한다. 
해제니 봉쇄 완화니 하고 속속 전해오는 SNS의 소식에 방심하지 말고, 부디, 손 잘 씻고, 기침예절 지키고, 외출 자제하기를 강조한다. 방역의 기본원칙이다. 
지금까지 해오던 것이니 마음만 다잡으면 그리 어렵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부디! 

권천학 | 문화컨설턴트·시인

폭염과 RSV와 콘도붕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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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나다 한국일보 (editorial@koreatimes.net) --
  • 07 Jul 2021 02:31 PM

 

연일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토론토에서도 지난 6월 하순 경부터 예년과 달리 무더위가 시작되어서 코비드19으로 시달리는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한국에서 평소에는 소식이 뜸하던 지인들로부터 괜찮으냐고 안부를 속속 물어오는 걸 보니 역시 글로벌 세상은 글로벌 세상인 모양이다. 

이번 폭염은 캐나다산이다.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에서 시작된 북미산 산불이다. 밴쿠버에서 동북쪽으로 153km 떨어진 리턴 마을을 불태워버렸다고 가디언, AP통신 등이 전하고 있다. 

몇 해 전 밴쿠버에 잠시 살던 때 여러 날 동안 건조하여 뜰의 잔디가 누렇게 죽어도 물을 줄 수 없었던 여름이 떠올랐다. 

물론 내가 살던 밴쿠버 시내와는 거리가 먼 산간지대에서 일어난 산불이었지만 계속되는 산불로 그 연기가 밴쿠버 시내까지 와서 하늘을 검게 덮었었다. 

어느 저녁 발코니에서 눈부시게 아름다운 황혼 풍경을 카메라에 담다가 문득, 저 황혼이 곧 건조한 일기의 소산인데, 물이 부족해서 잔디밭에 물을 주는 것조차 삼가고 있는데, 황혼을 즐기다니 하는 죄책감으로 모두 지워버리며 멈췄던 기억도 생생하다. 

그 브리티시컬럼비아에서 발생한 이번 폭염이 현재는 토론토 쪽으로 이동 중이라고 한다. 

BBC 보도에 의하면 미국 태평양 북서부와 캐나다 대부분의 지역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종전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고 한다. 캐나다에서도 이미 사스캐처완, 앨버타, 노스웨스트 준주 등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상태이다. 

AP 등의 외신에 따르면 7월3일 현재 불볕더위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 700여 명이라고 한다. 

당분간 이어질 것이고 사망자 수는 3배 이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일부 지역에서는 한때 최고기온이 섭씨 50도까지 올랐다. 밴쿠버에서 한 이번 폭염 실험에서 프라이팬에 달걀을 터트린 후 45초 만에 프라이가 되는 동영상을 보면서 그저 망연할 수밖에 없었다. 
  
코비드19에 묶여있는 지금 우리를 겁에 질리게 하는 것은 그것만이 아니다. 

지난 6월에 일어난 플로리다의 챔플레인 타워 콘도(Champlain Towers condo) 붕괴사고 역시 우리를 또 한 번 주저앉게 만든다. 

단지 미국만의 사고가 아니다. 

희생자 중에는 4명의 캐네디언도 포함되어있다고 하는데 현재까지 발견된 사망자수가 32명, 그중에 캐네디언도 1명 있다고 한다. 

아직도 117명의 미확인 상태로 남아있는 이 사고는 열대성 폭풍 엘사(Tropical Storm Elsa)가 지나가면서 남긴 상흔으로 코비드 만이 아니라 자연재해 앞에 인간이, 인간의 문명이 얼마나 허약한가를 보여주는 한 예이기도 하다. 

미국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 바로 그 점이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고, 움찔하게 만드는 소식이 또 있다. 

RSV 호흡기 질환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러잖아도 폭염과 붕괴, 기타 괴질 소식에 시달리는데 이건 또 뭔가 싶어 파고 들어갔다. 

RSV(Respiratory Syncytial Virus)는 코로나바이러스와 다른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라고 한다. 감염경로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다. 

비말(침)이나 감염자의 분비물과 접촉으로 감염되는 호흡기 질환이다.
 
주로 어린이나 고령자, 면역력이 낮은 사람들이 감염되기 쉬우며, 증상 역시 코막힘, 쉰 목소리, 두통, 콧물, 기침 등으로 일반 감기 기운이나 코로나 증세와 비슷하다고 하니 혹시 일반감기에 걸린 사람도 움찔할 지금, 이런 소식이 그저 스쳐 지나갈 수 없다. 

역시 좋은 대처방법 코로나와 마찬가지다. 손 잘 씻기, 기침예절 지키기, 자기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지 않기,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 접근하지 않기 등이다. 

우리 식구 5명 중 4명은 이미 2차 접종까지 모두 마쳤다. 단 1 명, 나이가 어린 손녀딸만 아직 아무런 조처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고 나 역시 고령자에 속하니 그 기사를 보는 순간 가슴이 덜컥, 솥뚜껑이 자라로 보이는 기분이었다.

가족 중에 어린이가 있거나 노약자나 병약자 또는 지병(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꼭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아니라 해도 솥뚜껑보고 놀란 가슴이 될 터이니, 침착하게 대응하되 단, 기초 방역 방법만큼은 잘 지키라고 권하고 싶어 이 말을 한다. 

해제니 봉쇄 완화니 하고 속속 전해오는 SNS의 소식에 방심하지 말고, 부디, 손 잘 씻고, 기침예절 지키고, 외출 자제하기를 강조한다. 방역의 기본원칙이다. 

지금까지 해오던 것이니 마음만 다잡으면 그리 어렵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부디! 

권천학 | 문화컨설턴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