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천학의 시마을

시-키보드에서 배우다

천마리학 2014. 12. 5. 06:11

 

 

 

키보드에서 배우다 * 권 천 학

  -인간과문학 2014 여름호 특집 

 

 

 

 

 

 

 

             사람을 치고 나가면 자꾸만 으로 나온다

            키보드도 낡아서 여기저기 잔병치레 시작한지 꽤 오래지만

            그래도 손때 묻은 정으로 다둑다둑

            비슷한 우리끼리 그냥그냥 견디며 살자 타협해오고 있는 터

 

            다시 를 달래어 사람으로 고치고

            세상살이 이야기를 써내려 가는데 자꾸만 오자가 난다

 

            이놈의 낡아빠진 키보드! 짜증을 내며 연거푸 두드리면 akfaa

            삶살삼살마사살삶사람aakfaaakakafaaㅁㅁ…

            자판기도 짜증이 나서 게거품을 뱉어내며 쏘아 붙인다

            사람을 모르면서 삶은 아느냐고

            쥐뿔도 모르면서 삶을 어찌 헤아리겠느냐고

            앞니 빠진 이빨로 어찌 세상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느냐고

            그저 힘 빼고 다소곳이 받아들이라고

            쥔 닮은 지나 내나 미련하긴 매한가진데스치면서

            그도 그럴싸하다싶어 뜨끔, 헛웃음이 나는데

 

            ! ‘의 어원이 사람이었구나!

            늙은 자판기로부터 한 수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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