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천학의 시마을

용왕님전상서

천마리학 2014. 4. 21. 04:51

 

 

지금도 울고 있습니다.

울고만 있을 수 없어 썼습니다.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눈물만 흘리고 있을 수가 없습니다. 

 

여기는 토론토, 아무리 먼곳이라도 내나라의 내 새끼들을 어찌 할까요?

이곳은 이스터 롱위켄드이지만 도저히 그냥 있을 수가 없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이 없이 그저 지켜보고만 있어야 하니,

.......... 가슴을 칩니다.

 

제발 살아서 돌아오기를 바라고 또 바랐지만, 이젠 희망이 점점 멀어져가는 것 같아 애가 탑니다.

저는 종교는 없지만,

우리의 마음이 우주만물을 다스리는 능력자에게 전달되어 일분이라도 빨리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다른 분들에게도 널리 보내어 마음을 함께 하도록 해 주십시오.

 

 

 

 

용왕님 전 상서   *   권 천 학

 

 

 

용왕님, 제발 우리의 아이들을 용서해주십시오.

고녀석들, 이제 막 꽃피는 열여섯 열입곱살의, 철부지들입니다.

 

진도 앞마다 팽목항, 당신의 나라 맹골수도, 용궁의 문전에서 길을 잃은 녀석들을

용왕님께서 볼기 한 대씩 철썩 붙여서 돌려보내주십시오.

돌아와 할 일이 많은 놈들입니다.

돌아와 대학도 가야하고, 이 나라도 끌고 가야할 놈들입니다.

아직 철은 덜 들었어도 이제 막 꽃을 피우려고 하는 꽃송이들입니다.

 

때로는 부모속도 썩이고, 때로는 친구들과 다투기도 하고, 때로는 공부시간에 카톡도 하고, 때로는 선생님들 애를 태우기도 한 녀석들입니다.

그래도 꿈은 야무져서 우리의 빈속을 달래주는 든든한 기둥들이었습니다.

 

용왕님, 이제 고만, 차디찬 물속에서 정신을 차렸을 것입니다.

그러니 제발 돌려보내 주십시오.

 

이곳에서 새끼를 잃은 어미와 애비들이 혼절하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누나, 형, 동생들과  친구들 그리고 대한민국이

살점 떨어져나간 고통을 안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돌려보내 주시면 이제 저희가 혼을 내겠습니다. 저희가 야단치겠습니다.

 

때마침 예수님의 부활절 고난주간,

노인과 장애인의 발을 씻기는 교황의 세족식을 보며,

휴가를 피눈물로 보내고 있습니다.

 

용왕님, 제발 죄 많고 뻔뻔한 저희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저희들의 아이들을 용서하여 주시고,

이제 부디 돌려보내 주십시오.

제발 기적을 보여주십시오. 

 

 

2014년 4월 19일

부끄러운 대한민국 국민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