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천학의 시마을

연재시 35회-널빤지와 기둥, 나는 아직 사과씨 속에 있다.

천마리학 2013. 7. 4. 06:10

 

 

 

 

  연재 35회

 

널빤지와 기둥

                 ──나는 아직 사과 씨 속에 있다

 

 

 

 

 

 

 

널빤지는 바다를 건널 때 좋고

기둥은 쓰러진 집 일으켜 세우는 데 좋다

 

널빤지는 바람막이에 좋고

기둥은 깃발 달기에 좋다

 

널빤지는 꺼진 곳 받쳐주고

기둥은 부러진 곳 덧대어준다

 

널빤지는 기둥이 있어야 든든하게 이어지고

기둥은 널빤지가 있어야 벽이 되어 일어선다

 

우리들 숲에서 서로 기대고

팔 뻗어 손잡는 건 그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