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의 과체중, 우울증 위험 낮고 오래 살아 (연구)
약간의 과체중 상태가 정신 건강에 가장 좋고 고령층의 사망률을 낮춰 장수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의과 대학 강북삼성병원 박성근, 정주영 교수 연구팀이 15만9390명(평균 나이 41세)의 건강 검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약간 살이 찐 과체중(overweight) 그룹이 우울증 위험이 가장 낮았다.
반면에 여성의 경우 저체중 그룹은 정상 그룹에 비해 1.34배, 비만 그룹은 1.18배 높은 우울증의 위험성을 갖고 있었다. 이는 저체중과 고도 비만 모두 정신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으로, 특히 젊은 사람과 여성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박성근 강북삼성병원 교수는 “약간 살이 찐 과체중 상태가 우울증의 위험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는 것은 과도한 다이어트가 정신 건강에 좋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비만도를 평가하는 데는 키의 제곱으로 몸무게를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가 사용된다. 체질량지수 18.5 미만이면 저체중, 18.5~23이면 정상 체중, 23 이상부터 25 미만이면 과체중, 25 이상부터 30 미만이면 비만, 30 이상이면 고도 비만으로 분류된다.
약간의 과체중은 정상 체중이거나 저체중인 사람에 비해 사망률이 낮아 장수에도 도움이 된다. 여의도성모병원 주상연(가정의학과), 고려대학교 이준영(의학통계학과) 교수팀이 미국 프랑스 등 해외 논문 20편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 60세 이상은 과체중일 때의 사망률이 과체중이 아닌 사람(정상 또는 저체중)보다 6% 낮았다. 고령자는 근육뿐만 아니라 지방이 줄어도 노쇠의 원인이 되고 면역력이 약해져 질병에 취약해진다. 하지만 젊은 사람이 비만이면 심뇌혈관 질환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체중 감량을 해야 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60세 이상에서는 대사증후군 등을 관리하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기보다는 몸에 좋은 HDL 콜레스테롤을 높여 주는 해조류, 통곡물, 과일 등을 즐겨 먹고, 혈당 관리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간의 과체중이라면 다이어트 압박을 받을 필요가 없다. 과도하게 체중 감량에 집착하면 정신건강에도 해로울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가중되면 코르티솔 호르몬의 영향으로 오히려 살이 더 찔 수 있다. 남들은 ‘건강한 몸매’라고 인식하는데도 스스로 비만으로 생각해 무조건 굶거나 급격한 운동을 하는 방식으로 다이어트를 하면 건강까지 해칠 수 있다.
채소나 과일을 듬뿍 곁들인 식사, 일상에서 몸을 많이 움직이는 방식으로 과체중이 비만으로 진전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파트나 사무실에서 계단을 이용하거나 자주 걷는다면 돈 들여 헬스클럽 회원권을 살 필요가 없다. 지나친 다이어트 집착은 일상생활의 리듬을 깨고 건강 유지에 도움이 안 된다.
[사진=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