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3-2012년

984-아리의 집중력과 독립성 부족은 어른들 탓

천마리학 2013. 2. 17. 02:45

 

 

 

*2012125()-아리의 집중력과 독립성 부족은 어른들 탓

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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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 레고 할 거야? 안 할 거야?”

아침에 눈 뜨자마자 아리를 잠에서 깨어나게 하려고 레고 얘기로 유혹한다.

한다고 끄덕이면서 눈을 부비고 일어난다. 이불을 함께 개키고, 양말과 옷을 가능한 한 혼자서 입도록 유도하고··· 혼자서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그런 습관을 들이기 위하여 끊임없는 칭찬과 협박과 유혹으로 일관된다.

지난번 만들었다가 부수었던 트럭을 다시 만들기 시작한 지 사흘 째. 거의 다 되어간다. 오늘 오후면 끝을 내기로 하고 아침 식탁을 무사히 마쳤다.

 

 

 

 

 

 

 

저녁에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은 후 홈 워크를 하는데 아리가 얼렁뚱땅 대충 읽고 넘어가려고 하는 것을 붙잡아 집중! 을 강요하며 해내느라고 애를 먹었다. 마침 도중에 아빠가 퇴근해와서 엄마아빠가 모두 있는 자리에서 하게 되니 더욱 산만하기도 하고 할머니 역시 눈치가 보이기도 해서 더욱 어려웠지만 안 할 수가 없다. 얼마 전까지도 진행하다가 멈췄고, 엄마아빠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할머니가 보기엔 더 이상 늦추면 아리의 공부 안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릴 것 같다. 물론 그냥 두어도 언젠가는 제자리가 잡힐 것이긴 하지만 그렇게 되면 지능진도나 학습 진도가 늦어져 공부에 별 흥미를 가지지 않게 될 지도 모르고, 고치는 일도 본인이나 부모가 다 더 어려울 것이다. 어쨌든 지금 집중하는 훈련이나 바로 앉는 사제, 기초예의 지키기 정도의 가르침은 다소 강압적으로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처음 얼마동안은 할머니 말을 듣고, 따르는 듯하다가도 잠시 지나면 이내 싫증을 내고, 자세가 흐트러지고, 하품을 하며 몸을 꼰다. 아이니까 그럴 수 있지만 그 시간이 10분 정도! 매우 짧다. 집중하지 못하는 것을 방치하면 더욱 경망스럽게 행동하고, 자기 생각대로 행동하고, 공부는 멀리하고··· 그렇게 될 것 같아 어렵긴 하지만 당분간 이렇게 훈련을 해서라도 생활습관을 바꿔볼 작정이다. 얼마나 지솟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긴 하다.

 

 

 

 

 

홈워크를 마치기가 무섭게 레고놀이.

홈워크 마지막 부분에서 하품을 했기 때문에 일부러 잠이 오잖아. 들어가서 자자!’ 했더니 노우!’ 완강하다. 레고놀이를 하자는 것. 이그!

콘테이너 트럭 만들기 레고도 오늘이 사흘 째. 마지막 부분이다.

설거지를 하던 아빠가 도중에 설거지를 멈춰가면서까지 자꾸만 끼어들어 찾아주고, 맞춰주곤 한다. 끼어드는 건 좋은데, 아리 스스로 맞춰나갈 수 있도록 하려는 할머니의 의도와는 약간 다르다. 직접 해주거나 말은 안하지만 할머니를 의식해서, 거의 다 할 수 있도록 말로 방법과 위치를 설명 하고, 그렇게 하면 굿잡! 와아! 하며 찬사를 보낸다. 너무 쉽게 만들고, 너무 칭찬남발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거나 홈워크를 할 때도 거의다 힌트를 주어가면서 수월하게 대충 넘어가버린다. 그래서 아리가 건성이고 스스로 하려는 의지가 없다. 요즘 할머니가 아침에 일어나서 이불을 함께 개고 잘 때는 함께 편다. 양말 신는 것부터 옷 입는 것도 스스로 하게 좀더 적극적으로 유도한다.

 

 

 

 

 

 

다설 살짜리가 양말도 제대로 신지 못한다면 문제 아닌가, 바지도 제대로 입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옷이 뒤집힌 것을 바로 하는 것도 모른다. 왼쪽으로 돌아간 바지나 양말을 바로 하지 못한다. 바로 하려면 오른 쪽으로 돌려야 한다는 개념조차 모른다. 아예 하려고 들지 않는다. 양말을 신을 때 뒤굼치가 어떤 것인지도 모르니 뒤굼치 맞추어 신는 일은 엄두도 못낸다. 할머니의 책임이 크다. 레고도 낱개를 찾는 일도 아빠가 찾아주길 원하고 맞추는 일은 더더욱 아빠에게 의뢰한다. 아무리 잘못해도 아리를 큰소리 한번 내지 않는 엄마의 인내심은 거의 살인적이라 할 수 있다. 칭찬만 쏟아진다. 아빠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니 아리가 대충 넘어하려고 하고, 집중하지 않고 행동이 가볍다. 모두 우리집 어른들의 잘못이다.

 

평소에도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염려하는 것. 오늘도 마찬가지. 레고는 아리를 위한 것이지 아빠를 위한 것이 아니다. 설거지를 하다가 물 묻은 손으로까지 돌아서서 찾아주고 끼워주다가 ‘leave it. do 아리self!' 수시로 할머니가 말하는 것에 신경이 쓰여서 이번엔 레고조각을 찾아서 할머니에게 슬쩍 넘긴다. 아빠가 할머니를 엄청 신경 쓰고 있다는 증거다.^*^

 

 

 

 

 

 

전체적으로 혼자 할 수 있도록 내버려 두고 싶어도 워낙 처음부터 아빠와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아리는 자꾸만 아빠나 할머니에게 의지한다.

스스로 하다가 어려울 때에만 핼프를 해라하고 할머니가 말했더니 걸핏하면 핼프!를 외친다. 가능하면 핼프도 줄여나가야 한다.

아빠가 해주는 일을 서운하지 않게 제지하는 일이 할머니로선 신경 쓰이는 부분이고 요령이 필요한 부분이다.

오늘도 완곡하게 하기 위해서 아리에게 한국말로 아리, 네가 해. 아빠가 하면 아리가 스마트해지지 않아하고 수시로 언질을 주면서도 아빠가 눈치 챌까봐, 그리고 아리에게 혼선이 일어날까봐 조심한다.

할머니는 계속해서 레고놀이를 하면서도 생각이 많아 복잡하다. 그러나 무질러버리기로 하자.

그래, 지금은 할머니가 밉고, 할머니 방법이 맘에 안 들지 모르지만, 조그만 더 참고 아리를 잘 길러보자 아빠야! 그리고 엄마야!^*^

 

 

 

 

 

홈워크 하느라고 시간을 끌었고, 또 레고 조각이 찾아지지 않아서 오늘 쯤 끝나리라고 했던 예상대로 끝내지 못했다. 8시에 자기로 독촉하고 마감했는데도 아리가 또 헝그리!’하면서 먹고, 그 시간을 이용해 할머니의 한국집 부가가치세 전자 신고를 하느라고 약간 늦어졌다. (마감이 27일로, 시차 때문에 오늘 마쳐야 한다.) 그러는 와중에도 아리는 할머니에게 올라와서 아리 게임 보고 싶어한다.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보여주겠다고 했더니, ‘할머니 방에서 잘 거야한다. 아침에 카 게임 무비를 보기 위한 포석이다. 요녀석!

결국 9시에 누워서도 또 이야기보따리를 풀어야 했다.

 

 

 

 

아리가 오늘 읽은 시

 

<Pond Animals> 

 

I see eight bugs.

I see seven ducks.

I see six frogs.

I see five turtles.

I see four fish.

I see three worms.

I see two swans.

I see one po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