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3-2012년

980-카 게임영화에 빠진 아리, 공부는 뒷전, 하이파크

천마리학 2013. 2. 9. 03:27

 

 

 

*2012122()-카 게임영화에 빠진 아리, 공부는 뒷전, 하이파크

980

Celsius -2C°~-2°C, 9:00am 현재 -1°C, Mostly Cloudy.

 

어젯밤, 만족하게 모임 뒤끝을 정리하고 잠을 잤기 때문에 모두가 느긋하고 기분이 좋은 아침이었다.

엄마아빠가 잠시 밖에 나간 사이에 할머니는 아리에게 홈워크를 시켰는데, 카 게임을 보려고만 해서 애를 먹었다.

<The Cars 1>에 이어 요즘은 <The Cars 2>. 그리고 컴퓨터에서 보기와 레고로 만들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레고는 아빠와 함께 하는 것이었는데 요즘은 거의 다 할머니 도와주세요.”.

방바닥에 레고들을 쏟아주어놓고 하나하나 골라가면서 모형을 만들어가는 일이 쉽지가 않다. 눈도 희미하고 허리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다. 더구나 할머니는 요즘 척주의 디스크와 관절염진단을 받아 내심 걱정이 되고 실제로 아픈데도 어쩔 수가 없다.

이래서 내리사랑이다. 남들은 손자 길러주는 나를 특이하게 생각하지만 상황도 어쩔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마음으로도 부담이 없다. 해주고 싶어 하는 짓이니까. 다만 건강과 시간이 문제여서 갈등이 올 때도 있긴 하지만.

 

 

 

 

 

 

아침에 아리가 할머니에게 귓속말로 했다.

할머니, 아리, 코리아 킨더가든에 가기 싫어요.”

행여 엄마아빠가 가자고 할까봐서 미리 할머니에게 응원을 구하는 것이다.

?”

“ I don't want. I don't like it."

대답은 언제나 간단명료하다.

한국말을 배우지 않으면 어떻게 해?”

“ I want learning from 할머니. 할머니 is better.”

"코리아 킨더가든에도 가서 친구들도 만나고 공부도 하고··· 집에선 할머니가 도와주고, 그럼 더 좋잖아.“

 

 

 

 

 

 

“ I don't like it. I don't want it.”

"알았어, 그럼 조건이 있다. 대신 가끔 할머니가 가르칠 테니까 공부해야 해.“

매일 조금씩 하자고 하려다가 지레 질릴까봐서 가끔이란 말을 썼다.

예쓰!”

얼마나 진도를 나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쉽지 않으리란 것을 뻔히 알지만 억지로 시킬수는 없는 노릇.

덕분에 오전에 레고도 하고, 장난도 치고··· 그러면서 쫒기게 하는 일 없이 느긋한 시간을 보냈다. 이것 또한 바라던 바이고 좋은 일이다.

 

 

 

 

 

 

오후 2. 모두 집을 나서서 하이파크 행.

내놓은 집이 하나 있어서 집을 보기도 하고, 썰매도 타기위해서.

하이파크 근처에 있어 장소는 좋은데 바로 가까이 몬테소리 학교가 있긴 하지만, 학군이 썩 좋지 않고 교통도 걸어 10분 이상이어야 전철역이다.

3층짜리로 규모도 공간도 넓고 좋으나 지은 지 백년쯤 되는 듯, 손을 보지 않아 매우 낡았다. 그래서 값을 싸게 내놓은 모양. 3층의 천정에 기다랗게 금이 간 것을 보고 아빠는 이미 마음을 사지 않기로 정해버린 듯. 뒤뜰도 별로 넓지 않았다.

 

 

 

 

 

 

하이파트의 눈 언덕에서 썰매를 탔다. 도리는 아예 썰매에 누워서 엄마가 끄는 대로 탄다.

아리는 서툴기도 하지만 그래도 신이 나서 오르락내리락 열심이다.

썰매를 잠시 타고나서 동물원으로 가서 동물들을 구경하고 돌아왔다.

어제 모임의 음식들이 있어서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돼 편리했다.

집에 돌아와 이른 저녁식사를 하면서 마셨다. 아리가 졸라대는 바람에 아리방에서 또 레고를 했다. 독촉해서 잠자리에 들기 직전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