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3-2012년

977-*할머니는 ‘할’, 아리말, 코미디언, 설 모임 장보기.

천마리학 2013. 2. 3. 05:35

 

 

 

*2012119()-할머니는 ’, 아리말, 코미디언, 설 모임 장보기.

 977

Celsius -1C°~-11°C, 9:00am 현재 -2°C, Mostly Cloudy.

 

, 아리가 아침 7시경에 아리가 눈을 떴다. 요사이 며칠 동안 할머니랑 아리랑 모두 늦잠을 자거나 아침이 되어도 몸이 찌푸둥해서 힘이 들었는데, 다시 궤도에 들어선 것 같아 좋다.

할머니는 4시경부터 잠이 깨어 줄곧 뒤척이고 있었다. 운동을 할까? 올라가서 컴작업을 할까? 하면서도 아리의 잠을 방해할까봐서 머뭇머뭇, 그러는데 갑자기 잠자던 아리가 할머니이! 소리치며 더듬든다. 잠결에 할머니가 손에 닿지 않으니까 할머니가 없는 것으로 안 모양이다.

여기 있어 할머니, 아유, 이쁜 우리 아리 잠도 잘 자는구나. 더 자거라···”

몸을 쓰다듬어주며 다둑거렸더니 손으로 할머니의 다리를 만지며 편안하게 만족한 듯 다시 잠이 들었었다.

 

 

 

 

 

 

 

눈 뜨자마자 어제밤에 봤던 게임을 보겠다는 아리, 옷부터 입자고 약속을 걸어 겨우겨우 옷 입는 걸 도와가며 마치고, 할머니 방으로.

어제 저녁 식사 시간에 할머니가 온 가족들에게 말한 대로 약속 지킬 것을 주지시킨 다음, 아리가 영화를 보는 동안 할머니는 아침준비를 하고, 아침 준비가 끝나 아리, 아침먹자 내려오너라!’하고 말하면 내려오기로 약속했다. 아리가 기분이 좋아서 덧붙인다.

“If I can't hear you. you come up. and say me, and we come down together. OK?"

 

 

 

 

 

할머니가 식사준비 마치고 아리를 불렀지만 아리가 영화에 빠져있는 아리가 듣지 못해서 할머니가 올라와서 아침준비 다 됐으니 끄라고 했다. 약속 지키기로 했으니까 아리가 잘 할 거라고 은근히 추어주었더니 아쉬워하면서 껐다.

베이글을 먹기 시작하며 조랑조랑 이야기를 하는데 엄마도 도리를 안고 내려왔다.

제 시간에 일어나 움직이니 아침시간이 모두에게 편해진다.

 

 

 

 

 

 

요즘은 아리가 할머니를 부를 때 그저 하고 부른다.

말도 이상한 아리나라 말이 다시 나왔다. 다른 점이라면 전에는 완전히 지구상에 없는 요상한 말이었는데 지금은 할머니와의 대화를 혀를 꼬아서 비스무레하게 말을 한다. 대충 알아들을 수 있기도 하고 전혀 못 알아듣기도 한다. 신이 나면 몸짓까지 섞어서 하는 폼이 마치 코미디언같다. 하면서도 저 스스로도 웃으운지 웃어제친다.

우리집의 애교넘치는 코리디언!

 

 

 

 

 

 

오늘은 오랜 만에 운동장에서 놀이를 잠깐 했다. 할머니 어릴 때 놀았던 사방치기 비슷하다. 땅바닥에 줄을 긋고 돌을 던져 던진 숫자만큼 가는 것이다. 날씨가 추워지고 도리를 함께 픽업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운동장에서 노는 일이 사라졌는데 오늘 모처럼 잠시 놀았다.

도리는 여전히 방긋방긋!

아침시간이면 배가 고픈지 잘도 먹는다. 토스트건 과일이건 콩알만하게 떼어 앞에 놓아주면 잘도 집어먹는다. 먹여주는 것보다 스스로 집어먹는 걸 더 좋아해서 간혹 먹여주면 고개를 가로 젓고 거부 한다. 먹으면서도 이 사람 저 사람을 번갈아 보며 이야기를 열심히 듣고 분위기에 합류한다. 할머니와 눈으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엄마가 먹어! 하면 먹기도 하고, 안돼! 하면 수그러들기도 한다. 똑 자꾸만 응 응 거려서 보면 손가락으로 식탁위의 음식들을 가리킨다. 치즈, 요구르트, 토스트··· . 제가 원하는 것이 될 때까지 계속 소리지르면 받고 나서야 멈춘다. 이쁜 깍쟁이 도리!

 

 

 

 

 

 

10분 빠르게 해놓은 시계. 820분경이면 나간다. 버스가 오는 시간은 815. 우리집 시계로는 25분이다. 오늘도 나가서 5분 정도, 소비즈를 들락거리며 라나랑 리임이랑 어울려 논 후에 버스가 도착했다. 아리의 동갑 짝궁 라나, 항상 가장 만만하고 잘 맞는 상대다.

오늘은 바람이 불긴 했지만 매섭지 않고 약간 훈훈했다.

 

 

 

 

 

할머니는 도리와 엄마까지 출근하는 것을 바이바이 하고나서 커피 한잔 내려먹으며 토요일에 있을 모임준비 계획을 세웠다. 지우네는 한국에서 방문한 언니와 조카까지 참석하겠다고 했으니 4식구, 우현이네 식구 넷, 그리고 우리식구. 여기는 할머니가 살던 한국집과는 달리 그릇도 큰 그릇이 없어서 음식준비가 매우 어렵다. 이번 일을 가능한 한 할머니가 제안한 일이니까 할머니가 주도할 생각이다. 도리 돌보는 것과 가사. 직장 일까지 늘 쫒기며 힘들어하는 엄마를 돕기 위해서다.

닭다리 5봉지와 배추 2덩이 그리고 가지 5개를 사 나르느라고 두 번이나 시장에 다녀왔다.

다듬어 씻고 간을 저리는데 꼬박 하루. 그 일을 마치고 겨우 아리 픽업시간에 맞춰 집을 나설 수 있었다. 입술이 간질거리더니 기어이 부르텄다.흐이구!

저녁에도 자기 직전까지 잔손정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