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956-도리의 섰다섰다!

천마리학 2013. 1. 3. 06:45

 

 

 

*1226()-도리의 섰다섰다!

956

 

 

아리와 도리가 통통통통, 하루 종일 집안이 왁자하다.

똥똥 달랏과 따따 쟌이 잘 거두어주어서 고맙다. 여전히 아리의 행동이 익사이팅해서 때로는 민망하기도 하지만 말려도 되지 않으니 견뎌낼 수밖에 없다.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하키게임기로 게임도 하고, 그림그리기도 하고, 오리기도 하고, 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똥똥 달랏과 따따 쟌, 아빠가 수시로 교대해가면서.

밖에 나오기만 하면 할머니는 필요 없어진다. 말을 해도 듣지 않는다. 의식적으로 엄마아빠가 주지시키기도 하지만 별 효과는 없고, 할머니역시 그런 일에 익숙하다.

 

 

 

 

 

할머니가 거실에서 도리에게 한국식의 섬마섬마를 시켰다. 이미 물건을 짚고 돌아다니는 것은 익숙하기 때문에 이제 서서 걸음을 뗄 때가 되지 않았나 싶어서다.

두 손을 잡고 세운다음, ‘섬마섬마섬마···’하면서 잡은 손을 살며시 떼었다.

몇 초간 혼자 힘으로 균형을 잡고 섰다.

와아~ 섰다아~ 에브리 바디 룩! !”

환기시키며 할머니가 손뼉을 치고 굿잡! 굿잡!’하면서 응원했더니 입을 함박처럼 벌리며 좋아하는 도리. 역시 칭찬은 좋은 것^*^

 

 

 

 

반복하며 시간이 늘려갔다. 엄마아빠는 물론 똥똥 달랏과 따따 쟌, 그리고 오빠까지 박수쳐주니 도리는 더욱 신이 나서 계속한다. 맞어, 칭찬은 코끼리도 춤추게 하는 법이지!

10초 이상? 제법 익숙하게 잘 선다.

걸음을 떼게 하기는 아직 이르다. 잠시 서 있다가 넘어지려고 할 때 할머니가 얼른 붙잡아주면 방실방실. 주변에서 칭찬을 보내주니 좋은 모양. 잠시 섰다가 주저 앉고 다시 일어서고를 반복한다. 일어서서 두 손을 쳐들고 보라는 듯이 이 사람 저 사람을 돌아보며 방실방실. 선 자세로 손뼉도 치고, 반짝반짝을 따라하면서 흔들흔들 방실방실.

 

 

 

 

 

아리의 까끔 입을 쩍쩍 벌리는 일이 약간 잦아든 것 같긴 한데 아직은 더 두고 봐야 한다.

식탁매너, 컴 다운, 식습관 등 고쳐나가야 할 것이 많다. 그렇다고 일일이 지적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 같아서 가능한 한 칭찬으로, 가능한 한 달래는 것으로. 물론 어렵다. 하지만 특별히 걱정할 결점을 지니고 있는 건 아니니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엄마아빠가 멕길대학교 동창인 친구 토시애의 집을 방문하는데 할머니는 빠졌다. 아리 도리와 엄마아빠만 다녀왔다.

여전히 토시애 부부는 아기 없이 내외만 살고 있다고 한다. IBM에서 일하는 토시애는 3년 후면 계약기간이 끝이 나서 아마 일을 그만 두게 될지도 모른다고 한다.

많이 먹고, 많이 이야기하고 돌아왔다.

 

 

 

 

 

 

그 사이 할머니는 에세이를 썼다.

토론토에서 떠나올 때 USB에 한글파일을 카피해가지고 왔는데 여기 와서 체크해보니 일부만 되고 일부는 되지 않았다. 되지 않은 부분이 지금 써야할 에세이들인데···

그래서 돌아가자마자 28에 이용우*(주간부동산)에 보내줘야 할 새해 첫날의 원고부터 다시 썼다. 시수필 <새해 아침에 쓰는 편지-서설> 11. 여기에 돌아가서 시 <서설>을 곁들이면 적당한 길이가 될 것이다. 이어서 써져서 써지는 김에 오래 묵혔던 성형에 대한 타이틀로 착한 사람들 눈에만 보이는 조연배우 이근식의 삶’ 26매와 성형천국으로 흔들리는 미래’ 20매를 썼다. 써지니 다행이고 쓰고 나서 기분이 좋았다. 항상 원고 한 꼭지씩을 마무리하고 나면 쁘듯 해진다. 시간을 헛 보내지 않은 것 같아서다.

저녁 식탁에서는 할머니의 글을 중심으로 유행하는 성형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 시사적인 이야기로 옮겨져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