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939-I Pad 분실확인, Distilery 헛탕

천마리학 2012. 11. 29. 00:51

 

 

 

*20111211()-I Pad 분실확인, Distilery 헛탕

939.

Celsius 2°~-1°, 5am 현재 -3°. Cloudy. 

 

 

어제밤에 피곤해서 녹아떨어질 줄 알았던 잠이 오히려 터덕거렸다. 아리가 아빠하고 자기로 하고 할머니는 올라와 육아일기 <아리랑 도리랑>777회 째 블러그에 올리느라 컴 앞에 앉은 탓인지 잠이 멀어져 11시가 넘어서야 침대에 누웠다. 누워서도 잠이 오지 않아서 이원호씨의 연재소설을 60~76회까지 다 읽고 11시 반 경에 전등을 껐다. 2시경에 첫 번째로 깨어 다시 시도하여 5시에 깨었다.

아빠와 잔 아리가 대디!’하고 부르는 소리에 깨었는데, 통통통통 계단을 오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할머니 방으로 들어올까 하고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엄마아빠 방으로 들어간다. 역시 아리다. 잠자기 전까지의 기억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 아리의 습성이기도 하다. 잠자기 전, 어제 있었던 이야기나 약속 등을 자고나면 꼭 그대로 이행하곤 해서 때로 놀래키기도 한다. 어제밤에 아빠하고 잤으니 잠결에 깨어서도 아빠에게 가는 것. 녀석!

아빠와 두런두런 계단을 내려가는 소리를 들으며 다시 잠을 시도했었다.

일어나자마자 스크랩해뒀던 기사 중에서 지팡이만 들고가라는 제목의 목회칼럽(토론토 영락교회 담임 송민호 목사의 글)에 나온 6-7~13’을 성경을 뒤적거려 찾아 성경모음 난에 적었다. 마가복음 66~13절까지, ‘열두제자의 파견에 대한 단원이었다. 요즘 겉으로 큰 집을 짓고 파산하는 교회의 현실에 대한 자성의 글이다. 불경이든 성경이든 경전에 대해 꼼꼼히 새겨보려는 의도로 근래에 시작한 일이다.

 

 

 

 

 

엄마의 I-pad가 사라졌다. 여기 저기 있을만한 곳을 다 뒤졌어도 나오지 않는다고 혹시나 어제 수영장에서 잃어버린 건 아닌가 의심하기 시작. 할머니는 아침에 내려와서 식탁에 앉을 때 식탁위에 있는 걸 본 기억이 분명한데 그것이 오늘 아침인지 어제 아침인지가 분명치 않다. 엄마가 더 계속해서 찾아봤지만 나오지 않고 아빠는 p1으로 내려가서 차 안까지 뒤졌지만 없다.

어제 수영장에서 나올 때 아빠가 남자탈의실에서 어떤 사람은 옷과 구두가 다 사라져서 한바탕 소동이 났었다고 하는 말을 했었다. 홈리스들의 소행이라고 생각하며 넘겼는데 오늘 엄마의 I-pad가 나오지 않는 걸 보고 여자 탈의실에서 누군가에 의해 사라졌다는 단정을 할 수밖에 없다. 걸어둔 자켓 속에 넣어두었으니까.

할머니는 캐나다 살이에서 모두들 선량한 사람들만 있는 것으로 착각하기도 하는데 오늘 또 이곳에도 도둑이 있다는 첫 경험을 했다.

홈리스들이 문제다.

처음 간 수영장이라서 잘 몰랐지만 어떤 사람들은 키를 채우는 옷장을 사용하고 있었던 걸 보면 그 사람들은 가끔 물건이 사라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엄마가 집에 있는 일요일이니까 식사책임을 엄마가 져서 할머니는 편하고 새로운 서양식 메뉴를 맛볼 수 있다. 아침엔 프렌치 토우스트에 엄마가 만든 레몬 워터. 점심엔 리크와 모자렐라 치즈로 만든 라자니아와 버섯채소볶음. 어제 수영장 근처의 채소가게에서 사온 리크(leek)를 이용한 것. 그리고 레드 와인 한 잔. 저녁엔 역시 리크를 이용한 스파게티니(가는 국수, 우리식으로 말하면 중간굵기의 국수)와 레드와인.

 

 

 

 

 

점심식사 후에 디스틸로이 지역의 X-mas 특별전시장을 보러 갔다가 주차할 곳이 없어 드라이브만 하고 돌아왔다. 아빠가 드라이브를 하는 동안 다른 식구들은 모두 잠을 잤다. 이른 바 낮잠드라이브.^*^ 6시경에 돌아왔다.

결과적으로 오늘은 좀 그런 날이다.

행여나하고 찾아본 아이페드가 나오지 않아 어제 수영장에서 잃어버린 것이라고 확신하게 되고, Distilery St에서 하는 X-mas 특별상가에서도 주차장이 없어 허탕친 날, 그로 인해서 수영장에서도 도둑을 맞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겠다는 각성을 하게 되고, Distilery 허탕으로 온 가족이 처음으로 낮잠 드라이브도 했다. 그러므로 나쁜것만은 아니라며 모두 웃었다.

 

그래도 오늘은 사이사이 수필 두 편을 썼다. 월간 불교의 청탁인 <일체유심조>와 쓰려고 하며 밀려두었던 <이제 우린 뭐할까?>. 수필나부랭이라도 이렇게 쓴 것이 참 오랜만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