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천학의 수필방

아기 낳고 행복해지자! * 權 千 鶴

천마리학 2012. 11. 27. 06:09

 

 

 

아기 낳고 행복해지자! * 權 千 鶴

 

 

출산율 1.15이라는 기사가 또 눈길을 끈다. 최저출산국인 동시에 감소추세가 사그라지지 않아 매우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하는 이때에 우연히 한 여자연예인이 결혼 4 년 만에 아이를 낳지 못한 이유로 이혼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7대종손의 가정이니 큰일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이혼을 하다니. 요즘처럼 입양이 상식화 되어가고 있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여자가 아이를 낳지 못하면 칠거지악에 속하는 규율이 적용된 것을 보면서 부부관계가 꼭 아기만으로 이어졌어야 할까하는 생각과, 세상 참 공평치가 못하다는 생각, 사람마다 다 각기 다른 사연을 짊어지고 사는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무리 현대화니 문명시대니 바뀌어도 아직도 밑바닥에 흐르는 인간본성은 결국 세대를 이어야하는 DNA의 전달자 의무와 여전히 혈통을 존중하는 우리식 가계의 율()에 머물러 있다.

 

 

 

옛 어른들의 말씀에도 잘되는 집안에서 들리는 소리 세 가지로, 글 읽는 소리와 아기우는 소리와 빨래다듬이 소리를 꼽았다. 글 읽는 소리야 배움과 학문을 뜻하는 것이고, 아기우는 소리는 대를 잇는 의미이고, 빨래방망이 소리는 안정된 생활을 뜻하는 것임을 모르지 않는다. 전통적인 가정의 모양새다. 특히 요즘 내가 손자, 손녀를 돌보면서 집안에 아이가 있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하는 것을 실감하고 있는 터라 더더욱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아이의 웃음소리, 울음소리, 칭얼대는 소리어떤 소리이든 아픈 소리만 아니면 아기의 소리는 집안의 행복이고 희망이다. 그저 고맙고 감사하고 소중하고 행복하고 즐겁고 신나고온갖 좋은 말들을 다 갖다 붙여도 부족하다. 이렇게 좋은 아기를 안 낳으려고 하다니, 요즘 젊은 사람들 뭘 몰라 그러지 쯧쯧. 여하간에,

 

경제 불황이라 출산을 꺼린다지만 우리 세대만 해도 모두가 가난했다. 그래도 다들 쑴풍쑴풍 새끼들 낳아 고물고물 강아지처럼 키웠다. 힘들어도 힘든 줄 모르고 키웠다. 다 제 먹을 것은 가지고 나온다고 하면서. 한때 둘만 낳아 잘 기르자 혹은 둘도 많다 하나만 낳자 하고 외치던 때가 있긴 했다. 가난이 이유였다. 다 저 먹을 것은 가지고 나온다는 말을 비웃었다. 그래도 낳지 말자고는 안 했다. 그 세대가 자라서 오늘을 이루고 있다. 그때와 지금은 세상이 다르다고? 여전히 볼 멘 소리로 빈정댈 것이다. 피라미드 안에도 요즘 것들은 골칫거리야 라는 낙서가 있다니 언제 어디에서나 세대차이는 있기 마련이니까 안 들은 걸로 치고. 뭐가? 어떻게 다른데?

환경은 달라졌어도 사람의 본성은 달라지지 않는 법, 오히려 발전하고 풍요로워진 요즘을 사는 세대들이 더욱 각박하고 메말랐다.

디지털시대라고? 아날로그 없이 디지털이 나왔나? 디지털이라고 해서 다 좋은가? 어느 구석엔가 아날로그 식 정서(情緖)가 스며있고, 벌써 더러는 아날로그 시대로의 복귀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모르나?

아기 낳는 일이 애국인 시대다. 인구는 곧 국력이기 때문이다. 아기 없어 이혼 당하듯이 아기 안 낳으면 국외로 추방시켜버리면 어떨까? 출산이 지금 당장의 가정에 국한된 일만이 아니라 국가의 일이 되었으니까. 웃을 일이 아니다.

최근의 경제 불황으로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이를 낳지 않는다? 너무나 이기적이고 단시안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옛날에 비하면 생활여건이 좋아졌고, 삶의 질도 좋아졌고, 평균수명도 길어졌다. 바로 그것이 오히려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가 되진 않았을까? 좋아진 세상 우리끼리 젊음 즐기며 룰루랄라 재미있게 살자고. 자식 기르는 일로 인생을 바치고 싶지 않다고. 또 더 많이 배우게 되니까 자신의 인생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고, 자식으로 하여금 방해받고 싶지 않다는 생각 말이다. 사실 한때 그런 생각들이 만연하여 아이를 낳지 않았던 풍조도 있었다. 모유도 먹이지 않았었다. 제왕절개 수술이 유행하기도 했다. 몸매 망가진다는 이유로 아기를 소에게 맡긴 셈이다. 모유에 대한 좋은 점을 부각시키면서 다시 모유수유로 환원되고, 자연분만이 좋다고 하니 요사인 너도나도 앞 다퉈 온갖 전통적 자연분만 형태가 시도되는 것이 세계적 추세이다. 지금 하는 생각이 영원히 최선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가족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하는 것, 자식은 중요한 자아성취라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밑바닥에 깔려있는 나의 인생때문에 출산에 대해서 회의적이 되어 기피현상까지 일어나는데 거기다 경제사정의 악화가 타는 기름에 불을 붙인 격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그대들 부모들이 DNA 전달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살기 어렵다고 나의 인생을 주장했다면 나의 인생을 논하는 그대들은 지금 이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저 먹을 것은 가지고 태어난다는 말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반면 내 인생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도 그대들 자신이다. 물론 경제적인 이유만을 내세우다보니 자식이 희망이 아니라 짐이다. 자식을 위해 희생봉사하기 전에 자신의 삶을 먼저 찾으려는 것, 나무랄 수는 없겠지만, 좀 더 먼 장래를 생각해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자식이 곧 자아성취이며 미래이다. 머지않아 인구가 줄어 힘없는 나라가 된다니 더더욱 그때 일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먼 장래? 바로 코앞이다.

 

 

캐나다에선 경제적 안정을 이루지 못한 가정에게 아이 둘 이상이면 정부보조금이 나온다. 그래서 경제적 안정을 이루지 못한 이민자들은 주렁주렁 아이들을 낳아서 그 보조금으로 가계를 꾸려간다고 한다. 다 그런 것은 아니고 꼭 그런 것도 아니지만 어느 정도 그런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니까 그렇다고 치고 더 이야기 하자면, 반면 세금을 많이 내서 나라를 이끄는 고소득의 엘리트들은 일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로 오히려 자녀수가 한 명이거나 없는 경우가 많다. 머지않은 날, 지금의 어린이 세대가 어른세대가 될 무렵엔, 지금 정부보조금으로 바글바글 자라나는 이민자들의 자녀들이 수적으로 강세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회를 장악하게 될 것이고, 정작 많은 세금을 부담해가며 그들을 먹여 살린 엘리트들의 자녀들은 수적으로 열세여서 설 자리가 없게 될 뿐만 아니라 힘을 쓸 수 없게 될 것이라는 걱정과 불만이 높아가고 있다. 그래서 비교적 안정된 젊은 엄마들도 두 셋으로 아기 출산을 늘여가고 있는 추세다. 길거리에 배부른 부인이나 아기 유모차를 쉽게 볼 수 있다.

이러면 또 정부보조금의 차이에 대해서 말할 것이다. 국가 형편이나 전통적인 정서에 따라야 하는 것이므로 잠시 밀쳐두자. 형편대로 하자는 것이다. 남녀 간의 이불속 일을 나라에서 상관할 일이 아니라고 간통죄가 유지되느니 마느니 하듯, 옛날 같으면 아기 낳는 일 또한 극히 개인적인 일이라서 굶기든 배불리 먹이든 어디까지나 자신들의 책임 하에 조용히 이루어지는 일이었다. 출산장려의 보상이 마음에 흡족할 만큼 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오죽 답답하면 국가가 없는 예산 쪼개가며 나설까 생각해보자. 생각하기 나름이다. 자신을 위해서 자식을 낳았지 나라 위해서 낳은 것은 아니지 않은가. 정부보조금이 많으니 적으니 하기 전에 다른 분야에서 나라가 잘 되도록 마음과 힘을 모으는 것이, 더 열심히 맡은바 일을 성실히 해냄으로서 나라의 경제사정이 전체적으로 좋아지도록 공헌하는 것이 더 타당하지 않을까? 내 생각이다. 뭘 몰라 하는 소리라고 해도 하는 수 없다.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자식 낳기가 로또복권 사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 자아의 성취라는 것을 다시한 번 일러두고 싶다.

여성의 허락 없이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세상이 되면서 가장 중죄(重罪)이던 항목이 이제는 여성의 중요한 힘이 되었다. 천연의 권력으로 미래도 잡고 애국도 하면 좋겠다. 후배 여성들이여, 참고하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