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925-도리는 잘 돼가고..., 아리는 기계가 아니다.

천마리학 2012. 11. 4. 04:42

 

 

 

*20111125()-도리는 잘 돼가고..., 아리는 기계가 아니다.

925.

Celsius 11°~4°, 6am 현재 3°. Fog. 

 

오늘은 도리가 데이케어에서 다른 날보다 많이 먹고 웃기도 여러 번 했다고 한다. 나날이 적응해가고 있다. 이만큼 되기까지 거의 한 달이 걸린 셈이다. 아침에 엄마가 나올 때마다 여전히 울긴 하지만 울음이 짧아졌다고 한다. 간혹 함께 갔다가 그 모습을 보며 돌아서 나오는 할머니의 마음이 짜안한데, 엄마는 더 하겠지. 도리마음을 더 더 하겠지.

오늘은 픽업할 때 엄마가 들어갔더니 도리가 키위를 먹고 있었는데 그 때문인지 울지 않고 반가운 기색으로 바라보더라는 것. 다른 날 같으면 엄마나 할머니를 보면 반가워서 어서 안기려고 팔을 저으며 울음부터 터트린다. 도리가 다른 아기들과는 다르지만 도리에게 맞춰 하는 수밖에 없다고 선생님이 말한다. 맞아. 도리는 개성이 강해. 의사표현이 분명하고, 말은 못하지만 행동하는 걸 보면 인식하고 있고 그 인식에 따라 감정이 나타내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자아이라서 그런지, 비교적 사물 인식, 정신적 인식, 신체적 기능 등이 빠르다.

완전히 적응하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한다.

 

 

 

 

 

아리는 잊은 듯이 있다가도 가끔 아리가 잠자기 전에 먹은 오트밀이나 씨리얼을 방으로 들여와서 먹기를 원한다. 두 살 때 할머니 방에서 자던 시절 할머니 침대 위에서 먹으며 이야기를 듣고 책을 읽고 하던 기억이 있어선가 보다. 그때마다 엄마가 아주 단호하게 나무란다. 결국은 울먹이면서 마지못해 식탁으로 나가 먹곤 한다. 때론 안타까울 때도 있지만 묵과할 수 밖에 없다. 묵과만이 아니라 은근히 이건 할머니가 들여놓은 나쁜 버릇이예요하고 하는 눈치여서 할머니가 전전긍긍이기도 하다. 그것 역시 묵과할 수밖에.

오늘 저녁에도 또 할머니의 귓속말로 방으로 가져와서 먹자고 애원하듯 말한다. 저도 엄마가 싫어하는 것을 아는 것이다.

알았어, 할머니가 오트밀 준비해서 가져올테니까 조용히 있어야 해하는 할머니의 소곤거림을 듣고 좋아라 했다. 할머니와 아리, 둘이서 범죄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갑자기 아리가 소리쳤다.

마미, 아리 씨리얼 먹고 싶어요.”

기껏 조용히 하기로 해놓고 이게 무슨 배신행위?

 

 

 

 

거실로 나가려던 할머니가 의아했다. 아리의 진의를 알고보니 제 딴에는 우리의 공모를 숨기기 위해서 한 말이었다. 말하자면 오트밀을 먹을 건데 씨리얼을 먹는다고 해놓으면 엄마가 모르는 걸로 생각한 것이다. 욧점은 방에 가져와서 먹는 건데 그걸 감추려고 하는 사건의 전략인 셈이다.

, 아리! 이래서 천사다.

쿡쿡쿡, 할머니 설명을 듣고 저도 실수라는 걸 알자 함께 큭큭큭 웃으며 할머니가 폿트에 물을 끓이는 동안 따라나와 어정거렸다. 엄마아빠는 식탁에서 언제나처럼 노트북에서 자기들 일을 하고 있다.

오트밀을 준비하여 슬쩍 방으로 가져가서 벤치위에 올려놓고 식기를 기다리는 동안 책을 펼치고 읽기 시작했다. 아리가 두 살 때 읽던 헝겊책.

분위기가 사뭇 재미있는 찰나에 엄마가 들어왔다.

아리, 왜 방에서 먹는 거야. 안 먹기로 했잖아?”

아리는 머쓱, 할머니의 눈치를 보고, 할머니는 또 고양이 앞의 쥐다.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괜찮아, 그냥 나가줘.”

할머니가 죄인인 냥, 그래도 한 마디.

이러면 또 자꾸 그러려고 할 거 아녜요. 나쁘잖아요.”

만감교차. 그러나 묵묵할 수밖에.

나가 줘.”

잠시 후에 겨우 한 마디 했고, 엄마는 혀를 끌, 차면서 못 마땅해 하는 태도로 나갔다.

 

 

    

 

 

 

이래서 할머니는 객이다. 언제나 할머니를 나무라는 엄마. 아리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 더 좋지 않다. 설령 나쁜 버릇이라고 해도 언제나 그렇게 할머니를 야단쳐야 할까. 언제나 그런 식이다. 스스로는 완벽하다고 생각하니 더욱 문제다.

 

잠자리에서 놀면서 좀 먹는다고 그게 나쁘기까지 하다고 보지 않는다. 더러는 융통성 있게. 때로는 아이의 의견을 들어주면서 탄력성을 주는 것이 아이의 성품도 원만, 부드럽게 하고, 자유로움을 주어서 창의력도 발달할 것이다. 아이는 자로 재듯 규율해야 하거나 기계처럼 습관들이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쩌다 하룻저녁 잠자리에서 먹는다고 해서, 그게 그렇게 나쁜 일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물론 습관이 되지도 않을 거고 할머니 역시 습관이 되게 하지도 않을 것이다. 설령, 그것이 습관이 된다한들 오히려 자기 나름의 특별한 습관일 수도 있지 않은가. 다시 말하지만 아이는 기계가 아니다. 사람이다. 제 맘대로 하고 싶어 할 수도 있고 그것을 들어줄 필요가 있다. 이것이 할머니 생각이다.

 

 

 

 

할머니가 아리에게 1~5까지의 각각 나쁜 습관 한 가지씩의 상황을 만들어 각각 설명하며 이해시키기위한 그림,

1은 '검을 먹으려고 어린이,  2는 거짓말을 하는 어린이, 3은 밥을 안먹으려고하는 어린이, 4는 공부를 안하려고하는 어린이, 5는 이를 안닦는 어린이...

로 설정, 각각 어떻게 되는가를 이야기를 만들어가며 들려줌.

 

 

 

Star Poem

 

Star light, star bright,

First star I've seen tonight.

Wish I may, wish I might

Have the wish I wish ton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