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922-아리 배가 아파, 종횡무진 도리, 할머니 카이로프락터

천마리학 2012. 10. 29. 07:03

 

 

 

*2011년 11월 22일(화)-아리 배가 아파, 할머니 카이로프락터

922.

 

 

Celsius 3°~ 2°, 6시am 현재 0°. Partly Clear.

 

오늘도 깨어보니 5시 30분, 어제와 같은 시간. 거실로 나오니 아빠가 내리고 있는 커피냄새가 가득, 아침 분위기를 자극한다. 그 길로 이층으로 올라와 컴퓨터를 켜고 켜지는 시간동안 대충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고 작업에 들어갔다. 스트레칭이라고 해봤자 형식적이고, 작업이라고 해봤자 요즘은 겨우 육아일기 쓰는 것과 식사일기 쓰는 일에 그치고 말아 늘 조바심이다. 빨리 개선해야지. 빨리 긴글 쓰기 시작해야지.

오후 2시경, Ogden School 의 데이케어 원장선생님 Rose Mary 로부터 전화가 왔다. 아리가 점심때 음식을 잘못 먹었는지 배가 아프다고 해서 지금 재우려고 하는데 데이케어에서 재워도 되는데 할머니가 데려가서 재워도 좋다는 것. 할머니가 놀라서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었더니 ‘That`s OK. That`s OK. I will call to his mom.' 하는데, 별일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할머니를 안심 시키려고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잠시 후 엄마 사무실로 전화했더니 앤서링만 나온다. 다시 핸폰으로 전화했더니 역시 받지 않았다. 마침 점심을 먹으려던 참이었는데 먹을 수가 없어서 부랴부랴 집을 나섰다. Queens St, W, 학교길로 막 접어들려고 할 때 핸폰이 우렸다. 엄마로부터의 전화였다.

원장선생님의 전화를 받았는데 지금 재우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그리고 할머니에게 영어로 말한 뜻이 제대로 전달이 안돼서 할머니가 몹시 놀라는 것 같으니 할머니에게 걱정 하지 말라고 이야기 하더라는 것.

엄마의 전화를 받고서야 안심하고 돌아섰다. 찾아간들, 또 가끔 배가 아프다고 하는데 페밀리 닥터도 자라면서 가끔 그러는 거라고 했고, 그런 일로 쫒아가면 괜히 아리에게 의지 약하게 만드는 일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후 5시, 픽업하러 갔을 때 아리는 평소와 다름없이 잘 놀고 있었다. 할머니를 위한 그림이라면서 종이가 꼬불꼬불 접혀서 작은 딱지만한 크기였는데 지금 열어보지 말고 집에 가서 저녁 먹은 후에 열어보라는 것. 그냥 그림을 그려주며 ‘This is for you.' 하고 내밀 때와 다른 방법이다.

왜 배가 아팠느냐고 물었더니 가볍게 ‘몰라요.’하고 넘어간다. 됐다!

 

 

 

 

 

할머니가 카이로프락터에 가야하기 때문에 집에 빨리 가서 저녁을 먹은 후에 아빠차로 갈 건데 함께 가겠느냐고 물었더니 가겠단다. 물으나마나 한 질문이지.

한 수 더 떴다.

“I go to the together and I will do my homework with Daddy at there."

"거기 가서 아빠랑 숙제 하겠다고? 오, 참 좋은 생각이구나!“

“My idea is Best Great idea? uh?"

으쓱하는 아리에게 끄덕끄덕 해주었다.

도리 데이케어에 도착, 막 들어섰는데 엄마가 뒤따라 들어왔다. 도리는 오늘도 잘 놀았다고 한다. 점점 적응이 되어간다. 이제 마음을 놓아도 되겠다. 오늘도 할머니를 보더니 깜짝 반가워하며 손을 너울너울 하는 순가, 뒤이어 나타난 엄마를 보더니 또 손을 너울너울, 안기고 싶어 한다. 다른 때 같으면 반가움에 울음을 터트리며 빨리 오려고 다급하게 버둥대는데 많이 누구러졌다.

 

 

 

 

 

엄마가 선생님과 이야기도 하고 도리의 기분도 자연스럽게 하여 옷을 입히고··· 아무래도 시간이 걸릴 것 같아서 아리와 할머니는 먼저 돌아왔다.

할머니가 준비한 순두부 찌개와 비벼달라는 아리, 할머니가 비비는 동안 계란 부침을 빙 둘러놓고 가운데 땅콩멸치야채볶음을 놓았는데 보자마자 와아~ 하더니 계란 부침만 거의 반을 순식간에 먹어버린다. 아리의 입맛 역시 엄마처럼 ‘한국산 토종’이다.^*^

식사하고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는데 아빠로부터 집 앞에 도착했다는 전화, 아빠의 저녁식사와 아리의 간식으로 준비한 케익, 토스트, 소이밀크와 백팩을 들고 나왔다.

카이로프락터의 닥터 리(중국인)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아빠랑 아리랑은 잘 아는 사이지만 할머니는 첫 대면. 도리의 안부까지 물어왔다.

“Hello, Nice meet to you!"

반갑게 손을 내밀었다.

“You too~"

와아~ 꽉 쥐는 손에서 강한 힘이 느껴졌다. 대답하면서 악수의 특별한 느낌을 받았다. 한국말을 잘 하는 한국인 인턴 ‘닥터 조이스’와 연결되어 문진을 시작. 오늘은 문진과 간단한 신체 테스트 뿐. 문진이 매우 구체적이고 오래 계속되었다. 1차 문진이 대기실에서 이루어진 다음 진료실에 들어가서 또 2단계 문진이 더욱 구체적으로 이루어졌고, 실제 어깨중심의 몸놀림을 해보이는 테스트.

 

 

 

 

 

 

진료비는 $27 이고 다음부터 실제 카이로프락팅으로 들어가는데 매회 $16, 할머니가 수입이 없는 점을 들어 닥터 리에게 진료비를 낮출 수 있는지 건의해보고 다음 예약날짜인 목요일에 알려주겠다고 했다.

할머니가 카리로프락터의 진료를 받는 동안 아빠와 아리는 이층에 내려가서 숙제를 했다.

다음 목요일 1시로 예약하고 진료를 마친 다음 나오는데 이미 정문은 닫혀있어 뒷문으로 나와야했는데 비가 내리고 있었다.

 

 

할머니가 진료받는 동안 아빠와 함께 숙제를 했다고 자랑처럼 말하며 떠들던 아리가 집에 도착할 무렵 피곤하다고하며 잠이 들려고해서 장난치며 못 자게 했다. 집에 돌아와서도 평소처럼 한참을 더 놀았다. 잠자리에 들기 전, 한글로 된 책을 읽는 다른 날과 달리 오늘은 소형매직보드(쓰고 지우고··· 하는 판)에 소닉(sonic)을 그리며 놀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