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2(수)-탐색장이 도리, 똑똑대장 아리, 킹스트리트의 바보대장 이야기 90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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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리를 유치원에 데려다주러 가는데 스트릿 카가 늦게 와서 아침 스넼타임이 바빴다. 오늘 아침엔 와플과 배(pear). 처음에 와플 반쪽을 다시 작게 잘라서 주는데 왠일로 아리가 한 번 더 달라고 해서 와플 한 개를 먹은 셈이다. 우유도 주는 대로 마시고 또 배도 한쪽 먹었다. 와플을 더 달라고 해서 먹는 순간 첫 번째 벨이 울렸다. 8시 45분, 그것이 예비벨이었고, 8시 55분경에 두 번째 벨이 울리자 아이들이 모두 일어섰고 선생님들도 모두 제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어 오, 캐나다 쏭이 스피커를 통해서 울렸다. 함께 불렀다.
더 비치스의 놀이터 입구, 멋진 포즈를 취하라고 했더니... 한쪽 다리를 꼬았다. 와! 멋지다!
노래가 끝이 나자 아리는 먹은 그릇을 싱크대 위에 가져다 놓고 룸 5로 가서 백팩과 세타를 들고 룸 4로 갔다. 옷장에 옷을 걸고 아이들이 앉아있는 양탄자위에 끼어들어 앉았다. 벌써 선생님은 흔들의자에 앉아 아이들과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었다. 아침 스넥을 먹지 않는 아이들이 조금 일찍 시작한 것이다. 15명의 아이들. 조금 늦게 끼어 앉은 아리는 무엇인가를 뒤편의 작은 테이블에서 가져다 더 뒤편의 벽에 걸고 돌아왔다. 아마 출석표인 듯 하다. 선생님이 하이 아리! 하고, 아리도 옆 책꽂이에서 책을 한권 빼들고 앉았다. 아침에 수업 시작하기까지의 과정을 오늘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놀이기구 탑 위에서 내려다보는 아리
오 캐나다 노래를 할 때 입을 달싹달싹하는 아리. 게중에는 가만이 있는 아이들이 많았고, 너무 조용해선지 도미닠 선생님이 일부러 어느 부분에서 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1시경에 돌아온 도리와 엄마, 고모. 도리가 오늘은 울지도 않고, 처음에 아주 조금 울다 말았다고 한다. 아주 잘 적응하며 놀았다고 한다. 부라보 도리! 할머니가 엄마와 캐띠아 고모를 위한 오늘 점심은 잡채. 도리가 계단의 중간까지 혼자서 기어 올라간다. 올라가다가도 한 층씩 오를 때마다 돌아보고 몸짓과 손짓 그리고 으음~ 으음~ 하고 소리를 낸다. 여기까지 올라왔다고 혹은 봐달라고 하는 듯하다. 마주보며 반응을 보이면 몸을 움찔움찔 좋아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도리도 아리처럼 은근히 겁이 많고, 탐색조인데다, 처음엔 매우 소극적으로 접근한다. 할머니가 가까이서 위험을 대기하곤 하는데, 힘이 들거나 무서움이 느껴지면 도와달라는 시늉으로 소리치고, 손을 뻗어 흔든다.
오후 2시 반에 엄마와 도리 그리고 고모가 외출하고 할머니 혼자서 컴작업으로 사진을 정리하고 육아일기를 썼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갑자기 아리가 놀이용 작은 집 속으로 들어가 울고 있었다. 아빠가 물어도 대답도 하지 않고 서럽게 울었다. 사실은 멍키바에서 한 손 건너뛰기를 해보이고 싶었는데 잘 안돼서 자존심이 구겨진 아리였다. 괜찮아 아리! 지금도 아리는 잘 하고 있는 거야. 너무 어려운 것 까지 하려고 하니까 그렇지! 위로하며 달래었지만 쉽지 않았다.
저녁에 또 어제 지어낸 할머니의 창작동화 <백마 탄 할아버지>가 계속됐다. 토론토 아일랜드에 사는 백마 탄 할아버지가 터그덕 터그덕~ 슈웅~ 백마를 타고 는 토론토의 킹스트리트에 왔다. 주위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내가 지금 리치몬드에 가려고 하는데 길을 알려줄 사람 있나요? 하니까 아리가 번쩍 손을 든다. 오, 그래 네가 리치몬드에 가는 길을 아느냐? 녜. 어디 설명을 해봐라. 아리가 벌떡 일어나 서서 설명한다. ‘유 캔 고우 더 스파다이너 스트리트 바이 겟 언 더 스트리트 카, 엔 겟어프 리치몬드 스톱.’ 오우, 넌 참 똑똑한 아이구나. 이름이 뭐니? ‘아리’ 아리? ‘녜, 마이 퍼스트 네임 이즈 에메네게어 김입니다’ ‘오, 그래? 몇 살이지?’ ‘네 살입니다.’ ‘정말 똑똑하구나. 그런데 그 옆에 있는 어린이 너, 너도 한번 말해봐라. 너는 숫자를 열까지 셀 수 있니?’ ‘모 몰라요.’ ‘엥? 모른다고?’ 그때 아리가 다시 벌떡 일어나서 손을 번쩍, ‘아리는 셀 수 있어요.’ ‘그래? 정말? 몇 까지 셀 수 있느냐?’ ‘원한드렛, 투 한드렛···음 원 사우전까지 셀 수 있어요.’ ‘와, 정말 아리는 똑똑하구나. 그런데 너, 왜 열까지도 못 세다니, 너 몇 살이지?’ ‘네살이예요.’ ‘엥? 네 살? 그럼 아리랑 나이가 같구나. 그럼 넌 지금부터 킹스트리트에 사는 바보대장. 아리는 똑똑대장이다. 알았지?’ 아리가 신이 나서 크게 대답한다. 할아버지가 ‘자, 이제 똑똑대장 아리는 내가 말을 줄테니 나랑 함께 달리는 거다. 어때? 좋아?’ 아리가 크게 대답한다.
기분전환 하고 다시 시도하는 아리의 멍키바 솜씨!
‘자, 너는 이 말을 타고 나처럼 이렇게 해봐라.’ 옆에 또 한 마리의 말이 있는 시늉을 하면 아리가 받는 시늉을 한다. ‘내가 출발 하면 달리고 달리다가 끼이랴앗~ 하며 이렇게 잡아당기면 나르는 거다. 나를 따라 해라. 알았지?’ 아리와 할머니가 누운 채로 말고삐를 잡은 시늉을 하고, 할머니가 ‘출발!’하고 ‘터그덕터그덕···’ 하면 아리도 함께 말고삐를 잡고 터그덕터그덕. ‘자, 끼이랴았!’ 아리도 ‘끼이랴앗!’ ‘슈우웅~’ 하면 아리도 ‘슈우웅~’ 하늘을 난다. ‘자 여기서 스톱. 여기는 미국 뉴욕이다.’ 아리도 스톱한다. 이렇게 해서 한국에도 가고 스위스에도 갔다가 다시 캐다나로 돌아왔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끝내었는데도 아리의 잠은 멀어지고 더 하자고 조른다. 거실에선 아빠와 엄마 그리고 고모의 웃음소리가 계속 되고 있다. 아빠가 열심히 무슨 이야긴가를 하고 고모와 엄마는 계속 웃음을 터트리고 고모는 특히 더 웃음을 참지 못하고 끙끙대기까지 할 정도였는데도 아리는 거실의 소리가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고 그저 할머니의 백마 탄 할아버지 이야기에 빠져서, ‘할아버지, 모어 모어’하면서 조른다. 얼마동안을 더 계속하다가 겨우 잠을 재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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