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887-한 정거장 더 갈 뻔 했잖아. 설거지 돕는 아리

천마리학 2012. 8. 23. 22:49

 

 

 

*20111020()-한 정거장 더 갈 뻔 했잖아.

887

Celsius 12°~8°, 6pm 현재 8°. Mostly Cloudy and Rain.

 

아침에 밤사이 내린 비로 길이 젖어있기도 하고 비가 조금씩 뿌리기도 했다. 아리가 TV의 수퍼 리더를 보고싶어해서 시간을 조금 넉넉히 주느라고 스트릿카를 타고갔다. 그래봤자 10분 정도이지만 아침시간의 5, 10분은 크다.

 

스크릿카를 타고 가면서 할머니는 정류장을 세었다. 네 번 째.

그런데 세 번 째 정류장에서 출발한 후에 아리가 할머니 무릎을 딛고 올라가서 스톱사인 줄을 당기기로 했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 아리가 할머니의 무릎위에 올라 서서 줄을 당길 준비를 하고, 정류장에 스트릿카가 출발하기를 기다리는데 채 창밖을 보고 있던 아리가 갑자기 소리쳤다.

할머니, 여기 마이 스쿨 스트리트!”

그 순간 뒤쪽을 봤더니 손님들 사이로 맥도널드의 간판이 얼핏 보인다. 오우, 이런!

부랴부랴 내리려고 문 앞으로 가는데 이미 내릴 손님들이 다 내리고 문이 닫혔다.

익스큐즈 미!”

할머니가 말하자 문이 다시 열렸다.

 

 

 

 

 

횡단보도를 건너 인도로 와서 걸으면서 아리를 칭찬해주었더니 아리는 신이 나서 방금 우리가 겪은 상황을 그대로 반복하여 이야기를 하느라고 열을 올렸고, 그것을 들어주느라고 잠시 길에 멈추어 섰다.

, 정말 스마트 아리구나! 할머닌 몰랐지. 아리가 아니었으면 한 정거장 더 갈뻔 했잖아

"할머니가 다음이라고 해서. 아리가 오우 여기 학교야 말 해서. 그래서 할머니가 익스큐즈미 해서 내렸어."

그래, 할머닌 한정거장 더 가는 걸로 생각했거든.”

“If we go to the there, we come back to here.”

그래 맞어, 그랬으면 학교 앞문 쪽으로 들어갔을 거야.”

끄덕끄덕하며 재미있어하며 어깨를 으쓱하며···

 

 

 

 

 

데이케어의 안으로 들어서서도 또 숨바꼭질 장난이다. 아리가 찾아주길 기다리는 것은 도미닠 선생님이다. 도미닠선생님과 타티아나 선생님이 동시에 발견해주기까지 계속되었다.

오후에 엄마랑 도리랑 함께 할머니 어깨 x-레이 찍으러 갔다가 끝난 시간이 오후 4. 그길로 아리를 픽업하러 가는데 길에서 뮤지컬을 선전하는 샌드위치 맨으로부터 주연배우의 얼굴이 그려져 있는 부채를 받았다. 눈 부분을 떼어낼 수 있도록 되어있어, 그 부분을 떼어내면 가면이 되었다.

 

할머니가 그 부채가면을 쓰고 룸 5에 들어갔다. 모두들 와~ 놀라며 한 마디씩 하는데 니나가 앞에 있어서 마주 섰더니 처음엔 약간 놀라서 찬찬히 바라보더니 아리 그랜마!’했다. 남자선생님이랑 니나와 몇몇 친구들이 아리, 유어 그랜마 웨어더 마스크!’하면서 말했지만 다른 친구들과 놀이에 빠진 아리는 듣지도 못했다.

 

 

 

 

 

할머니가 아리 앞에 바싹 다가가서 얼굴을 들이댔더니 잠시 놀라는 눈치더니 이내 알아보고 할머니!’하면서 할머니 품으로 뛰어든다.

부채가면이 순식간에 아리의 기분을 올려 자랑거리가 되었고 룸 5의 분위기가 잠시 왁자해졌다.

아이 러브 할머니!”

하고는 오늘 그린 그림들을 내보인다.

엄마와 도리에게도 뽀뽀 하면서도 그림을 펼쳐 보이며 설명한다.

 

샤펄스에 들려서 사진을 찾아오느라고 존스트리트 쪽으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