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878-맥도널드

천마리학 2012. 8. 7. 05:42

 

 

 

*2011년 10월 5(수)-맥도널드

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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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킨더가든에 걸어가는 도중, 아리가 할머니에게 확인했다.

“할머니, We are going to the MacDonald today?"

집요한 아리가 잊을 리가 없다.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낮에 집에 있는 동안 엄마가 도리 때문에 몹시 스트레스를 받으며 힘들어한다. 청국장이 먹고싶다고 했다. 그래서 할머니가 오늘 코리아 타운에 가서 저녁식사를 하자고 제의했다. 어차피 아리랑 맥도널드에 가기로 했으니까 아리를 설득하면 되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또 변수가 생겼다.

 

 

 

 

할머니의 제안에 잔뜩 기대를 한 엄마가 아빠에게도 연락하고 픽업하러 갔다. 그런데 아리가 교실을 나오는 순간 복도에서

“할머니, 맥도널드?”

빤짝빤짝 기대하는 빛이 역력한 아리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오늘 코리아 타운에 가서 엄마아빠랑 모두 함께 맛있는 거 먹으면 어떨까? 맥도널드엔 내일 가기로 하고... 하고 말하는 순간 아리가 실망하며 표정이 확 바뀌더니 단호하게

“노우, I want go to the MacDonald!”

 

곧장 가자고 하는 것을 아빠를 기다리자고 하면서 운동장에서 놀면서도 맥도널드에 가는 대신 코리아타운에 가자고 설득했지만 듣지 않았다. 어차피 데이케어 시간이 끝나면 운동장에서 노는 것이 아리의 고정된 프로그램인데도 불구하고 맥도널드에 곧장 가자고 하는 것을 보면 아리가 얼마나 맥도널드에 가고 싶어하는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엄마의 스트레스를 먼저 풀어주고 싶은 할머니는 계속해서 아빠가 올 때까지 온갖 방법으로 설득을 시도했다.

 

 

 

 

오늘 코리아타운에 가서 청국장이랑 LA갈비랑 먹으면 내일 할머니와 함께 맥도널드에 가자. 그럼 두 번 가는 것이 아니냐, 엄마아빠가 청국장을 먹고 싶어하니까 아리가 양보하면 어떨까? 우리 모두 함께 식사를 하면 즐겁잖아··· 등등.

아리는 굽히지 않고 끝까지 반론을 제기하며 제 주장을 하는 아리.

“아이 해브 굿 아이디어!” 하면서, 제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할머니가 맥도널드에 오늘 간다고 말하지 않았느냐? 옥터버(October) 아니냐. 맥도널드에 갔다가 코리아 타운에 또 가자, 코리아 타운에 먼저 갔다가 맥도널드에 가자,좋아요, 그럼 엄마아빠는 코리아타운으로 가고 아리와 할머니는 맥도널드로 가고··· 할머니의 설득마다 맞받는 대응. 오로지 맥도널드!

 

 

 

 

 

 

지켜보던 엄마가 포기하고 맥도널드로 가자고 했지만 할머니는 계속했다. 그런데, 할머니가 졌다!

계속 설전(舌戰)을 벌이면서 아리의 백팩 검사를 했다. 혹시 숙제가 있는가 체크도 하고, 오늘 한 일들을 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오늘 그린 여러 장의 그림 중에 딱 한 장만 ‘To. CHUNHAK’ 로 되어있었다. 온통 아리가 좋아하는 블루로만 그렸는데 두 사람이 손을 잡고 있는 그림이었다. 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아리와 할머니가 맥도널드에 가는 것이라고 했다. 해설을 들으면서 보니 정말 건물에 맥도널드의 M자도 그려져 있었다. 헉!

이렇게 까지 하는데 안가면 할머니가 나쁜 사람이지.

 

그래서 아빠가 온 뒤에 맥도널드에 갈 수 밖에 없었다. 돌아오는 차속에서 도리가 또 카시트에서 벗어나려고 울기에 할머니가 ‘맹렬아~’ 하고 부르다가 아예 ‘맹렬공주!’라고 불렀다.

 

 

 

 

 

 

 

맥도널드에 가서보니 아리가 맥도널드에 가려고 하는 것은 어린이용 메뉴를 시키면 한 개씩 딸려나오는 장난감 때문이었다.

지난 4월, 하와이 여행때 여행중이라서 카드라이브 메뉴를 시켜먹느라고 맥도널드 이용을 몇 번 했었는데 그때마다 장난감이 딸려나오는 것에 재미를 붙이고 맥도널드가 아리의 머릿속에 인식되는 시초가 되었다.

확실히 맥도널드의 마켓팅은 성공적이다. 어린이 고객들로 하여금 흥미를 관심을 갖도록 장난감을 써비스로 주고 장난감을 수시로 바꿔가면서 어린이들이 계속해서 맥도널드를 찾게 하고, 결국 성인이 되어서도 맥도널드 고객이 될 수 있도록 만드는 자본주의전략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