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877-성장통일까? 기다려지는 CK, 도리 감기.

천마리학 2012. 8. 5. 23:36

 

 

 

*2011104()-성장통일까? 기다려지는 CK, 도리 감기.

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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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메일룸에 가자고 했다.

어쩌면 선물이 CK로부터 선물이 왔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어제 선물 받았잖아.”

씨익 웃는다.

그제 엽서를 넣어놓고, 이어서 아리가 한글공부를 해서 동그라미 두 개를 그려주었었다. 그리고는 몰래 선물을 넣어놨었는데 어제 아침에 유치원에 가는 길에 메일박스를 열어 확인하고 가져가려고 꺼내기에 다시 넣어놨다가 유치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꺼내자고 했었다. 그래서 오후에 돌아오자마자 메일룸으로 직행, 선물을 꺼냈었다.

초록색 아이런 맨.

 

 

 

 

약간 실망스러워했다. 상자에 그려져 있는 큰 밤색의 아이런 맨이 아니어서다. 그래서 마음에 들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그래도 좋다고 했다. 그러니까 빨리 한글공부를 해서 동그라미를 받아야 선물을 받을 수 있을 거 아니냐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수그러들었다.

그러더니 오늘 또 선물을 기대하는 것이다.

동그라미를 한 개도 안받아놓았지 않느냐고, 오늘 돌아와서 한글공부를 하자고.

끄덕.

 

 

 

 

아침에 가다가 퀸 스트리트 입구에서 빅 아리를 만났다. 너무나 반가워하는 치과의사 빅 아리. 우리도 반갑다. 아리랑 아침인사에 이어 몇 마디 대화를 나누고 돌아서는데 아리가 신기했던지, 엄마아빠에게 말해야지, 했다.

 

 

 

엄마가 요즘 도리 때문에 엄청 힘들어 한다.

감기기운이 있어 콧물도 약간 흘리는 도리, 감기 때문인지 버릇인지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잠은 오는데도 잠을 자지 않으려고 해서 부대끼는 것과 엄마를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것 때문이다.

자식 기르는 일이 어디 쉬운 일인가?

하지만 힘들어하는 엄마도 안쓰럽고 보채는 도리도 안쓰럽다.

그래도 할머니는 좋아해서 보기만 하면 너울너울 팔을 뻗으며 오려고 하지만 할머니에게 있다가도 배가 고프거나 잠이 오거나 하면 칭얼대며 엄마를 찾는 눈치가 역력하다. 그러다보니 자연 엄마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을 수밖에.

 

 

 

할머니, 나 이거 손대도 돼요?

도리하고 할머니하고 둘이서 놀고 있는데, 도리가 눈빛으로 묻는다.

서랍이 열고싶은 모양이다.

할머닌 다 알지, 도리의 마음을!

도리에겐 서랍여는 일이 결코 쉬지 않을 것이다.

첫 번 째 도전이다.

할수있겠어? 그래 한번 해봐!

 

 

 

CK 카드를 7번까지 만들어 넣어놓고, 편지를 써서 돌아올 때 꺼낼 수 있도록 메일박스에 넣어두었다.

엄마와 도리에게 바람을 쏘이게 할 겸 같이 픽업하러 가자고 했지만 저녁준비와 도리의 젖을 먹이는 시간 때문에 할머니 혼자 다녀왔다.

교실 앞에서 만난 로즈 메리 원장 선생님이 내일은 사진 찍는 날이라고 알려주었다. 복장을 잘 입혀 보내라는 뜻이다.

 

 

오케이! 할머니 땡큐! 영차,영차...

시도하는 도리를 지켜보는 할머니도 마음으로 힘을 쓴다.

 

 

 

돌아올 때, 운동장으로 나와 잠시 놀 때, 뛰어내리는 언덕위에서 오늘은 한번 밖에 뛰어내리지 않았다. 아무도 노는 아이가 없었는데도 아리는 오늘도 놀기를 원했다. 놀다가 멀리 운동장을 가로질러 돌아가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놀자고 소리쳐 부르곤 했다. 애구, 놀이 구걸하는 우리 아리!

헤이, 니나, 플레이 위드 미?”

니나는 제 엄마와 함께 가버렸다.

헤이, 케빈, 플레이 위드 미?”

웨어?”

히어, 컴 히어!”

하지만 캐빈 역시 제 아빠와 함께 가버렸다.

 

 

 

열었따!

어색하고 이상한 자세이긴 하지만 도리가 서랍을 열었다.

신통하다! 우리 도리!

어른들은 아주 쉬운 일로 생각하겠지만 아직 채 일년도 안 된 도리에겐 큰일이다.

 

 

결국 할머니에게 달리기를 하자고 해서 그어진 100m? 라인을 따라 달렸다. 마침 퇴근하는 로즈메리 원장선생님이 유 아 치딩!”하며 웃었다.

아리가 할머니보다 빨리 출발한 것을 본 것이다.

다시 맞춰서 뛰었다. 그렇게 왕복을 뛰고도 또 뛰자고 조르는 아리. 할머닌 숨이 찬다.

두 왕복을 했다.

그리고 운동장을 벗어나면서부터 아리가 이제 Octover가 되었으니 맥도널드에 가자고 조르기 시작했다.

오늘저녁은 엄마가 맛있는 생선요리를 하니까 내일 가자고 달래느라고 애를 먹었다.

이번엔 퇴근하는 티나선생님과 마주쳤다.

아리 원츠 고우 투 더 맥도널드!”

할머니가 말하자 티나 선생님이 오우 노우. 안 돼! 했었다.

그런데도 기어이 가자고 했다.

 

 

 

 

이내 닫는 일까지. 마무리하는 도리!

이것이 어려서부터 나타나는 도리의 성격이다. 

할머니의 환호성을 들으며...!

 

 

 

오늘은 그냥 집으로 가서 아리와 할머니가 좋아하는 생선요리를 먹자. 할머니는 생선을 많이 먹고 싶다. 그러니 그냥 가자. 대신 내일은 엄마, 도리, 아빠까지 모두 함께 와서 지난번처럼 할머니가 다 사주겠다고 해도 오늘 저녁에 가자고 우기는 아리.

“I have a good idea!"

하더니 지금 맥도널드에서 저녁을 먹고 집에 가서 저녁을 많이 먹기로 하자는 것이다. 아리가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기 때문에 할 수 없다고 강조했더니 이번엔

“I have a super better good idea!"

한다. 들어보니 그럼 집에 가서 저녁을 먹고 엄마아빠에게 이야기해서 오자고 하면 오늘 저녁에 맥도널드에 오자는 것이다. 요런 집요한 녀석 봤나! 역시 아리답다.

하지만 집에 와서 다시 갈 리는 없으니까 오늘은 할머니가 이겼다!^*^ 후후후···

 

 

 

CK의 선물봉지와 편지

아리는 신난다!

 

 

메일 룸에 들려서 박스를 열면서 잔뜩 기대했다. 아마 안 왔을지도 모른다고 할머니가 바람을 잡으니 아리의 기대와 기분은 더욱 부푼다. 그런데 편지가 있으니까 와! 아리가 환호성! 후후후···

 

저녁식사를 마칠 무렵 허벅지가 아프다고 했다.

오늘은 한번밖에 뛰어내리지 않았는데···

그런데 아프다는 걸 보니 혹시 뛰어내릴 때 충격이 있었던 것 아닌가? 혹은 성장통일까? 알 수 없었다. 놀고 이야기하고 그림 그리고··· 하다가 이내 괜찮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