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846-도리의 열과 콧물, 아리는 박물관, 수영장, 백설공주

천마리학 2012. 6. 8. 00:01

 

 

 

*2011825()-도리의 열과 콧물, 아리는 박물관, 수영장, 백설공주

846.

 

24~22, 오후 1시 현제 기온 20. Mostly Cloudy.

 

오늘 블로그 방문자가 265, 요즘은 블로그 방문자들이 곧잘 200명을 넘는다. 늘 새벽 6시경에 컴을 열게 되니까 그 시간에 보게 되는 것이지만 오전 11시경인 마감시간엔 300명이 넘지 않나 싶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세수와 스트레칭 등 조금 움직이고나면 6시 경, 그때부터 컴을 켜고 육아일기를 쓰고 메일 체크를 하면서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도 한다.

블로그 방문자가 많은 것이 기분 좋은 일이긴 하지만,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육아일기를 쓰는 것으로 이 귀중한, 할머니에게 유일한 시간인 새벽시간을 보내는 것이 마땅한가? 하는 회의가 느껴져 초조하기도 하다.

근래, 불면증치료프로그램에도 어느 정도 적응되어가므로 빨리 추슬러서 이 시간에 쓰고 싶은 글을 써야지 하고 벼르면서, 지금이 워밍업이다 하고 스스로 다짐한다.

도리를 안고 아침외출을 온 엄마가 간밤에 도리가 열이 있어서 해열제를 복용시켰다고 한다. 도리는 여전히 방실방실. 열이 오를 때마다 해열제를 먹이는 것 외에는 크게 부대끼진 않지만 그래도 어딘가 약간 짜증스러워하고, 평소에도 혼자 있길 싫어하는데 그 점이 조금 더 두드러진다. 오후가 되면서 상태가 호전, 다행이고 고맙다.

 

 

 

 

 

 

아리의 오빠노릇이 점점 많아진다. 자주 도리를 돌보기를 하는데, 가끔은 아리가 가까이 오는 것을 싫어하지만 그것이 많이 줄었다. 이유식을 떠먹이기도 하고 장난감을 가지고 어루기도 하고, 껴안고 뽀뽀도 하고, 손을 잡고 동작을 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뜻을 아는지 모르는지··· 곧잘 방실방실 웃으며 반응한다. 아리가 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빅 스마일도 한다. 둘이서 어울리는 모습을 볼 때마다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한다.

할머니는 피로가 겹쳐서 눈의 충혈이 가시지 않고, 오늘은 더 심해지고 눈동자 주위까지 아팠다. 눈꺼풀 속 여기저기가 뭐가 들어있는 것처럼 꺼끄럽다. 인공안약을 넣어보지만 별 효과 없다. 엄마는 아이패드(i-pad) 탓인 것 같다고 하지만 할머니 생각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사실 아리를 돌보는 일이 한편으론 운동이 되기도 하지만 얼마나 힘들고 피곤한지 모른다. 거의 내색은 하지 않지만 같이 어울려주는 일이 힘에 부친다. 또 해야 할 상황이므로 멈출 수도 없다.

아리를 데려다 주는 일을 좀 쉬고 싶기도 하지만 도리가 아프니 할머니가 해야 할 수밖에.

 

 

 

 

 

아리도 아침에 일어나기가 어렵다. 겨우 눈 비비고 일어나게 하여 식탁 앞에 앉히면 먹는 것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베이글을 반도 못되게 먹고, 망고만 몇 조각 먹는 것으로 끝이다. 샤방샤방(칫솔질)하라고 시켜서 화장실로 들여보낸 아리가 조용하다. 변기 앞의 발 타월 위에 몸을 웅크리고 누워있다.

아리, 자고 싶어.”

일찍 자고 잠을 충분히 자게 해야겠다.

 

오늘 아리는 캠프에서 ROM 박물관 답사.

선생님이 초록색 티셔츠를 덧입히고, 점심이라면서 쥬스와 젤리캔디, 사과를 미리 나눠주어 백팩에 넣게 했다. 오늘은 할머니가 바스킷 볼을 평소보다 짧게 했다. 큰아이들이 대강당에서 야구시합을 벌이고 있어서 공간도 마땅찮은데다 박물관에 갈 계획 때문에 약간 서성이는 분위기였다.

아리와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한국사람이군요?’하고 말을 걸어오는 어떤 아빠가 있었다. 5 살 짜리, ‘유나라고 했다. 이민 온지 10년 쯤 됐다고 한다. 아리에게 소개시켰더니 유나는 관심을 보이는데 아리는 제 친구 맥스나 제 친구들과 어울리느라고 무심하다. 배스킷 골대 아래서 함께 놀게 했다.

 

 

 

 

 

 

할머니가 아리와 함께 수영장에 갈 작정으로 낮 동안의 샤워를 미루었다. 집안에서 샤워하기가 번거로워서다. 풀에 가면 수영도 하고, 아리의 샤워까지 해버리는 것이 덜 번거로워서다. 오후 픽업을 할 때 수영장에 가자는 말로 유도하여 다른 날 보다 일찍 돌아왔다. 그래도 놀려고 해서 공원입구의 바닥에 그려져 있는 미로에서 친구와 어울려 시간을 보낸 후에 발길을 돌렸다. 오는 길에 <백설공주> 이야기를 해주었다. 물론 이야기를 수시로 바꿔서 한다. 오늘은 거울 부분을 각색해서 들려주었다.

오늘은 이야기를 하는 것마저 힘이 들어 중간중간 멈추면 아리는 어김없이 할머니, 얘기, 얘기해주세요.’하고 채근한다.

오후 6시 반, 집에 들어서는데 완전 녹초, 그러나 아리가 그냥 넘어갈 리가 없다. 할머니 역시 약속을 어길 수 없다.

수영장엔 우리 둘 뿐, 아무도 없다. 벌써 가을기운 때문이리라. 돌아올 시간 가까웠을 때 남자 둘과 여자 한명이 음식을 가지고 와서 테이블에 앉았다. 흰 구름이 떠 있는 푸른 하늘과 시원한 바람, 사방의 내려다보이는 좋은 전망. 환담을 나누기에도 참 좋은 장소이다. 이렇게 좋은 장소에서 수영도 마음대로 즐길 수 있다니, 한국에 있다면 꿈도 못 꿀 일이다. 40분 동안 따뜻한 스파와 찬 물을 오가면서 시합을 하는 동안 피로가 가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