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천학의 시마을

시-꽃샘감기

천마리학 2012. 5. 15. 03:15

 

 

 

 

꽃샘감기 * 權 千 鶴

 

 

 

 

 

 

 

땅속줄기로부터 뽑아 올린 진액을

한 입 씩 품어물고

숨을 참던 봄꽃들

다투어가며 꽃봉지 트고 나오려는 순간

심한 재채기를 터트렸다

 

 

엷은 봄옷 한 벌 걸친 냉이도

먼 산

흰 눈 위에 얹힌 추위를 걷어내며

기관지에서 기침을 뽑아올린다

 

 

정신을 멀게 하는 어지럼증

봄감기에 좋다는 한약을 지어

아른아른

달이고 있는 아지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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