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820-Terry Fox Park 의 공놀이와 분수놀이

천마리학 2012. 4. 6. 00:41

 

 

 

*2011년 7월 30일(토)-Terry Fox Park 의 공놀이와 분수놀이

820.

 

 

오늘부터 다음 월요일까지 쉬는 롱 위켄드. 분위기 좋은 아침.

할머니의 기상시간 5분전인 4시 55분경에 아리가 올라와서 할머니 곁에 누웠다. 다둑다둑 하는 사이 벨이 울려 아리는 잠들고 할머니는 일어나서 그동안 밀린 육아일기 정리하는데 아침식사시간까지 꼬박 걸렸다.

식사시간에 아리가 아빠 곁에 앉길 원해서 할머니와 아빠가 자리를 바꾸고, 가끔 그런다.

아리는 아빠 곁에 앉아서 스스로 토스트에 넛델라를 바르고, 후식으로 준비된 맹고가 k의 호기심을 발동, 그거 먼저 먹고 싶어 동동거린다.

 

 

 

 

 

후식까지 마치고 났을 무렵 아리가 방으로 들어가더니 조용했다. 나중에 보니까 신통하게도 k 랑 잔 그대로 널부러진 이부자리를 혼자서 개키고 있었다. 와, 땡큐! 모두가 칭찬하니까 아리는 기분 좋은 듯 멋쩍게 으쓱하고, k 가 슬쩍 끼어들어 거든다. 아리가 거부한다.

"k형, 고우 아웃. 아이 켄 두 바이 마이 셀프! "

k는 여전히 아리 말을 듣지 않고 무심히 넘긴다.

할머니가 k 아리 혼자 한다잖아. 나와줘라 했는 대도 은근히 고집을 부리느라고 나오지 않고 방안의 벤치에 어정쩡 앉는다. k, 나와라! 아리. 도움이 필요할 때 말해라. 그렇게 해서 k가 마지못해 거실로 나오고 아리 혼자 어설프지만 해내었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아리의 요를 접어 옷장위에 올리는 일이 힘드니까 아리가 소리쳤다.

"k, 캔 유 핼프 미? "

k가 들어가서 아유, 이것부터 쭈글쭈글··· 하면서 서툴게 접혀진 채 이미 올려져 있는 아리의 작업을 비평한다. 그런 건 이해해야지. 아리가 스스로 한 것만도 잘 하는 짓이잖아. 넌 시켜도 안하면서.

k가 아하, 그때 나도 했잖아요? 하면서 어김없는 핑계를 댄다. 니가 언제 그랬어. 시키니까 억지로 하다가 그것도 결국 안 하고 말았잖아. 항상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고 잘못된 습관을 고치려고 해야지 하지 않은 것 까지 우기는 습관 안 좋아. 그제야 k가 슬몃 숙어든다.

 

 

 

 

 

 

10시 반, 아빠와 아리 k가 수영장에 올라갔다.

 

점심식사 후에 <해리포터> 1편을 보고,

 

4시경, k는 또 수영장에 가자고 하는 것을 모두 테리팍스 공원에 나가자고 바꿨다. 그런데, 평소에 엄청 공을 좋아하는 아리가 공을 가져가지 않겠다고 했다. 뜻밖이었다.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k형이 공은 캐치해서 혼자서만 갖고 자기에겐 안 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오!

아리는 벌써 k형으로부터 겪는 불리함을 알고 방어하는 것이다.

아리에게 패스하도록 하겠다고 달래어서 가지고 나갔지만 역시 k는 k다. 아리의 말을 그대로 실현해서 또 한 번 우리를 난감하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k에게 양보하라, 아리가 어리니까 일부러라도 공을 줘라, 하는 식의 말도 엄마아빠는 물론 할머니도 하지 않았다. 그게 우리식구들의 성격이다. 그리고  k가 그 말을 듣지 않는다는 걸 이미 다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k의 정신연령이 아리와 같다는 것이다.

 

 

 

 

 

 

 

아리가 나이 차이에 비하면 달리기도 거의 k를 따라잡고, 공차는 모습도 제법 갖추어져 있다. 그럼에도 아리에게 공이 돌아가는 일은 드물고, 아리 나름대로의 룰을 주장하고, k에겐 그게 먹히지 않고, ···· k가 독차지하는 공을 따라 뛰다가 속이 상해서 그만 풀밭에 누워버리기를 몇 차례, 엄마 아빠 할머니가 서로 난처한 눈짓만 나눌 뿐, 전혀 도움을 주시 않으니``` 얼마나 폭폭할까.

그 사이에 아리는 또 몇 번을 토라지고 속상해서 풀밭에 누워버리고. 어쩌다 공을 잡게 되자 공을 안고 안 놀겠다고 잔디 밖으로 나가버렸다.

 k는 k대로 불만! 정말 어렵구나! 휴우~

 

 

 

 

 

 

물도 목이 마르다고하면서 있던  k가 먼저 반이 넘게 마셔버렸다. 정말 눈치가 없는 k의 행동을 볼 때마다 아이들 교육에 대해서 자꾸만 생각게 한다.

공놀이를 마감하고 분수로 자리를 옮긴 아리와 k. 물장난이 장난이 아니다. 분수속을 드나들며 옷을 흠뻑 적시며 장난치고 난리다. 옷에서 물이 줄줄 흐르는 채로 먹고 소리치고··· 조금 전의 공놀이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려 다행이다.

 

 

 

 

 

k가 ‘고모도 옷을 적셔야 해’하면서 안기는 바람에 할머니의 옷도 젖어버렸다.^*^

마침 도리의 스트롤러에 아리의 여벌옷이 있어서 갈아입힐 수 있었는데 그걸 보고 k가 자기 옷은 없다고 잠시 불평했다. 그 불평을 해소시켜주느라고 엄마가 ‘너희들이 이렇게 물장난 할 줄을 몰랐잖아. 다음에 올 땐 k도 여벌옷을 준비하고, 나이아가라에 갈 때도 여벌옷을 준비해라’해서 k 마음이 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