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은 눈썹과 큰 코, 너그러운 턱의 조화
최근 타계한 박태준 회장은 생전에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한 분이다. 돌아가신 분의 얼굴을 미학적으로 분석하려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 분을 닮고자 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고 과거 그분의 모습에서 오늘 우리가 배우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그런 마음으로 그 분의 얼굴을 살펴보기로 한다.
박 회장의 얼굴을 길이로 3분의 1씩 나눈 세 부분의 균형을 보면 미학적인 기준에 상당히 잘 맞게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둥글고 높은 이마가 돋보인다. 얼굴에 주름이 별로 보이지 않는 것은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주름이 꼭 많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주름은 나이가 들면서 피부에 탄력이 없어져 생기긴 하지만, 탄력을 잃는 것에 더해 피부가 겹쳐지는 동작이 반복적으로 많이 있어야 형성되는 것이다.
고인의 눈썹은 굵고 짙으며 숱이 많아서 강하고 뚜렷한 인상을 만들어 준다. 많은 남자들이 이런 눈썹을 원하지만 박 회장처럼 타고나지 않은 이상 수술이 아니고서는 갖기 어렵다. 눈썹의 특징은 일정한 길이 이상으로는 자라지 않는다는 점이다. 문헌에 의하면 10명 중 3명은 눈썹을 뽑는 게 아니라 깎기만 해도 다시 자라지 않는다는 보고가 있다. 그래서 다른 부위는 찢어지면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그 부분의 털을 제거하고 꿰매지만, 눈썹 부분은 찢어져도 눈썹을 깎지 않고 치료를 해야 한다.
이처럼 짙고 굵으며 힘찬 눈썹을 만들려면 개별 모발이식술이 유일한 방법이다. 우선, 눈에 잘 뜨이지 않는 머리 뒤쪽 부분의 굵은 모발을 필요한 만큼 한꺼번에 피부째 떼어내고 그 자리는 봉합한다. 그 다음 머리카락 한올 한올을 모근이 상하지 않게 조심스럽게 분리하여 모발이식기계에 한올 한올 채워 넣고 나서 이식할 부분을 정한 뒤 심는다. 이때 조심해야 할 점은 털이 서있는 방향이 위치에 따라 다르다는 점이다. 미간에 가까운 부분의 털은 거의 수직으로 서있고 중간에서 눈꼬리 쪽으로 갈수록 점점 눕는다. 또한 눈썹의 윗부분과 아랫부분의 털은 모두 눈썹의 가운데 방향을 향하고 있다. 그리고 개인에 따라서도 눈썹의 방향이 각기 다르다. 이런 요소를 모두 감안해서 이식해야 한다.
이식한 털은 1개월 내외에 모두 빠지고 2~3달 지난 뒤 그 자리에서 다시 털이 나기 시작한다. 이때 다시 나기 시작하는 털은 원래 있던 자리에 난 털의 특성을 그대로 갖고 있다. 따라서 눈썹같이 적당한 길이로 자라고 마는 것이 아니라 머리카락 같이 계속 자라는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적당한 길이에 맞춰 잘라가면서 관리를 해야 한다. 정치 지망생의 경우 나이가 젊어도 눈썹에 모발을 이식하는 수술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보아서도 눈썹은 개인의 강한 의지를 표현하는 요소라고 할 수 있겠다.
고인의 눈썹과 눈까지의 거리는 짧아서 관대하고 여유롭게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눈이 깊고 코가 크고 높아서 얼굴 전체에 입체감을 만들어 내면서 굽히지 않는 강한 의지와 추진력을 표현하는 듯하다. 이런 코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박 회장의 경우처럼 강한 이미지의 눈썹과 코가 함께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그런 코만을 가지면 투박하고 거칠어 보일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고인의 코는 미간사이 높은 곳에서 시작되고 뿌리 부분은 넓고 높으며 아래로 곧게 뻗어 내려와서 긴 윗입술에서 멈추며 완성된다. 인중은 다소 길게 느껴질 정도로 윗입술이 길다. 윗입술과 아랫입술은 두꺼운 편으로 붉은 입술 빛이 짙고 선명하다. 특히 가운데 얼굴이 발달되어 눈과 입 사이 거리가 짧지 않고 광대뼈도 돌출되어 있지 않다. 이런 점들은 남방계 골격의 대표적인 특징을 이루고 있다.
턱은 뾰족하지 않고 둥글며 피하지방이 여유 있는 편이라 아랫사람에게 관대할 것 같은 인상을 준다. 특히 사업하는 분들 중에는 박 회장의 귓불을 부러워하여 그런 모양으로 성형을 원하는 경우가 있다. 결혼을 앞둔 여성들도 귓불이 풍성하기를 원해서 수술로 모양을 고치기도 한다. 시술은 자가 지방이식을 채택하기도 하는데, 시술 후 치료기간이 긴 편이라 부담스럽다. 좀 더 빨리 효과를 보기 원하는 경우에는 히알루론산 필러로 시술 받기도 한다. 요즘은 아무래도 시술이 간단하고, 치료기간이 짧은 방법을 선택하려는 사람이 많아져서 필러로 시술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자가지방이식을 하게 되면, 배꼽 근처에서 지방을 채취하고 (많은 양이 아니어서 간단히 끝난다). 생존율이 높은 지방세포를 골라내기 위해 생리식염수로 씻은 뒤 원심분리기로 걸러 농축시킨다. 그 뒤 1cc 지방이식용 주사기로 조금씩 조직 사이사이에 투입하여 이식한다. 이때 지방이 일부 흡수될 것을 감안하여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15% 정도 더 많이 넣는 것이 좋다. 필러로 시술할 때는 과정은 좀 더 간단하지만 주의해야 한다. 피부의 너무 가까운 곳에 이식하지 말고 가능하면 작은 귓불이지만 깊은 곳에 이식한다는 마음으로 필러를 넣어야 귓불 자체의 모양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기 때문이다.
귓불의 모양만으로 해결이 안 되는 칼귀의 경우 귓불의 끝과 얼굴 사이의 각을 둥글게 만들어 주는 수술을 더해야 한다. 이런 귀는 귓불의 아랫부분을 Z자 모양으로 절개한 뒤 그에 따라 생기는 삼각형 모양의 피부 조각 두 개를 아래위를 바꿔 붙이는 시술을 한다. 그러면 시술 부위가 처음의 Z자를 뒤집어놓은 모양이 되면서 아래위 길이가 늘어난다. 그리고 나서 나중에 자가 지방 이식이나 히알루론산 필러 시술을 하면 귓불이 두툼해진다.
한편 박 회장의 나이 든 모습을 보면 피부는 탄력을 잃어 얼굴 피부가 처져 내려오기는 했지만, 주름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성형외과 의사가 보기에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나이가 들면 주름이 없기가 참으로 힘들기 때문이다. 이것은 박 회장의 피부가 두꺼운 덕분이다. 피부가 얇고 부드러운 사람들은 주름이 빨리 생기고 많이 드러난다. 하지만 두꺼운 사람들은 젊은 시절에는 피부가 부드럽고 곱다는 평을 듣지는 못하지만, 나이가 들면 얇고 부드러운 피부보다 주름이 훨씬 적고, 생기는 시기도 늦어지는 장점이 있다. 피부가 거칠고 두꺼워서 고민하는 젊은이들은 나이 들고 나면 두꺼운 피부를 고맙게 여길 날이 올 것이다.
그다지 크지 않은 체구였지만 국민들 마음에 ‘거인’으로 남은 고 박태준 회장. 젊은 시절부터 돌아가시기까지의 모습을 되새기면서 박 회장의 외모를 닮고자 하는 마음이 철강산업에 투신해 국가발전을 위해 희생한 생전의 그 깊고 높은 뜻까지 닮으려고 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제 그동안의 노고를 잊고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