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773-피날티정원(FINNERTY GARDENS)와 아리 푸푸

천마리학 2011. 12. 4. 02:13

 

 

*2011년 6월 8일(수)-피날티정원(FINNERTY GARDENS)와 아리 푸푸

 

 

간밤에 아리와 함께 자느라고 할머니는 불편했다.

몇 시나 됐을까?

일찍 잠자리에 든 할머니 방으로 벼개를 들고 아리가 들어섰다.

1인용 침대에 둘이서 잤으니 그럴 수밖에. 그래도 할머닌 좋다.^*^

 

 

 

요 장난꾸러기 아리의 표정을 좀 보세요.

얼마나 장난꾸러기인지 아시겠지요?

^*^

 

 

 

오전엔 할머니가 숙소에서 쉬고, 그 사이 아리와 아빠가 놀이터 산책(?)을 하고 돌아오면서 구내에서 음식을 사와 그것으로 점심을 먹었다.

엄마가 강의를 들으러 간 후에 아리와 아빠 그리고 도리와 할머니도 나갔다.

놀이터, 노랑 야생화가 피어있는 잔디밭, 여기저기를 돌며 시간을 보냈다.

하키장의 철망 울타리를 아리가 기어 올라갔다. 영상에 담았다.

하키장 골대 부분에 삼성의 광고가 있는 걸 보았다.

인디언문화 센터에도 가보았다.

 

 

 

 

빅토리아 대학교의 교정에 있는 연단입니다.

아리가 기어오르고 있습니다.

 

 

 

 

도리의 스트롤러를 밀고 다니는데 이상하게도 할머니의 배가 가끔씩 아팠다. 내색은 하지 않고 참았지만 여행 중에 지난 번 언제 앓았던 위경련이 일어날까봐서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캠퍼스 중앙의 토탬이 있는 넓은 잔디밭에 연단처럼 붉은 벽돌을 쌓아 연단처럼 만들어진 곳에 아리가 기어 올라가고 할머니와 술래잡기를 하고, 그러다가 아리에게 거기 중앙에 서서 소리치게 했다.

“나는 에메네게어 김 아리입니다!”

“나는 네 살 먹었습니다!”

"나는 한국사람입니다!"

“나는 토론토에서 왔습니다!”

큰소리로 하게 했지만 겸연쩍은 듯 작은 소리로 외쳤다. 녀석!

 

 

 

나는 한국사람입니다!

아는 에메네게어 김 아리입니다!

외치고 뛰어내려오는 아리!

 

 

 

엄마의 수업마치는 시간을 그럭저럭 그렇게 보내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도 진통이 가끔씩 지나갔는데 아리가 먹다 남은 사과 쥬스 한 모금을 마셨더니 진통이 가라앉았다.

오후 엄마의 수업이 끝나는 시간(오후 3시)에 맞춰서 분수대 앞에서 만났다.

해가 길다.

 

 

 

딩굴고 기고...

할머니는 아리에게 이 다음에 커서 이 학교에 다니게 될지도 모른다고,

훗날 굿 리더가 되어서 이 학교를 방문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아리의 가슴에 꿈을 심어줬답니다.

 오늘은 그때를 위한 추억이랍니다.

 

 

 

피날티정원(FINNERTY GARDENS)으로 다시 갔다. 보지 못한 엄마를 위해서다. 그런데 가다가 아리가 푸푸가 마렵다고 했다.

난감상황!

할머니가 아리를 데리고 숲속으로 찾아들어갔다. 저만큼 앞서가던 엄마와 아빠가 기다리고 있었다.

우거진 나무 아래 자리를 잡고 쭈구려 앉게 했더니 쭈구려 앉는 자세를 하지 못해서 미처 제대로 앉기도 전에 피피와 함께 푸푸를 하고 말았다. 속바지가 약간 젖고, 겉 바지에 한 덩이가 떨어졌다.

주변의 풀잎을 뜯어서 겉 바지에 묻은 것을 가까스로 처리하고 나서 할머니가 오른 쪽 팔을 꺾어 의자모양을 만들어 아리가 걸터앉는 형상으로 앉게 해서 최대한 높이를 낮춘 다음 푸푸를 계속할 수 있도록 했다.

푸푸하는 아리보다 할머니가 더욱 끙끙 댔다.

나뭇잎과 흙을 긁어모아 뒤처리를 하고 나왔다.

 

 

 

 

이 숲속에 들어가서 푸푸를 하고 나오는 아리.

지금 할머니는 뒷처리를 하고 있답니다.

아무도 모르는 비밀.

하지만 숲은 알고 있겠지요.

그리고 아리와 할머니만!

 

 

 

피날티정원을 돌아보고 구내로 돌아와 구내의 레스토랑의 밖에 있는 테이블에서 저녁을 먹고 숙소로 들어왔다. 아직도 해가 밝다.

 

 

 

빅토리아 대학교의 한 도서관 앞을 지나고 있습니다.

엄마의 강의실로 가는 중이지요.

 

 

 

도리는 바나나를 조금 먹었다.

손! 손! 하면서 두 손을 내밀면, 제 손을 잡아 일으켜줄 것을 알고 몸을 들썩이며 손과 팔이 움찔거린다. 어떤 땐 양손을 들어올리기도 하고 어떤 땐 한쪽 손만을 들어올리기도 하면서 꼼지락 거린다. 들어 올리면 점프, 점프.

그런데 아빠가 안고 있을 때 할머니가 손을 내밀면 언제나 옴짝거리며 손을 내미는데, 놀랍게도 어떤 때, 할머니가 안고 있을 때 아빠가 손을 내밀면 내밀기도 하고 외면하기도 한다. 말하자면 도리 제 기분과 상황 따라 달라진다.

때론 아빠보다 할머니에게 있는 것이 더 좋다는 표시이다. 아빠가 헛웃음을 날리며 돌아선다.

 

 

 

 

저만큼 앞서 간 엄마, 아빠, 그리고 도리가

숲속으로 들어간 아리와 할머니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왜 숲속으로 들어갔는지 아시죠?호호호

 

 

 

 

또 아리가 손을 내밀면 아예 몸까지 돌려버린다. 아리가 실망한다. 아리는 제딴엔 도리를 귀여워한다고 하는데도 도리는 싫은 것이다.

스킨 쉽이 거칠고 어딘지 익숙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리는 도리를 껴안거나 두 볼을 가볍게 꼬집거나 큰소리를 지르는데 도리는 그런 오빠의 행동을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큰소리를 싫어한다.

도리야, 오빠가 너를 무지무지 사랑한단다. 알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