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768-브리티시대학과 그린빌의 어린이 축제

천마리학 2011. 11. 17. 01:47

 

 

 

*2011년 6월 4일(토)-브리티시대학과 그린빌의 어린이 축제  768

 

 

아침 7시. 눈 뜨자마자,

“캔유 리멤버? 유 고우 투 워시룸 퍼 피피 앤드 살금살금 깁미 기프트, 토이, 리멤버?”

이 말을 번역하자면 할머니 기억해요? 할머니가 화장실에 가서 피피하고 오는 길에 살금살금 제 선물을 가지고 오는 것, 장난감을. 기억하지요? 이다.

어제 할머니가 뱀들 선물로 사준 것을 상기하면서 하는 말이다.

할머니는 화장실에 갔다가 살금살금 살펴보니, 엄마는 자고 있고, 창밖에서 아빠가 스트롤러에 도리를 태우고 재우고 있는 것이 보였다.

 

 

 

 

밴쿠버의 메인스트리트에서 공중으로 길이 나있는 전철 스카이 트레일.

서스펜스 브릿지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서.

아리는 스스럼없이 이곳저곳을 살피고 다닙니다.

 

 

 

할머니가 밖으로 나가서 화단에서 자갈 돌 하얀색으로 비슷하고 동글동글한 것으로 10개를 골라주워서 물에 깨끗이 씻어서 냅킨에 싸들고 와서 선물이라고 내밀었다.

잔뜩 기대하고 있다가 호기심으로 풀어보던 아리가 돌멩이가 나오자 실망하면서

“잇츠 낫 토이!”

장난감이 아니라서 실망스럽다는 뜻이다.

할머니가 돌멩이를 가지고 노는 방법을 즉석에서 만들어가며 설명해서 관심을 끌었다. 돌멩이끼리 맞추기도 하고, 돌멩이를 볼 삼아 하키게임이라고 이름 붙여 하기도 했다. 아리가 재미를 느껴 침대 위에서 아침 시간 한참을 놀았다.

 

 

 

스카이 트레일을 타고 와서 바꿔 탄 배 안.

 

 

 

 

하키게임을 하면서도 할머니가 먼저 하면 화를 내고 끝내 자기가 먼저 해야 한다고 떼를 쓰기도 했다. 역시 아리는 아리였다.

잠시 놀다가 밖에 나갔다 온다고 하더니, 허브 잎 두어 장과 핑크색 진달래 꽃 한 송이를 따가지고 들어와서 선물! 하며 내밀었다. 아리가 이 아침에 할머니에게 선물을 주다니. 땡큐! 아리!

마침 아침 두통이 있던 터라서 허브 잎은 코 아래 입술 위에도 올려놓고 책을 읽고 있었더니 밖에 나갔다 온 아리가 그 모습을 보고 깔깔 거리고 웃는다.

할머니가 두통 때문인데 허브 잎이 치료를 해주니까 더 많이 가져오라고 일렀더니 밖으로 나가서 몇 잎 더 뜯어왔다.

 

 

선착장 부근에 있는 분수,

이곳에서 영어공부를 하러 두달 전에 왔다는 한국 아가씨를 만났습니다.

한국아가씨가 찍은 사진. 

 

 

 

 

준비한 오트밀과 식빵으로 아침을 간단히 먹고, 집을 나섰다. 숙소 근처에서 버스길로 가는 도중에 어느 집 앞에서 길가의 큰 나무에 어린이 놀이용으로 매달아놓은 타이어를 발견했다. 아리가 타이어 구멍에 몸을 싣고 그네를 탔다.

오늘 행선지는 브리티시 대학교(University of British)와 그린빌(Greenville Island)의 어린이 페스티벌(International Children`s Festival).

그런데 버스에 타고 행선지를 묻는 아빠에게 운전사가 티켓을 무료로 뽑아주면서 그걸 가지고 가서 다음번에 탈 때 1일권을 사러 이용하라고 일러준다. 어디서 사는지 자세히 설명을 해준다. 스트롤러 편의 도 친절하게 불편 없이 봐 주었다. 인심도 좋다. 척 보기에 밴쿠버가 듣던 대로 환경이 좋아서 살기 좋겠구나 했는데 정말 곳곳에서 마주치는 인심도 후한 듯 하다. 또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표정도 대개는 밝고 부드럽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가장 살기 좋은 도시에 들어가는 모양이다. 토론토에 살기시작하면서도 한국에서보다 교통수단의 종사자들이 친절하다고 생각했는데 밴쿠버는 더 좋다.

 

 

 

부두의 레스토랑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이번엔 커피 한잔!

도리가 커피주문을 해놓고 환하게 웃습니다.

 

 

 

 

UOB(브리티시대학교)의 구내를 돌아보고 도서관에 들려도 보고 아시아연구소도 돌고 정원들도 구경하였다. 토론토대학과는 캠퍼스의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마침 어느 야외 정원에선 졸업생들의 파티가 있었는데 호수 건너 멀리 봉우리에 하얗게 눈을 인 로키산맥의 봉우리들이 보여 인상적이었다.

잘 가꾸어진 나무와 꽃나무들, 정원과 꽃들이 얼마나 곱과 화려한지 가는 곳마다 탄성이 나온다.

매점에 들러서 아리에게 장난감 뱀을 사주었다. 사실은 엄마나 할머니는 끔찍하게도 뱀을 징그러워하지만 아리가 고르니까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무서워하는 내색을 하지 않느라고 애를 썼다.^*^

그린빌의 어린이 페스티벌을 찾아가는 길에 대한항공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건이의 비행기표 예약이 되었으며, 후원자를 확인하고 공지사항을 전해주는 내용이었다. 이제 건이의 토론토행이 결정된 셈이다.

 

 

 

 

그럼 그렇지. 도리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지.

뜨거운지 찬지 커피잔을 점검하는 도리.

 

 

 

 

밴쿠버 건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100조각품이 있는 공원을 지나 사진을 찍으면서 즐기다가 페스티벌로 가는 길에 할머니가 넘어졌다. 저만큼 앞서서 엄마아빠랑 함께 뛰어가던 아리가 넘어지는 것을 보는 순간, 아리야! 외치면서 뛰어간다는 것이 그만 길거리의 시멘트 턱에 걸려 넘어졌다.

엄마아빠가 놀라 달려오고, 행인 몇 명이 도움을 주려고 둘러선 가운데 겨우 정신을 차린 할머니가 엄마아빠의 부축으로 일어섰다. 누군가 엠블런스를 불러줄까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생각보다 괜찮아서 이내 절뚝이며 걸었다.

 

 

 

 

선착장의 분수.

아리는 이곳에서 줄넘기를 배우기도 하고,

분수에 손을 넣기도 하며 신이 났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메인스트리트에서 버스를 타고 내린 집근처의 정류장 옆에 있는 일본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다. 생각보다. 값보다 음식이 푸짐하고 맛이 좋았다. 그래선지 아니면 하루의 피곤 때문인지 아리가 부쩍 어른스럽게 굴면서 음식을 아주 잘 먹었다. 온 가족이 모두 즐겁고 행복했다.

스탠리컵 하키경기 때문에 거리나 밴쿠버 시민들이 흥분해 있었다. 버스 안에서도 경기복을 입거나 장식을 한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띄었으면 곳곳마다 중계방송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우리가 저녁을 먹는 동안에도 중계방송이 있어서 실내가 가득 흥분으로 가득 차있었는데 보스턴 팀과의 대결에서 밴쿠버팀이 연장전 끝에 우승을 하여 떠나가듯 함성이 들리곤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리는 보스턴 팀의 팬이라고 하면서 보스턴 팀을 응원하고 나섰다.

 

 

 

물속에 있는 동전을 줍기도 하고,

물속 그림의 동물들을 잡아보려고...

그저 신이 난 아리!

 

 

 

숙소에 돌아와서 핫텁(hot tube)을 했다.

아리가 꾀를 부린다.

아리에게 안 먹으려는 음식을 맛있다고 먹게 권하곤 했다. 야미! 야미! 한번 먹어봐. 할머니가 먹어봤더니 야미야. 하는 식으로.

그랬더니 다음에 꾀를 쓰는 것이다.

먹기 싫은 것을 주면 야미! 할머니! 하면서 할머니에게 준다. 맛있으니까 할머니 드세요 하는 것이다.

또 밀트 초컬릿 같이 제가 맛있게 것을 한 입 달라고 하면 ‘디스 이즈 낫 야미! 맛 없어! 하는 것이다. 요런 앙콤한 녀석을 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