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747-5월 9일,앗! 할머니 손가락, 레인부츠, 아리의 독서법

천마리학 2011. 9. 18. 21:23

 

 

 

*2011년 5월 9일(월)-앗! 할머니 손가락, 레인부츠, 책읽기

 

 

 

할머니 손가락을 다쳤다. 아리와 놀다가 과격한 아리의 공격에 그만 엄지손가락이 접질렸다. 너무 아파서 눈물 콧물이 흘렀지만 아리는 놀라는 건 잠시, 전혀 괘념치 않는다. 괘씸한지고!

 

아침에 레인부츠를 신고 나서는 아리. 운동화로 바꿔 신으라고 해도 싫단다. 비가 오지 않지만 자기는 레인부츠가 좋아서 신고 가는 것이라는 설명까지 곁들인다. 누가 말려!

옷도 뒤집어 입고, 돌려 입고, 운동화도 짝짝이로 신기도 하는 녀석인데···^*^

 

요즘 아리가 가끔 스트릿 카 안에서나 집에서 새로 부르는 노래가 있다. 자세히 들어보니 얼마 전에 할머니가 휴론 학교의 교실 문에 붙은 종이에서 적어온 내용이었다.

 

 

 

아리는 수실아저씨의 선물인 사자, 할머닌 아리의 선물인 러브레터!

아리가 직접 만든것이랍니다.

 

 

 

 

<Do stars go around>

The earth goes around the sun.

The earth goes around you and me.

The moon goes around the earth.

The plants goes around the sun.

 

Do stars go around

There`s a big bright sun in the big blue sky

And it shine on you and me.

And the light it brings touches everything in this great big world.

Let it shine on the mountains.

Shine on the trees.

Let it shine in the valley and across the sea.

 

 

 

모처럼 폼 잡아본 우리들.

사자도 한몫.

도리의 관심은 사자입니다^*^

 

 

 

 

제법 몸짓을 섞어가며 노래 부르는 모습이 귀엽다.

 

그리고 이것도 적혀있다.

How we get dressed for outside?

1,Put on snow pants.

2,Put on boots.

3,Put on jacket.

4,Zip or butten up!

5,Put on hat and mittens.

 

 

 

도리의 새로운 앉는 의자는 식탁위에도 올라갑니다.

도리가 우리집 최고의 VIP!

 

 

 

 

 

아침에 손가락을 다친 탓인지 어깨 근육까지 통증이 지나다니고 몸이 으슬으슬 어딘가 욱신거리고 상태가 안 좋아서 다른 날처럼 놀이터나 도서관에 들리지 않고(사실 도서관이 문을 닫았다. 아리가 수업 중에 DVD를 돌려주기 위하여 들렸다가 알게 되었다) 비교적 빠른 시간에 집에 왔다. 아리를 설득하느라고 애를 먹었다.

마침 엄마가 준비한 따끈한 슾과 샐러드가 있어서 몸의 한기가 사라지는 듯 했고 또 어깨위에 찜찔 팩을 올려주어서 더워지면서 상태가 좋아졌다.

일찍 쉬고 싶어서 할머니가 침대에 누워있는 동안 아래층에서 아빠랑 놀다 온 아리, 책을 읽어달라고 조른다. 아니 강요한다. 할머니가 몸이 아프니까 그냥 자고 내일 읽어주겠다고 해도 막무가내다.

이그!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기어코 해야 직성이 풀리는 아리, 똥고집!

 

 

 

거의 날마다 이 길을 지나서 학교로 갑니다.

봄도 지나가고 여름도 지나갑니다.

또 가을도 오겠지요.

 

 

 

 

 

머리맡에 있는 책들 중에서 한권을 계속 가슴에 품고 할머니가 읽어주기를 강요하면 기다린다. 감고 있는 할머니의 눈을 비집고 들추기도 한다.

할 수 없이 책을 들고 읽어주기 시작한 할머니에게 요구한다.

눈으로만 읽자는 것이다.

할머니가 페이지를 넘기고, 훑어보고, 넘기고···

이것도 아리의 좋은 독서법이다.

 

 

 

학교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

미스 백스터 선생님이 기다리신다~

라라라~

노래를 부르며 가는 아리의 파란 모습.

노래를 부르다보면 어느 새 학교가 가까워집니다.

 

 

 

 

아리의 독서법

그렇다고 집중해서 오래 동안 보거나 책대로 읽는 것도 아니다. 아직은 글자를 모르니 당연한 일이지만, 글자를 알게 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건 천천히. 나중에 그레이드 1이 되면 그때 해도 늦지 않다는 생각에서다. 무조건 책을 좋아하고 요즘처럼 책장을 넘기며 지어내서 읽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럴 때 눈여겨보면 첫 활자의 알파벳으로 대충 짐작하여 그동안 읽어주었던 것을 토대로 해서 맞춰나가며 읽는다. 문득 할머니가 대여섯살 먹었을 때의 일이 기억난다. 할머니가 초등학교에 들어가 책을 큰소리로 읽기 시작하자 바로 아래 동생이 덩달아 소리 내어 읽다가 나중엔 책을 펼치지 않고도 줄줄 외워댔던 기억. 아득한 추억이다.

그런데 지금 아리도 그렇다. 단어의 첫 알파벳으로 짐작하거나 그림으로으로 짐작한다.

한 예로 늘 하는 게임으로 유니온 역이나 스파다이나 스테이션에서 하는 ‘역 이름 알아맞히기 게임’이다. 스트릿 카를 탈 때 ‘Union Station’ 인지 ‘Spadina Station’인지 ‘King’ 혹은 ‘Queens Quay’ 인지를 정확히 읽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