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739-조끼 뒤집어 입은 아리팻션 도서관에서 게임, Rattle and Rap

천마리학 2011. 8. 21. 21:49

 

 

 

*2011년 4월 29일(금)-조끼 뒤집어 입은 아리 도서관에서 게임 

 

 

아침에 아리에게 구슬러서 스스로 옷을 입게 했는데 그럭저럭 바지와 셔츠와 양말 신는 것 까지 겨우 끝내고는 조끼를 입지 않으려고 한다.

“어 리틀 빗 추워.”하고 이유를 단다.

“어 리틀 빗 추우니까 조끼 입는 거야. 많이 추우면 세타 입어야 해.”

그런데 조끼를 안팎을 뒤집고 앞뒤를 반대로 입었다. 다시 고쳐 입으라고 하니까 자기는 그게 좋다는 것이다. 으이구. 4살짜리 반항아!

킨더가튼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동안에 할머니는 로버츠도서관에 갔다. 1시 반.

제이가 한국일보 뭉치를 들고와서 또 한바탕 이야기꽃이 피었다.

 

 

조끼 뒤집어입은 아리 팻션!

 

 

킨더가튼에서 마진의 할머니가 아리의 뒤집어 입은 조끼를 보고 웃는다. 할머니가 ‘아리 팻션이다.’했더니 알겠다는 듯한 의미의 웃음을 다시 웃는다.

킨더가튼이 끝나고 근처의 휴론 스트리트 놀이터로 갔다. 가끔씩 뿌리는 비 때문에 땅이 젖었다고 해도 기어이 가서 놀겠다고 해서 갔다. 자기는 단지 모래 위에서 놀거라는 것이다. 가서보니 모든 놀이기구가 젖어있어 타고 놀 수가 없음을 확인하더니 모래를 운동화로 긁으면서 몇 걸음 노는 시늉을 하더니 돌아가겠다고 한다.

이번엔 도서관.

가는 길에 배가 아프다고 해서 아픈 거야? 고픈 거야? 했더니 고픈 거라고 한다. 도서관에 가서 먹자고 했다. 이곳 도서관은 음식을 자유롭게 먹을 수 있는 것이 좋다. 할머니 배낭에서 준비해간 바나나, 사과, 밀빵 토스트, 넛토스트, 비스킷.

바나나 껍질이 거뭇거뭇하다고 안 먹는다. 사과는 빨간 껍질은 할머니가 먹고 흰살만 먹겠다고 한다. 겨우 달래서 바나나 한 두 입, 그리고 밀빵 토스트, 넛토스트를 먹으며 골라온 책장을 넘긴다. 처음엔 안 먹겠다고 하던 비스킷도 잘 먹었다.

아리는 책 욕심이 참 많다. 벌써 여덟 권이 넘는 책을 뽑아다가 대충 넘겨보고는 그 중에서 4권을 빌려가겠다고 한다. 엊그제 빌려간 책도 있고 DVD 도 있으니 그거 돌려준 다음 빌리자고 해도 싫다고 하면서 책상위에 따로 모아 쌓아놓는다.

 

 

도서관 직원이 게임사이트 들어가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도서관 여기저기를 다니며 제 맘에 드는 책들을 고른다. 갑자기 할머니를 부르기에 가 봤더니, 컴 앞에서 저보다 서너 살 위로 보이는 어떤 아이가 게임을 하는 것을 보고는 바짝 붙어 앉아서 군침을 흘리더니, 자기도 게임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 친구 끝나면 해라’ 해도 그저 못 견디고 빨리 하고 싶어 한다. 기다리라고 해도 보챈다. 할 줄도 모르면서··· 그 친구 하는 것을 보면서 함께 해라 했더니, 서슴없이 말한다.

“캔 아이 플레이 투 게더?”

그 아이가 돌아보면서 끄덕. 아리가 바싹 다가앉는다. 할머니가 할머니 자리로 돌아와 가져간 한국일보를 보고 있는데 또 급한 목소리로 부른다. 가봤더니 그 아이가 떠나고 아리가 그 자리를 차지했는데 컴이 시작 화면으로 바뀌어있었다.

게임을 하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할머니도 모르는 걸, 어찌 해야 하나. 저만큼 앉아있는 젊은 아가씨에게 도와달라고 했더니 다가와서 컴을 들여다본다.

 

 

 

할머니의 도움도 물리치고 혼자서 시도하고 있는 아리!

 

 

 

아이디 난에 도서관카드 번호를 입력하라고 해서 할머니의 도서관카드를 꺼내주었더니 그 아가씨가 불러주고 아리는 받아 입력한다. 그런데 이리저리 해도 그 아가씨도 뜻대로 되지 않아서 도서관 직원에게 부탁해보라고 하면서 떠났다.

아리가 서슴없이 직원에게 가더니 게임하겠다고, 컴 사용법을 알려달라고 요청하자 요즘 낯이 익은 다리를 저는 여자직원이 반갑게 와서 정성껏 해준다.

아리와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컴이 느리다고 해가면서, 지시에 따라 아리가 진행하다가 안되면 그 직원이 하고···

아리는 그 도서관에서 가장 어린 손님이다. 그래선지 그 직원이 매우 잘해주고 좋아한다. 책욕심 부리는 아리를 칭찬한다. 학교 이름이 뭐냐? 휴론스쿨이다. 선생님이 누구냐? 미스백스터다. 미스백스터도 가끔 우리 도서관에 와서 책을 빌려간다.···

대화가 어른끼리의 대화처럼 이어간다. 지켜보는 할머니는 대견스럽다.

오늘도 두 권의 책을 빌려가지도 왔다. <Rattle and Rap><Roadwork>. 반환날짜는 5월 20일.

대여용지를 받고 살펴보더니 메이 퉤니! 하면서 큰소리로 말하는 아리를 보고 그 직원이 맞장구쳐준다. 오호, 귀여운 우리 아리!

 

 

드디어 어딘가 문이 열렸다.

 

 

 

<Rattle and Rap>

-Susan Steggall

All aboard! All aboard!

Bustle and fuss, bustle and fuss, rumble, rumble, rumble, roll, rattle and rap, clickety clack.

Tickets please! Tickets please! Whoooooosh! Whoooooosh!

Swishing and swishing and swishing and swaying, hurrying, hurrying, hurtling by, rocking and rolling and urshing and racing, skimming the sky, skimming the sky.

Whistle and whine, Whistle and whine, jerking and``` jogging and``` jolting along, end of the line, end of the lime.

 

내일 오전엔 할머니, 엄마, 아빠의 혈액검사받기로 예약된 날이라서 오늘 저녁부터 할머니와 아빠는 8시 이후의 금식규정을 지키느라고 물 외엔 먹지 않았다. 평소에도 그렇지만.

할머니와 아빠는 콜레스테롤 검사를 위한 혈액검사이고, 엄마는 출산 후 관절염 여부에 대한 혈액검사이기 때문에 금식을 하지 않아도 된다.

엄마가 할머니와 아빠의 식욕을 돋구기 위해서 장난을 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