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735- 돌아오자마자 선물 가져온 수실아저씨

천마리학 2011. 8. 12. 20:48

 

 

 

*2011년 4월 25일(월)-돌아오자마자 선물 가져온 수실아저씨

 

 

휴가 마지막 날, 짧아서 아쉽기만 하지만 그래도 가족들이 돌아오는 날이라서 아침부터 마음이 설렌다.

반찬을 준비하고, 있는 밥을 퍼놓고 새 밥을 준비했다. 아리가 좋아하는 멸치볶음, 그리고 대구조림··· 그런데 있는 닭고기로 미역국을 끓이려고 했지만 미역을 찾지 못해서 그만뒀다. 할머니는 물건 못 찾는 것 선수다.^*^

또 있다 선수인 것. 힘없는 것이다. 꽉 닫힌 뚜껑도 못 따고, 병따개 없인 절대로 병을 못 따고, 지금 발코니 문도 못 여는 것도 그렇다. 항상 엄마 아빠가 해보면 쉽게 되는데··· 심지어 우유병 마개나 물병마개, 웬만한 과자봉지도 못 딴다. 그래서 할머니는 늘 엄마에게 놀림 받는다.

 

 

 

 

 

 

발코니문도 가족들이 돌아오자마자 아빠가 금방 열었으니까. 엄마는 그럴 줄 알았지 한다. 이그!

돌이는 자고, 아리는 신이 나서 몬트리올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하다 보니 성급해서 두서가 없다.

엄마아빠는 피로한 기색이 역력하지만 즐거운 표정이다. 특히 아빠는 운전하느라고 피곤해선지 곧 올라가 잤다.

아리가 피터와 더 놀고 싶어서 울었다더니 오늘은 떠나올 때 따따쟌과 똥똥 달랏이랑 헤어지는 것이 아쉬워서 울었다고 한다.

마고할머니와 친구. 똥똥 달랏의 친구 새미··· 랑 모두 만났다고 한다.

 

 

 

 

 

 

모두들 도착해서 얼마 되지 않았는데 수실아저씨가 전화가 왔다. 사실은 어제도 오고 오늘도 낮에 오고 또 조금 전에 오고, 지금 또 온 것이다. 이그, 부담스러워! 엄마가 받고 할머니에게 말했지만, 할머니도 몬트리올에 함께 간 것으로 말하라고 했다. 할머닌 피곤해서 오자마자 자는 걸로 하고, 그냥 엄마가 받으라고 했더니, 뭔가 줄 것이 있다면서 10분 쯤 후에 오겠다고.

할머니가 아리와 함께 침대에 있는 동안 엄마가 로비로 나간 엄마가 뭔가를 잔뜩 받아들고 왔다. 초컬릿, 캔디는 물론이고, 고춧가루에 인도전통음식인 ‘스모서’ 특히 크드커럼이라나 뭐라나 하는 노란 커리가루. 이것은 특히 할머니를 위한 것으로, 매일 한잔씩 꿀에 타서 먹으면 건강에 아주 좋다고. 정말 못 말릴 만큼 생각해줘서 고맙긴 하지만 매우 부담스럽기도 하다. 건강에 관련된 책들도 가져오셨다.

 

 

 

 

 

 

<Let`s Eat><1001 Low Fat><What to expect the toddler years><Eat Right 4 Your Type><a Mother`s Lecacy>

엄마가 수실 아저씨를 혼자 만나고 온 것을 뒤늦게 안 아리가 한바탕 바닥을 치며 울었다. 다음에 꼭 할머니와 함께 만나게 하겠다고 겨우겨우 달랬더니 아리가 하는 말, 할머니 수실아저씨의 집 넘버를 아느냐고 묻는다. ??? . 전화번호도 아느냐고 묻는다. 왜 그러냐고 했더니 지금 만나러 가자는 것이다. 요련 녀석 봤나. 맨날 선물 듬뿍듬뿍 주니까 혹해서···

모른다고 하면서 다음에 꼭 함께 만나기로 약속하자고 했더니, 수실아저씨의 집 넘버를 알아두라고 강조한다. 하하하. 그러겠다고 했다.

 

 

 

 

 

 

짧은 기간 동안이나마 할머니는 아주 자유로워서 좋았다. 예전에 이렇게 살았었지, 그때가 참 자유로웠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자식들과 함께 사는 것도 좋긴 하지만 때로는 혼자서 사는 것이 자유로워서 좋기도 하다. 뭐라고 일일이 표현할 수는 없지만, 할머니는 할머니만의 자유시간이 꼭 필요한 사람이다. 그런 것이 전면적으로 통제당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