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23일(토)-몬트리올, 할머니의 휴가 첫날.
조용하고 한가한 느낌이 좋다. 내 맘대로 움직이고 내 맘대로 일하니 좋다. 내 스타일로 돌아온 게 얼마만인가. 안양에서 살 때 이런 식이었지. 아니, 내 평생 그래왔었지. 훗훗 좋구나! 그런데 어제 밤에 자러 들어갈 때 발코니 유리문의 잠금장치를 내렸다. 평소엔 그저 닫기만 하던 것이다. 혼자 있으니 갈무리가 된다. 그런데 오늘 환기를 위해서 열려고 하니까 잠금장치가 요지부동이다. 으이구 고장? 경비실에 연락해볼까 하다가 참 여긴 한국과 다르지 하고 그만 두었다.
오후 4시경. 아이들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모니카네 집에서 놀다가 따따쟌의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라고 했다. 도리도 잘 놀고 엄마아빠도 기분 좋은데, 아리만 시무룩하단다. 피터와 더 놀고 싶어서. 충분히 짐작이 된다. 놀기 전문인 우리 아리니까. 놀기 좋아하는 우리 아리니까.^*^ 다 좋다고, 엄마도 아빠도. 아리만 삐진 상태라서 말하지 않는다고 하더니 ‘우리 아리와 통화하고 싶은데, 우리 아리 어디 있지?’ 했더니 이내 ‘할머니, 아리예요···’한다.
발코니 문이 안 열린다고 했더니, 대뜸 엄마 말이 “할머니 손가락 힘이 없어서 못 여는 거 아니예요? 걱정 마세요. 우리가 돌아가서 고칠 테니까, 쌀이 거기 있는데··· 참 엄마, 창고에 찹쌀과 현미봉지 있어요··· 우린 잘 놀고 있어요 좋은 시간 보내세요. 많이 드세요··· 로사이모 이메일 주소 그거 같은데요. 쟌네 집에 돌아가서 할 수 있어요,·····” “됐다. 얼마나 먹는다고, 먹는 걱정 말고 좋은 시간 보내고 와라. 참 로사이모 이메일 주소 아니? 보내주라··· 그동안 쓰던 거 틀렸나하고. 에버그린 뭐 그런 거 같아서···” 하나가 보내온 로사의 주소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것과 같았다. |
'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734-피터네 식구들이랑... 할머니의 휴가 둘 째 날. (0) | 2011.08.11 |
---|---|
734-할머니의 휴가 둘 째 날. (0) | 2011.08.08 |
732-이스트 휴가, 할머니만 빼고 떠났다. 몬트리올 행. (0) | 2011.08.04 |
731-사진토크 하와이스케치 (0) | 2011.08.02 |
730-2011년 4월 21일(목)-아리 데이케어, 엄마 병원. (0) | 2011.07.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