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724-코리아 타운 그리고 코니선생님

천마리학 2011. 7. 9. 22:11

 

 

 

*2011년 4월 14일(목)-할머니, 친구 만나러 코리아 타운으로.

 

 

아침에 아리와 함께 밖으로 나서는 순간, 화창한 날씨에 금새 아리의 기분이 좋아졌다. 오늘은 이달 들어 아리가 처음으로 데이케어에 가는 날. 매일 다니는 것을 매주 목요일 하루만 가기로 한 첫달. 그 동안 하와이에 다녀오느라고 못 갔었지.

 

“하이, 아리!”

데이케어에 들어가는 순간, 크리스티나 선생님이 아리를 반겨주었고, 친구들도 아리의 이름을 부르며 달려와서 부등켜안기도 하고 깡충깡충 뛰면서 반겨주었지.

마이라를 비롯해서 까밀라, 리오…

그 모습들이 어찌나 예쁜지 보고 있는 할머니의 가슴이 뭉클 했단다.

크리스틴 선생님과 웬 선생님, 그리고 크리스티나 선생님이 있었고, 도나 선생님은 안보였어.

아리를 가장 잘 보살펴주는 코니 선생님은 할머니가 막 데이케어에서 나오는 길에 문밖에서 마주쳤지. 그때 출근하는 길이더구나.

 

아리가 기가 죽어가며 눈치를 보기 시작하고 데이케어를 가기 싫어하게 된 지난 2월 경, 그런 아리를 그나마 기분 살려 준 선생님이 코니 선생님이었지. 그 무렵 휴가를 마치고 돌아왔었는데, 아리가 아침에 데이케어에 들어서는 순간, 두 팔을 벌리며 “하이, 아리!”하면 반겨서 맞이해주며 말을 걸어주었지. 그러면 아리가 달려가서 안기기도 했어. 아리가 어느 선생님에게든 안기는 모습을 처음 보았단다.

물론 처음 데이케어에 다니기 시작했을 무렵 얼마동안은 가끔 안기기도 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서 다른 아이들이 안기는 모습을 늘 멀리서 부럽게 바라보기만 했었지. 그런 아리의 모습을 보면서 그때부터 이미 할머니는 아쉬움과 함께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었단다.

 

 

 

 

 

 

어찌됐건 1년이 넘게 다니면서 아리는 알게 모르게 적응되는 것도 있었지만 소외되는 것도 있다는 것을 할머닌 의식했고, 그것은 아리가 데이케어에 가기 싫어한 지난 2월 경에 할머니의 용단을 내리게 했단다.

도나 선생님의 딱딱한 표정, 웬선생님의 차별적인 태도 등으로 아리가 흥미를 잃어가는 무렵, 휴가에서 돌아온 코니 선생님의 작은 몸짓으로 아리가 겨우 흥미를 이어가게 됐으니까.

그래서 할머닌 코니 선생님께 감사함을 가지고 있단다. 코니 선생님으로선 당연한 일이기도 하고 또 별로 신경 쓰이는 일도 아니었지만 그 행동이 아리에겐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할머니는 아니까.

그래서 지난번 휴론 킨더가든에서 코니 선생님을 만났을 때, 코니 선생님이 할머니를 포옹했을 때 할머니도 반갑게 포옹하며 코니 선생님 귀에 대고 “땡큐, 아이 얼웨이스 땡스플 투 유!”하며 속삭였지. 코니 선생님이 할머니의 등을 토닥이며 응답을 하더구나. 코니 선생님은 어느 정도 알고 있지.

 

아무튼 데이케어에 매일 가지 않기로 결정한 지난 2월 말 이후 한 달이 조금 넘는 동안 아리의 성격과 행동이 변한 것을 관찰할 수 있단다. 하와이에 다녀온 것도 영향이 있지만 사실 하와이에 갔을 때도 그런 변화를 부추켜 준 셈이지.

 

 

 

 

어떤 변화?

사람을 만나면 할머니 뒤로 숨으며 눈치를 보거나, 손가락을 입에 물고 살피는 버릇, 말을 하지 않고 묵묵히 눈치만 보기, 질문을 해도 대답이 없는 것 등이지.

지금은 예전처럼 스트릿 카를 탈 때도 운전사나 승객들에게도 스스럼없이 말을 걸기도 하고 인사를 하지. 특히 운전사에게는 티켓을 주고 트렌스퍼 티켓을 받고나서도 곧바로 돌아서지 않고, “켄 아이 프레스 디스 버튼?”하며 티켓통의 버튼 내리기를 하고 싶어 하지. 그때마다 운전사 아저씨 아줌마는 기꺼이 “슈어!” 하며 아리의 귀여움을 칭찬해주곤 해.

또 곧잘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하고 어떤 때는 큰소리로 노래를 불러서 할머니가 미안할 정도지. 주위 사람들이 모두 웃으며 바라보고, 때로는 “유 아 베리 해피!” 하면서 말을 걸어오는데, 그때마다 질문에 대답하며 대화를 이어가는 아리의 모습을 보며 할머니는 비로소 안심하고 흐뭇하단다.

 

아무튼 잘 하고 있어, 아리!

데이케어를 그만 둔 결정이 잘 한 일이야!^*^

이대로 밝고 건강하게 자라렴! 아리!

 

 

 

 

 

 

 

할머니는 오랜만에(?), 3주 만이니까. 데이케어에 아리를 데려다주고 집까지 걸어왔다. 모처럼 서너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밀린 이메일을 정리할 수 있었다.

 

오후엔 평소보다 좀 이른 시간인 4시에 집을 나섰다. 일찍 아리를 픽업해서 코리아타운으로 가기 위해서였다.

5시경, 코리아 타운에 있는 MODA. 할머니가 토론토에서 유일하게 만나는 후배 시인인 K. 부지런하고, 생활력 강하고, 시도 잘 쓰고, 헤아림도 많은…

하지만 아리가 계속해서 뛰어다니기 때문에 마음 놓고 이야기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5월이 지나면 한국으로 떠난다고 해서 섭섭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가게에 손님도 오고, 또 아리가 진열된 옷 사이를 뛰어다니며 장난을 치기 때문에 마음을 놓을 수가 있어야지.

6시 15분경, 엄마아빠가 올 시간이 되어서 제대로 인사도 못 나누고 나와 페밀리 닥터 신의 사무실로 갔다.

 

페밀리 닥터 사무실, 6시 30분에 엄마 아빠 그리고 도리가 왔다. 가족검진을 마쳤다.

할머니와 아빠는 콜레스테롤 검사를 위한 조치.-검사하는 병원 안내. 12시간 전에 음식물 섭취 금하고 생수만 마시기.

 

 

 

 

 

 

 

도리는 체형을 재고, 두 번 째 예방 주사. 두 방의 주사바늘이 꽂힐 때마다 짤막하게 울었다. 도리의 몸무게는 7kg, 머리둘레는 cm, 키는 cm.

체중이 늘어 요즘 확실하게 무겁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러니 갈수록 돌보는 엄마가 힘들겠지.

 

아리의 가끔 눈물이 나는 왼쪽 눈, 더불어서 할머니의 오른쪽 눈꺼풀의 눈썹 사이에 가끔 생기는 조그만 뾰루지 같은 것.-안과예약.

 

엄마의 무릎, 도리를 돌보느라고 무리를 해서 그렇겠지.-다음 주 목요일로 예약된 병원에 가서 상담도 하고 진료도 받을 것.

 

페밀리 닥터의 진료를 마치고 한국식품점에 들려서 쇼핑을 한 후 한국레스토랑인 <두부마을>에 가서 저녁식사를 했지. 역시 아리를 먹이는 일은 할머니 몫. 엄마도 아빠도 모두 한국음식을 좋아하고, 한국음식을 먹고 나야 잘 먹었다는 생각이 든단다. 오늘도 엄마는 ‘과식했다’고 하고, 할머니 역시 마찬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