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700-아리의 작품 <스타워즈>, 안과, 매직쇼.

천마리학 2011. 4. 21. 17:08

 

 

 

*2011년 3월 17일(목)-아리의 작품 <스타워즈>, 안과, 매직쇼.

 

 

오늘은 엄마의 안과 가는 날. 2시 예약시간에 맞춰서 12시 30분에 나갔다.

아침에 아리를 데이케어에 데려다주고 온 터라서 약간 피곤하지만 도리와 함께 놀아야 한다.

도리와 함께 놀면서 한손으로 디카를 들고 셀프동영상을 찍었다. 도리가 방긋거리며 툴툴툴 틀을 불며 할머니에게 응답하는 모습을 남기고 싶어서다.

한손으로 도리를 보살피면서 한손으로 카메라를 들고 찍자니 쉬운 일은 아니었다. 게다가 할머니는 정신이 없어서 ‘오늘은 엄마가 치과에 가는 날···’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치과가 아니라 안과였는데.^*^

출산 전부터 왼쪽 눈에 뭔가가 떠다니는 것처럼 보여서 불편했던 것이다.

만약 돌아오는 시간이 늦어지면 데이케어에 들려서 아리를 픽업해오기로 했었는데 병원진료가 생각보다 빨리 끝나서 3시 20분에 돌아왔다.

극도의 근시나 안구건조증이 원인이라고 했다. 그것은 할머니와도 비슷한 증상이다. 하루에 4회씩 넣으라고 안약을 받아왔는데 평소에 할머니가 집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아리가 입으로 물어뜯어 구멍이 난 장갑.

구멍사이로 손가락을 디밀고 있답니다.

 

 

 

오후 5시경에 할머닌 아리를 픽업하러 갔다.

교실에 있지 않고 플레이 그라운드에 있었다. 역시 리오와 놀고 있었다. 냉장고에 모래를 퍼 넣느라고 삽질을 하고 있었다. 할머니를 보고는 느긋해져서 빨갛게 익은 얼굴로 한 번 씨익 웃더니 열심히 삽질을 계속했다.

와~ 정말 아리는 못 말린다. 교실에서도 유난히 다른 아이들보다 옷이 험하고, 얼굴이 빨갛게 익도록 뛰고 딩굴고··· 그것이 아리의 일상적인 모습으로 낙인이 찍혔는데, 오늘은 플레이 그라운드의 모래밭을 얼마나 누볏는지 다른아이들 보다 훨씬 더 많이 스노우 팬츠가 곤죽이 되고 모래범벅이 되어있었다.

"할머니, 아이 윌 쇼우 유 썸씽."

돌아가자고 손을 잡고 나서는 할머니의 손을 이끌고 미끄럼틀 옆으로 간다. 나무판자 울타리 아래 모래로 뚝을 쌓고 물이 가둬져 있었다. 그걸 아리와 리오와 알렉산더 셋이서 만들었다는 것이다.

아유~ 저걸 만들었으니 옷이 곤죽이 안될 수가 없지. 우리 아리는 아무도 못 말려. 잘했다 아리!^*^

오, 마이! 못 말리는 우리 아리! 그래도 좋아!

 

 

 

엄마가 안과에 가야한다구요?

제 눈은 괜찮아요^*^

 

 

 

오늘도 오면서 내내 ‘매직’쇼를 했다. 오늘은 롤리팝과 비스킷. 아리는 데이케어에서 돌아올 때쯤엔 배가 몹시 고플 때이므로 무엇이든 먹을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먹을 것을 돌아오면서 먹이면 저녁식사를 소홀히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할머닌 아리에게 매직쇼를 통해서 먹을 것을 주고 만다.^*^

현관을 들어서자마자 또 옷을 벗고 슈즈를 벗어걸고, 손을 씻고··· 하는 일을 할머니와 경쟁을 벌인다. 그러지 않고는 쉽사리 말을 듣지 않는다. 할머니 두 잇! 하고 할머니더러 해달라고 하거나, 뉘엿뉘엿 게으름을 부리며 딴전을 피우곤한다. 그런데 오늘은 또 할머니가 바꿔 신은 실내화를 벗기면서 저녁식사 준비를 서두르는 할머니를 방해한다. 결국 실내화를 뺏기고 손을 씻으며, 아리더러 빨리 옷 벗어 걸고, 양말 세탁기에 넣고, 손 씻고··· 잔소리를 하지만 소용이 없다. 늑장을 부리며 제 일에 빠져있던 아리가 주방에서 저녁식사 준비를 하는 할머니를 불러댄다.

 

 

 

 할머니와 아리의 방한화들을 모아 아리가 만든 작품입니다.

<스타 워즈>랍니다.

아리의  발상이 아주 재미있습니다.

 

 

 

가봤더니 아직도 현관 앞 바닥에 엎드려서 꾸물대고 있었는데, 오, 놀라워라. 할머니에게 보여주는 아리의 작품.

“씨 잇 할머니!”

할머니의 슈즈와 실내화 그리고 아리의 부츠를 이용하여 작품을 만들어 놨다.

“이게 뭐야?”

“스타 워즈”

“와. 멋지다. 우리 아리가 예술가로구나!”

멋진 아리의 작품 <스타워즈>가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