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694-캐시아와 스카잎통화, 빨간옷의 도리.

천마리학 2011. 4. 12. 22:39

 

*2011년 3월 6일(일)-독일의 캐시아와 스카잎통화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니 온통 눈. 간밤까지 내리던 비가 밤사이에 눈으로 바뀌었다. 이것이야말로 매직이 아닌가. 아침에 아리가 잠을 깨자마자 ‘할머니, 안녕이 주무세서요?’하고 서툰 한국말 인사 애교로 할머니를 감동시키더니, 아래층으로 내려가자마자 큰소리로 할머니를 불러댄다.

“할머니, 아이 윌 쇼우 유!”

새벽부터 컴 작업을 하던 할머니가 끌려 내려갔다.

“할머니, 활로우 미!”

아리는 소파 위로 올라가더니 등받이까지 올라간다. 할머니도 따라 소파 위로 올라갔지.

“할머니, 캔 유 시 잇? 스노우 카버드 마이 토이즈. 캔 유 시 잇?”

 

 

도리에게 빨간 옷이 잘 어울리나요?

 

 

 

 

 

눈이 하얗게 쌓인 발코니엔 아리의 겨울 썰매가 눈에 파묻혀 있었다.

10시반경, 독일에 사는 캐씨아가 스카잎 통화를 걸어왔다. 스위스의 막내이모 할머니 말루의 큰 딸인 캐시아는 아빠의 사촌이며 도리의 대모이기도 하다. 캐시아의 남자친구도 나와서 인사를 나누었다.

소리 나는 사슴인형을 손에 잡는 연습을 하던 도리는 아무 것도 모른 채 그저 졸립고 찡찡대는 모습만은 보여 줄 뿐. 아리 역시 이내 흥미를 잃고 그저 아빠와 함께 놀자고 졸라댈 뿐.

그래도 엄마아빠는 오랜만의 근황도 나누고, 가족들 소식도 나누면서, 서로의 안부를 주고받았지. 그런 것들을 지켜보는 할머니 입장에서 한 가지 아쉬운 게 있어. 한국의 가족들과는 스카잎으로 소식 나눌 수 있는 가족이 없다는 것. 흐음!

할머니 주변엔 할머니만큼 인터넷이나 컴퓨터 사용을 하는 사람들이 없어서 길이 많이 막혀있거든. 역시 흐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