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682-휴론학교 학부모 면담과 아리의 매직쇼.

천마리학 2011. 3. 15. 15:44

 

 

 

 

*2011년 2월 16일(수)-휴론학교 학부모 면담과 아리의 매직쇼.

 

 

 

오늘은 휴론학교에서의 학부모 면담이 있는 날.

마침 미시사가의 변호사 사무실에 들를 일도 있어 아빠가 1시 반에 퇴근해서 엄마랑 아리랑 함께 나갔지. 일을 휘돌아 보고 오늘 길에 아리의 픽업도 해오기로 해서 할머니는 오후에 집에 있을 수 있었단다.

아침에 스파다이너 스테이션의 레벨 4의 플렛 폼에서 내려 엘리베이터 문 앞에 서있는데 마침 반대편 서브웨이에서 엄마랑 함께 내린 마이라가 아리를 부르며 반갑게 달려왔지. 마이라가 손에 들고 있던 스티커를 뜯어서 아리의 가슴에 두 장이나 붙여주고 할머니의 점퍼 가슴에도 한 장 붙여줬지. 아리는 기분이 좋아져버렸어.

 

역시 친구들끼리 만나니까 재잘재잘, 옆에 있는 할머니나 엄마는 잊어버리더구나. 데이케어까지 가는 통로를 재잘거리며 장난치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달려가는 아리와 마이라. 마이라 엄마도 아리들이 빨리 가서 따라가기 힘들다면서 할머니와 함께 열심히 뒤따랐지.

오늘은 마이라 때문에 아침부터 아리의 기분이 좋아졌어.

 

 

 

 

 

 

 

할머닌 카페에 앉아서 신문기사를 훑어보며, 커피를 마시며 영어공부를 하다 보니 어느 사이 11시 반이 된 거야. 그 사이 도나 선생님에게 이끌려서 아리를 포함한 친구들 4명이 카페를 통과하여 평소와는 달리 엘리베이터 쪽으로 사라지더니, 이삼분이 지났을까? 다시 오더구나. 이상하긴 했지만 짧은 산책이었나 봐. 지금 운동장엔 눈이 쌓여서 놀기 어려우니까.

할머닌 서둘러서 서브웨이를 타고 돌아왔단다. 걸어오려고 했지만 너무 늦었거든. 오늘은 아빠가 1시 반에 퇴근한다고도 했고, 그 사이에 엄마랑 함께 점심을 먹어야 하니까 만약 할머니가 다른 때처럼 걸어오면 너무 늦잖아. 그럼 엄마 혼자 점심을 먹어야 하니까.

휴가 중인 엄마는 도리를 돌보느라고 온종일 집에만 있으니까 할머니가 친구노릇도 해주잖아.

저녁엔 아리의 매직쇼가 벌어졌다.

가끔 할머니가 아리에게 하는 것이다. 집에서 놀이를 하면서도 하고, 스트릿카를 타고 할머니의 무릎에 앉은 아리를 상대로 하기도 했다.

 

 

 

 

 

 

쿠키나 아리가 좋아하는 스티커 또는 장난감을 손이나 포켓 안에 숨기고, 양손을 번갈아가며 펴 보이고 바꿔보이고 하면서 ‘있다’ ‘없다’를 번갈아 하다가 막판에 ‘나와라 야잇!’하면서 쿠키나 장난감을 보인다. 매우 즐거워하고 신나서 자꾸 해달라고 한다. 아리는 아직도 할머니의 매직쇼를 실제로 믿고 있다. 그래서 할머니를 난감하게 만들기도 한다. 예를 들면, 쿠키를 나타나게 해서 주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나오게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쿠키를 꼼쳐 두었다가 하는데, 갖고 싶은 장난감을 나오게 해달라고 하거나 좋아하는 쿠키를 나오게 해달라고 하기도 한다. 또 어떤 땐 자기가 먹고 싶어지거나 갖고 싶어져서 달라고 할 때 없다고 하면 “나와라 얏!”해서 달라고도 한다. 그럴 땐 그럴듯한 이유를 대서 아리의 관심을 돌리느라 애를 쓴다.

그런데 오늘은 아리가 매직쇼를 한다고 엄마아빠 할머니를 모두 불러 둘러 세워놓고 눈을 감으라고 한다.

양손을 번갈아가며 빈손으로 ‘있다!’ ‘없다!’를 몇 번 번갈아 하고는 나중에 서툰 솜씨로 주머니에서 쿠키를 꺼내어 보이면서 얏! 하고는,

“에브리 바디, 오픈 유어 아이스.” 한다.

아리의 매직쇼 덕분에 오늘 저녁에도 또 한바탕 웃음꽃이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