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2-아리랑 도리랑

680-바이올린 갖고 싶어요.

천마리학 2011. 3. 13. 20:27

 

 

*2011년 2월 16일(수)-바이올린 갖고 싶어요.

 

 

 

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에 며칠 전에 아리에게 할 일을 잘 하면 영화 한편 보여주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아리가 너무 좋아했다.

컴을 여는데 아리가 자기가 클릭도 하겠다고 하면서 마우스를 쥐고 조종하기 시작했다. 할머니 어디? 여기? 하면서.

페브릿에 달아놓은 유튜부로 들어가서 아리가 원하는 <빅 배드 울프>까지 들어가는 것을 아리가 했다. 늘 봐도 빅 배드 울프를 좋아하는 아리! 그런데 눈여겨 보면 극의 진행과정에서 좀더 구체적인 부분이나 지금까지는 두루뭉실 추측으로 넘어갔던 부분을 조금씩 이해가 되는 것이 표 난다. 이해가 가는 장면에서 얏호!를 부르기도 하고 온몸을 움츠리기도 하면서 매우 몰입한다.

빅 배드 울프를 보다가 갑자기 말했다.

 

“할머니, 이거 갖고 싶어요.” 바이올린 켜는 흉내를 냈다. 악기를 갖고싶다는 표현은 처음이다. 가끔 피아노를 두드리거나 하모니카나 피콧을 불어대기는 한다.

 

 

 

 

 

 

 

 

“바이올린을 갖고 싶다고?”

리틀 피그가 키는 것을 보고 그러고 싶어진 모양이다.

그러잖아도 며칠 전에 할머니가 엄마와 아리 도리 교육에 대하여 이야기 하던 중 아리의 음감을 살려주기 위해서 엄마에게 스즈키 음악원에 알아보라고 이야기 했던 참이었는데, 때가 된 모양이구나.

오늘 아침엔 우박이 내렸다. 아리는 처음 보는 우박이다. 옷에 떨어지면서 사락사락 내는 소리를 듣더니 매우 신기해 했다.

“할머니, 노 레인, 베리 퍼니.”

“수증기가 뭉쳐서 물이 되어 하늘에서 내려오다가 날씨가 추워지니까 얼어버린 거야. 알지?”

고개를 끄덕인다.

“영어로는 헤일, 한국말로는 우박, 우박, 따라서 해봐.”

스트릿카를 탈 때까지 연신 재미있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