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596-스카잎 화상통화, 오, 아리!

천마리학 2010. 9. 8. 13:35

 

    할머니랑 아리랑 596

 

*2010년 8월 10일(화)-스카잎 화상통화, 오, 아리!  

 

 

오, 아리! 그리고 사랑하는 나의 가족들!

오늘 아침에 Skype 으로 화상통화를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상태가 다소 불안정하긴 했지만 그게 어디 대수냐. 보고싶은 가족들의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니.

처음에 핸폰으로 걸려왔을 때 들리던 아리의 고운 목소리. 가녀리고 곱고 맑은 샘물 같은 그 목소리.

“할머니 보고 싶어요” “할머니 빨리 오세요…” 하다가 그만 장난기로 넘어가더니 ‘방구!’가 되어버렸지.

“아리야, 뭐라구? 방구?”

했더니 아리 네가 ‘방구’라는 소리에 재미가 있었던지

“방구? 하하하, 아빠 방구!”

그래서 한바탕 웃기도 했지.^*^

 


"할머니, 재미있는 이야기 해줄게요"

하고 말하는 아리!

 

 

할머니 쪽 마이크가 좋지 않은지 할머니 목소리가 안 들린다고 아우성치다가, 할머니에게 책도 읽어주고, 동화도 들려주고, 새로 마련한 피아노도 쳐 보이고, 수박도 잘라 먹여주고… 놀이도 하는 우리 아리, 정말 요렇게 이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겠구나.


 

아리야, 정말 고마워.

할머니에게 책도 읽어주고 동화도 들려주고, 그리고 게임도 해주어서.


 

아리가 처음에 읽어준 책은 <Little Bear`s Visit>

열심히 책장을 넘겨가면서 종알종알 책을 읽어주는 아리. 아리와 마이크의 거리가 멀어서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지만 책장을 넘겨가며 읽어주는 네 표정을 보며 다 알아들었단다.

이어서 두 권의 책을 더 읽어주더니 이번엔 소파에 앉아서 두 손으로 온갖 시늉을 해가면서 고 귀여운 입을 쫑긋쫑긋해가며 열심히 손짓 몸짓을 섞어가며 열심히 이야기 해주는 아리. <I can Be anything !>이었어.

 


 

아리가 할머니에게 읽어주는 책
<Little Bear`s Visit>

 

 

 

아리가 할머니에게 장난감 부엉이를 보여주었다.

 

 

 

그 다음엔 놀이를 시작했지.

“내 생일 잔치에 올 사람 손들어 보세요.”

하니까 엄마 아빠가 모두 손을 들더구나. 할머니도 들었지.

그랬더니 이번엔

“내 생일파티에 올 때 선물을 꼭 가지고 오세요.” 하는 아리.

“내일은 챕터스에 갈 건데 갈 사람은?”

엄마 아빠는 물론 할머니도 손을 들었지.

“같이 챕터스에 가는 사람에겐 사탕을 주겠어요.”

이번엔

“도서관에 갈 사람 손 드세요~”

엄마 아빠 그리고 할머니 모두 손을 들었지.

그랬더니 챕터스에 간다면서 엄마 아빠를 뒤따르게 해놓고 소파 주위를 빙빙 도는 아리. 그 모습을 화면으로 보면서 할머니랑 아리랑 함께 ‘술래잡기’하던 생각이 나더구나. 그 때  할머니가 땀을 뻘뻘 흘렸던 거 기억하지? 할머니는 숨이 차서 헉헉 거리는데 아리는 재미있어서 자꾸만 더 하자고 조르곤 했지. 그때의 아리가 깔깔거리며 웃던 웃음소리도 생각났단다. 너도 생각나지?

 

할머니에게 피아노를 쳐 보여주기도 했지.

도, 레, 미, 파…  아, 베, 세, 데…

입으로 노래 불러가면서.

 

 

아리가 챕터스에 갈 사람? 하고 묻자 아빠가 손을 번쩍 들었다.

옆에 있던 엄마도 들고, 한국에 있는 할머니도 들었지.

 


 

잠시 후엔 요란한 소리가 들리기에 물어봤더니 한국방송의 어린이 프로그램인 티브이 유치원 <파니파니>를 보고 있더구나.

아리는 전부터 <파니파니>를 즐겼었지.

 

수박을 먹으며 할머니에게 내밀었지만 할머닌 받아먹을 수 없어 그냥 시늉만 했단다.

아침 식사하려던 참에 걸려 와서 11시가 넘도록 통화하면서, 배고픈 것도 잊고 더운 것도 잊었구나.

 


아리는 지금 엄마아빠 손을 잡고 챕터스에 가는 흉내를 내고 있다.

 

 

 

아리야, 할머니의 보고 싶은 마음은 아리가 할머니를 보고 싶은 마음보다 천 배 만 배 된단다.^*^

계속해서 스냎 샷을 찍어댔지만 어느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은 할머니의 이 마음을 아리가 알기나 할까?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만큼,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터지도록 껴안아주고 싶은 마음.

이 말들이 무슨 뜻인지, 나중에 커서 알아보렴.^*^

 

오늘 아리 너와 엄마아빠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았으니 또 며칠 동안은 그 힘으로 살겠다.

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