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563-아리의 책읽기와 술래 잡기!

천마리학 2010. 6. 4. 07:58

     할머니랑 아리랑 563

 

*2010년 4월 7일 수요일-아리의 책읽기와 술래 잡기!

 

 

 

아리는 책읽기를 엄청 좋아한다. 요즘은 바쁜 관계로 잠시 뜸해졌지만 아리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가 대형서점인 ‘쳅터스’였다.

지금도 책을 가지고 와서 읽어달라고 수시로 조른다.

오늘도 침대 위에서 할머니가 책을 읽고 있었더니 자신이 보던 책을 덮고 할머니 책을 빼았는다.

“아이 라이크 디스 북!”

“아냐, 이건 할머니 책이야.”

기어이 뺏어가더니 할머니가 보던 곳을 덮어버리고 처음부터 시작해서 책장을 넘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IQ84>

그림이 있을 리 없다. 그래서 싫어할 줄 알았다.

“봐. 그림이 없잖아”

그래도 자기는 그 책을 좋아한다면서 활자 가득한 책장을 흥미 있게 훑어 내리면서 진지하게 한 장 한 장 넘겨간다. 그럼 자 책 바꾸자. 아리 책으로. 하고 할머니는 책읽기를 포기한다. 아리의 책으로 바꿔서 읽기 시작한다.

비록 잠시 동안이라고 해도 활자 가득한 책을 실증내지 않는 것을 보면 신통한 생각이 든다.

 

 

 

 

할머니와 술레잡기 중,

할머니가 뒤쫓아오나 안오나 보느라고 돌아보는 아리.

만약 할머니가 딴전을 부리면 기어이 불러댄다.

컴 위드 미 할머니. 컴 플레이 투게더, 투게더!

 

 

 

 

아리와 술래잡기 하기가 요즘은 할머니가 힘 들 때가 많다. 그만큼 아리가 자랐다는 증거다. 아리는 놀기 시작하면 땀을 뻘뻘 흘리면서까지 끊임없이 계속하며 폭발적인 에너지를 쏟아내기 때문에 놀다보면 할머니가 지치고 아리에게선 땀 냄새가 나기 때문에 아빠가 곧 목욕을 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평소에도 할머니와 술래잡기를 엄청 좋아하고 자주 한 편이긴 하지만 요즘은 새로운 방식이 생겼다.

어제저녁 식사 후에 아빠가 요즘 새로 장만한 홈 티어터 화면을 점검하는 것을 보느라고 소파 뒤에 서 있었지. 그때 아리가 할머니가 서있는 소파의 전으로 올라서기에 할머니가 아리의 다리 부분을 붙들고 조심시키고 있는데 갑자기 아리가 소파 위로 뛰어내리는 거야. 그 순간 할머니가 놀라서 급하게 아리의 몸둥이를 안아 채지. 낚아 올리듯이말야. 그랬더니 아리는 그게 재미있었나봐.

다시 소파 위로 올라와서 할머니의 관심을 집중시키고는 뛰어내리면서 붙잡으라는 거야. 몇 번 그렇게 한 것이 그만 놀이가 되어버렸네. 아리는 못 잡게 하고, 할머니는 못 뛰어내리게 하고…… 그러다가 한번쯤 놓치는 척 하면 소파로 뛰어내린 아리가 다음 소파로 건너뛰는 것을 할머니가 팔을 뻗어 잡는 시늉하고 아리는 잡히지 않고 도망가는데 성공하고, 할머니가 건너편 소파로 아리를 잡으러 가면 아리가 재빨리 소파 주변을 돌면서 도망치고… 결국 할머니와 아리는 술래잡기를 하듯 소파 주변을 지칠 때까지 빙빙 돌게 되는데, 언제나 할머니가 지치지. 아리는 지치는 법이 없으니까. 지치기는 커녕, 오히려 놀이가 더욱 격렬해지지.

 

 

 

 

에프터 원세컨 할머니~

할머니 잠시 후에 잡으로 오세요~

해놓고는 2층으로 달아나는 아리.

 

 

 

 

 

오늘도 할머니를 불러 소파 옆에 세우고는

“할머니 유, 홀드 미. 앤 아리 폴 언더 소파. 앤 에프터, 할머니 앤 아리, 런 런 런, 유노우?”

‘할머니가 소파로 뛰어내리는 아리를 잡고 그러다가 아리가 소파 위로 뛰어내려 건너편으로 간 다음, 할머니가 쫒아와서 아리를 잡고, 그렇게 소파를 빙빙 달리면서 아리 잡기를 하자’는 내용이다.

 

할머니가 안돼요!하면서 다급하게 붙잡을 때마다 재미있어서 깔깔 거리는 아리!

할머니가 지치는 건 생각도 못하고 그저 달리면서 술래잡기하는 재미에만 빠져있는 아리!

얼마나 요란스러운지 ‘할머니 살 빠지겠다!’하고 엄마가 한 마디 던지기도 하고, ‘아리, 할머니 타이어드!’하고 아빠가 아리를 제지시키기도 하지만 어떻게든 할머니가 그 자리에서 사라지지 않는 한은 아리의 열정은 끝이 없지.

 

아리야, 나중나중에 네가 커서 장정이 됐을 때 할머닌 꼬부랑이 될 텐데, 그땐 네가 할머니를 업고 다니렴! 알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