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548-I need take a rest!

천마리학 2010. 4. 22. 10:36

 

 할머니랑 아리랑 548

 

   

*2010년 3월 7일 일- I need take a rest!

 

 

 

일요일, 하지만 이사를 앞두고 또 엄마의 필라델피아의 학회도 앞두고 있어서 매우 바쁘다. 짐도 미리 대충 정리하여 싸야 하고, 무라노의 일도 봐야 하는 등……

그런데 할머니도 한국 쪽에 일이 생겨서 바쁘고……

 

오늘의 아리 싸커 타임이 12시로 변경되어 아빠랑 함께 다녀왔다.

현관을 들어서면서부터 재잘재잘.

“다녀오옴씀다아,꾸뻑”(다녀오겠습니다)

항상 그렇듯이 서툰 한국말로 날리고나서 재잘재잘 설명하기 바쁘다.

“팝콘도 먹고 크렌베리 쥬스 에이트! ……아빠 앤 미……”

 

 

 

 

집 앞에 있는 Terry Fox 공원의 잔디 위를 달리는 아리!

 

 

 

 

 

마루바닥에 업드려 종이에 뭔가를 열심히 그리더니 할머니 할머니 할머니 하고 숨가쁘게 부른다. 왜 그러냐고 했더니 종이를 들고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할머니에게 종이를 들고 와서 씨, 씨, 씨, 보라고 한다.

“뭐야?”

“디스 이즈 타조”

“와아, 이게 타조야? 어떻게?

“씨, 씨, 히어 이즈 다리… 앤 히어, 눈… 노오스, 코” 하는데 보니까 정말 비슷하게 보인다.

“오, 정말 그렇구나. 타조 이름이 뭐야?” 했더니 종이 위에 계속해서 쓰기 시작한다.

“디스, 타조 네임.”

“타조네임?”하면서 그어놓은 작대기들을 보고있는데

“원한드렛원 톡톡톡, 타조이름 앤 디스이즈 퍼 지우누나, 지우누나 선물!”한다.

제딴에는 이 그림을 지우누나에게 선물하고 싶은 생각이 난 모양이다. 신통하다.

아리가 타조이름 이라고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읽은 작대기들이 정말 11***이다. 이것도 신통하다.

 

 

 

 

 

싱그러운 봄!

싱그러운 봄 속을 싱그럽게 달리는 아리!

 

 

 

 

 

 

오후, 모두 바쁜 할머니와 엄마와 아빠 사이를 오가며, 할머니와 엄마와 아빠 사이의 자투리 시간을 방해하고 사이사이를 누벼가며 놀던 아리가 어느 순간 갑자기 방으로 들어가더니 침대에 가서 눕는다. 엄마가 이상하여 따라 들어간다.

“아리, 왜 그래?”

“……”

“왜? 자려고? 자고 싶어?”

“노우”

그런데 요 깜찍한 우리집 행복 요정, 하는 말 좀 보소, 제 엄마가 웃음을 참지 못한 채 쿡쿡쿡 웃으며 나온다. 할머니도 물론. 우리 모두 입이 벌어졌다.

왜 그럴까? 아리가 다음과 같이 말했기 때문이다.

“아이 니드 테이크 어 레스트!” (휴식이 필요해요!)

 

할머니가 참지 못하여 컴에서 손을 떼고 들어가봤더니 이불을 덮고 눈을 뜬 채 누워있는 것이다.

“아리, 피곤해?”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십 분이나 그러고 있었을까? 이내 일어나서 괜찮아졌다고 하면서 놀아야겠다고 한다. 물론 할머니가 옆에 가서 카메라를 들이대고, 말을 건 탓이긴 하지만.

정말 깜찍한 우리 아리!

그 귀여운 입에서 튀어나오는 귀여운 말 때문에 웃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