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천학의 시마을

시-아웃 사이더

천마리학 2010. 4. 19. 06:13

 

 

 

 

  아웃 사이더

              --콜렉터 6

                

            권     천     학


 

 

 

                           문밖에서 오래 서성이는

                      한 사람을 보았네

                      햇빛도 고도를 낮추고

                      지친 꿈들이 무거운 몸으로

                      서서히 내려앉는 그 시각


                      흘러나오는 웃음소리를

                      그리워하면서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불빛의 날 선 체온을

                      두려워하면서


                      세상의 중심으로

                      따뜻함 속으로

                      뛰어들지도 달아나지도 못하고

                      문밖에서 머뭇머뭇

                      오래 서성이는

                      그림자 긴

                      한 사람을 보았네

 

 

 

아웃 사이더!
나는 이 말에 서린 찬바람을 잘 안다. 눈보라 치는 말의 혹독한 추위를 잘 안다. 그러나 그것은  살아있음이다.

아웃 사이더!
살아있으면서 무지 외로워하는 사람이다. 꿈이 있기 때문이다. 꿈이 크기 때문이다.

아웃 사이더!
이 말을 하면 언제나 제일 먼저 나 자신을 떠올린다. 로댕으로부터 사랑을 사기 당한 여인을 떠올린다. 캣츠의 늙은 고양이를 떠올린다. 이민자들을 떠올린다. 버지니아 공대의 승희를 떠올린다. 항상 허기져서 금 밖으로만 나돌던 젊은 날의 나를 생각한다.

그랬다, 나는 항상 아웃사이더였다. 꿈의 높이가 항상 내 키보다 컸다. 생각하는 모든 것은 언제나 나로부터 멀리 떨어져있고 가지고 싶은 것은 언제나 먼곳에 있었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 또한 멀리, 높이 있었다.

아웃사이더!
그래서 나는 이 말만 떠올리면 맨 먼저 나 자신이 떠오른다. 로댕의 연인이 떠올려지고, 맨발의 이사도라 던컨을 떠올리고, 푸리다 카를로를 떠올리고, 캣츠의 늙은 고양이를 떠올리고, 버지니아공대의 승희를 떠올리고, 이민자를 떠올리고..... 그러다가 맨 나중엔 결국 다시 나 자신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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