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536-퐁당! 했더니 개구리 퐁당퐁당!

천마리학 2010. 3. 15. 11:50

 

 할머니랑 아리랑 536

 

*2010년 2월 6일 토-퐁당! 했더니 개구리 퐁당퐁당!

 

 

요즘 아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응까 가리기!

응까가리기가 시작된 지 꽤 오래 되었지만 여전히 되지 않는다.

응까가 마려우면 여전히 할머니방으로 소리없이 들어가 커튼 뒤에 숨어서 팬티에 그냥 눈다. 매우 심각한 표정에 미안함과 걱정이 버무려진 태도와 표정이 안쓰럽다.

할때마다 토일렛에 가서 하자. 할머니가 안고 하자, 무섭지 않아, 아리는 빅아리지, 그래야 리틀 보이가 된다 등등등 회유해보지만 그때마다 약속하고 또 하고… 하지만 다 소용없다.

응까 할 때가 되면 여전히 숨어들고, 도와주겠다고 유도해도 아리는 완강하다.

데이케어 선생님들도 그런 과정이니 걱정할 것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빨리 가렸으면 좋겠다.

새 데이케어 선생님들이 고맙다. 응까를 치우는 일이 예사롭지 않을텐데도 개의치 않고 걱정 말라고, 기다리자고 하니까.

그러나 전에 다니던 키즈앤컴파니 선생님들은 다르다. 금요일만 다니는데 갈때마다 귀찮으니까 다이퍼를 채워버린다. 저녁때 돌아왔을 때까지 다이퍼가 뽀송뽀송 마른채로 있다. 답답한지 아리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다이퍼를 벗어버리면서 ‘노 피피! 노 피피!’하곤 한다.

 

 

 

 

 

 

 

 

 

오늘도 응까 기색이 있어서 할머니가 또 유도하느라 애썼지.

“토일렛에서 하자. 무섭지 않아, 한번만 해보면 돼. 딱 한 번만!”

아무리 달래고 유도해도 막무가내다.

“토일렛에 앉아서 퐁당, 한번만 하면 아리 똥꼬도 안 아프고 고추도 안 아프고 팬티도 안 더러워져서 좋아, 그러니까 퐁당, 한 번만 해보자”

했더니 딴전을 피우는 아리.

“아, 퐁당퐁당 개구리?”

요런 깜찍한 녀석을 봤나!

“그래, 개구리처럼 퐁당, 퐁당, 응까를 퐁당, 퐁당 하면 돼.”

“퐁당퐁당 프로그, 할머니…”

“아니아니, 아리 응까 퐁당퐁당 토일렛…”

할머니 말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제 할 말만 한다.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 중에 개구리가 물속으로 퐁당 도망갔다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걸 상기해내서 퐁당퐁당이 똑 같다고 말하는 것이다.

“할머니 할머니 씨, 씨, 누나 퐁당퐁당, 간지간지…”

요녀석이 이번엔 또 할머니가 불러주는 노래 ‘퐁당퐁당 돌을 던지자 누나 몰래 돌을 던지자 건너편에 앉아서…’하는 노래를 기억해내고 퐁당이 거기도 나온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렇게 계속 딴청을 부리는 아리가 귀엽기 짝이 없다. 또 상상력이나 연상력이 뛰어난 것도 기분 좋은 일이어서 할머니는 그만 아리에게 지고 만다. 그러면서도 기분이 좋고 아리가 한없이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