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428-엄마는 시카고행 , 할머니 약속대로 핏자를 !

천마리학 2009. 5. 19. 00:24
 
  할머니랑 아리랑 428

 

*3월 19일 목-엄마는 시카고행, 할머니 약속대로 핏자를 ! 

 

 

 

어제 할머니가 너를 픽업해서 돌아오는데 핏자가게 앞에서 네가 핏자를 사달라고 하는 거야.

사실은 할머니가 데이케어에 가기 전에 아리 너 좋아하는 풋호박 부침게를 만들어놓았는데말야.

그래서 오늘은 할머니가 만들어놓은 부침게를 먹고 핏자는 내일 사주겠다고 했지. 그리고 돌아와서 부침게를 먹으면서 <브라운 베어 웟 드 유 시?>를 하면서 놀았지.

요즘 아리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바로 <Brown bear What do you see?>

혼자서 서툰 발음으로 흥얼흥얼 손가락 짓을 하며 노래를 부르면서 red bird, yellow duck, blue horse, white dog, gold fish, puple cat, monkey, teacher, children 들을 모두 기억해내지.

와아~ 스마트 아리!

그런데 그렇게 놀다가 할머니에게 말하는 거야. 

"함머니, 녤(내일) 핏자 바이(buy) 으응? 응?"

할머니가 핏자 내일 사준다고 한 말을 확인시키는 거야. 

"오케이, 약속"

할머니가 손가락을 걸며 약속을 했지.

그랬는데 오늘 오후 아빠가 별일 없나하고 전화가 왔어.

그래서 할머니가 그 이야길 했더니 아빠가 우리 집앞의 핏자가게에 전화해서 예약을 해놓은 거야.

Large size, Olive Pineapple and Bacon 으로. 5시 30분까지.

아빠가 값까지 다 치루었으니 우린 데이케어에서 돌아오는 길에 찾기만 하면 돼. 

와~ 신난다! 그치?

 

 

 

 

아리의 얄궂은 장난에 엄마가 깜짝!

 

 

 

 

 

지난 월요일에 엄마는 한국학세미나가 있어서 시카고에 갔잖아. 일주일간이라서 이번 토요일에나 돌아오지. 그동안 우리끼리만 있으니까 할머니랑 아빠는 네가 외로워 할까봐서 걱정인데 잘 있어줘서 고맙고 안심이란다.

엄마가 보고싶다. 그치?

엄마 잘 다녀오세요. 아리랑 아빠랑 할머니랑도 잘 있을게요~


한국의 왕할아버지께 안부전화를 드렸을때 아리가 수화기를 들고

"살뤼 왕하부지,(핼로우 왕할아버지) 헤브어굿떼(헤브 어 굿 데이!)"

해서 왕할아버지를 몸살나게 해드렸다.

또 발코니에서 온타리오 호수 위로 날아가는 비행기를 보며 할머니가 저 비행기 타고 엄마가 시카고에 갔단다 하면서 시카고를 연습시켰더니 씨 까 꼬 하고 따라 한다.

그래도 시카고란 말이 잘 기억되지 않는지 다시 물어보면 떠올리느라고 고개를 갸웃하고 만다.

옷 서랍에서 작년에 엄마가 시카고에 갔을 때 선물로 사온 노란 티셔츠를 찾아 입히면서 앞에 새겨있는 CHICAGO 를 따라 읽게 하면서 반복 시켰더니 따라하긴 잘 한다. 아마 내일 쯤엔 혼자서도 기억할 것이다.


아리가 가끔씩 불쑥 불쑥 느닷없는 말을 하기도 한다.

고어웨이!, 이츠 마인! 해브어굿데!...

그러나 역시 긴 문장은

"할머니, 응응응 홀스 응응응 아저씨 데이케어 응응응..."

(할머니 데이케어에서 오는 길에 홀스(기마경찰)아저씨를 봤어요.)

"할머니, 디스 쿠키 응응응 지수누나 응응응... "

(할머니, 이 쿠키를 지수누나가 주었어요.)

"할머니, 냠냠, 응응응 아줌마 응응응 오버데어 응응응..."

(할머니, 이거 레스토랑 아줌마가 주었어요.)

"할머니, 응응응 빅 도그 와잇도그 응응응 아저씨 응응응..."

(할머니, 복도에서 아저씨가 하얀 개를 끌고있는 걸 봤어요.)

 

 

 

어디든 올라가기 좋아하는 아리!

특히 식탁에 올라가는 것 때문에 엄마아빠의 꾸중!

 

 

 

 

하며 눈빛 손짓 섞어가며 눈 똥그랗게 뜨고 설명하느라고 열심이고 꼭 마지막엔 오버데어로 끝을 맺는다.

할머니가 화잇독 화잇독 웟두유 씨이~ 하면, 얼른 따라서 노래를 이어가기도 한다. 

"아이씨어 레벗 레벗 루킹엔미, 레벗 레벗 웟두유 씨, 아이씨어 옐로우 덕 옐로우 덕 르킹엣 미...(I see a red bird red bird looking at me, red bird red bird what do you see? I see a yellow duck yellow duck...)

와, 아리가 요즘은 조금씩 말이 는다. 그 모습이 기특하고 신기할 뿐이다.

힘드는 것도 있지.

의자위에 올라가서 '점펍하이'를 할 때 할머니도 꼭 함께 올라서서 뛰자고 할 때, 또 할머니 침대 위에서 '점펍하이'를 할 때도 꼭 할머니도 함께 서서 뛰자고 할 때,

또 있지. 아리가 말 카드 놀이를 할때 꼭 할머니를 옆에서 지켜보게 하는데, 할머니가 비스듬히 팔 괴고 누우면

"할머니, 씻다운! 씻다운!" 하면서 꼭 앉아있게 명령하는 것.

할머니가 아리를 거꾸로 들고 하늘도 보게 하고 거꾸로 서기도 하게 하는데 그 놀이를 엄청 좋아하지. 좋아하는 건 좋은데 계속하자고 하는 바람에 힘이 빠진 할머니가 허리가 아파서 아주아주 힘이 든단다. 그래도 계속하자고 몸을 구부리며 떼를 쓰지. 이그! 힘들다 할머니!

그래도 이뻐 우리 아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