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랑 아리랑 427
*3월 20일 금-방구대장 아리는 나르시스!
오, 아리! 오늘 아침에 아리는 나르시스가 되었어.
수선화가 된 나르시스말야.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야긴데,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아름다워서 물에 뛰어들어버리고 수선화가 된 청년이지.
왜 아리가 나르시스가 되었을까?
오늘 아침엔 지우누나 엄마가 보내온 옷 중에서 노란 옷이 있었는데, 왼쪽 가슴과 등판에 루스터가 큼직하게 수놓인 옷이야. 데이케어에 입힐 옷을 엄마가 준비하는데, 네가 그 노란 옷을 고른 거야. 그 옷을 입고는 스스로 만족해하며 어깨를 으쓱!
"에쁘다아~" 하는 거야.
그리고는 할머니에게도 다가와서
"함머니, 아리 에쁘다아~"
하면서 아주 흡족해하는 거야.
평소에 노랑색을 좋아하는 아리. 노란 옷이 아주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야. 루스터가 수놓인 것도 좋고.
얼마 전부터 가끔 할머니 얼굴을 두 손으로 쓰다듬으며 '할머니 에쁘다아~'하긴 하지만 자신의 모습을 '예쁘다'고 표현하며 만족해하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지. 그래서 할머니가 아리더러 나르시스라고 한 거야^*^
기분 좋아서 의기양양하게 걸어 나가는 네 모습을 보면서 건강하게 자라는 너의 아름다운 모습이 할머닌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
요즘은 네가 방구대장인거 알지?
왠일인지 냄새가 아주 심해.
냄새가 심해서 네가 응까를 했나하고 다이퍼를 체크하기도 하고, 또 엄마는 질색을 하지.
이상해. 요즘따라 왜 그렇게 방구를 많이 뀌는지.
"아유 냄새, 누가 방구뀌었지?"하면
"아리!"
하면서 자기를 가르키는 너를 보고 웃지않을 수 없어.
생각해보니까 네가 방구를 많이 뀌고 냄새가 심한 것이 피스타치오 때문인가봐. 요즘 할머니가 해주는 호랑이 아저씨 이야기에 나오는 다람쥐가 좋아하는 피스타치오를 아리도 좋아하지.
엄마아빠가 피스타치오가 할머니의 콜레스테롤을 낮춘다고 해서 사온 건데 네가 아주 좋아해서 네가 다 먹지.
처음엔 할머니가 입으로 씹어서 먹이면 받아먹다가 요즘엔 스스로 씹기도 하지.
피스타치오 때문에 할머니 침대가 아주 엉망이 되지. 침대위에서 네가 깡충깡충 뛰면 피스타치오가 튀어올라서 흩어지는데 그걸 즐기는 너는 끊임없이 뛰고 또 뛰고... 넌 참 잘도 뛰지. 그건 좋은데 할머니까지 함께 뛰자고 하는 바람에 할머니가 애를 먹잖아.^*^
할수없이 할머니까지 침대위에 올라가 뛰니까 침대가 얼마나 힘들까? 아마 할머니 침대가 빨리 망가질 거야.^*^ 그치?
그런데 아리야. 너의 방구냄새가 심해도 할머니 침대가 빨리 망가져도 상관없단다. 다 괜찮아 너만 잘 자란다면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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