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414-도도타임! 그리고 할머니 생일 1/12

천마리학 2009. 4. 24. 18:21

 

  할머니랑 아리랑 414

 

 

*1월 12일 월-도도타임! 그리고 할머니 생일

 

 

 

오늘은 할머니의 63회 생일이야. 1월12일, 한해가 시작되는 시점에 있는 할머니의 생일이 한해를 열고 한해가 끝나가는 12월 21일인 너의 생일은 한해를 마무리한다는 것, 그래서 너랑 나랑은 3살짜리 동갑네 친구라는 것, 넌 새내기 3살짜리, 할머닌 구내기 3살짜리, 2009년의 생일이 되면 3살이 되지. 알지?


사실 할머니도 너의 엄마처럼 음력생일과 양력생일 두 개의 생일을 치른단다. 음력생일은 할머니의 부모님인 왕할머니 왕할아버지를 비롯해서 가족들이 챙기시지. 음력생일이 지난 5일이었어. 그 날이 마침 월요일이어서 하룰 앞당긴 4일 일요일에 할머니의  형제들이 모두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잖아. 그리고 양력생일은 주로 친구들이 챙겨주지. 그래서 오늘도 할머니의 시인 친구들 몇 명이랑 함께 안양 예술공원에서 두부랑 파전이랑 막걸리를 마시면서 축하해주었어. 오랜만의 귀국이니까 못 보던 친구들도 만날 겸, 즐거운 시간이었단다. 생각해보면 그래도 잊지 않고 챙겨주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해.

 


 

화상통화, 

할머니가 한국의 안양집에서 말하고

아리는 토론토의 집에서 할머니가 말한 키보드에서 알파벳을 짚고...

 

 

 

 

오전에 스카잎으로 우리 통화했잖아. 너의 엄마아빠가 할머니의 생일 선물로 마련한 검정색 옷을 너에게 입혀 보였는데 너무 커서 스르르 벗어지더구나. 그래도 네가 할머니 옷을 입고 쩔쩔 매는 모습이 귀여웠지. 사실 넌 할머니의 생일 같은 건 염두에 없고 그저 노는 일, 티브이 화면을 보면서 춤추고, 할머니가 부르는 노래에 맞춰 몸짓을 하고 춤을 추고····· 그런 것이 더 예쁘고 좋았단다.


할머니가 김치부침개를 보여주면서

“아리, 아~” 하면 입을 벌리고 화면 가까이 달려들고, 또 네가 손에 든 쿠키를 할머니에게 준다고 화면 가까이 대고····· 커피도 고구마도 딸기도·····

처음엔 정말 손을 뻗었다가 실망하곤 했지만 이젠 안 되는 걸 알고 몸짓만 하고 하하 웃으면서 얼른 돌아서버리지.

빨리 만나고 싶구나.

 

너, 요즘은 저녁 8시 30분경이면 잠을 자는 아주 좋은 습관이 들었더구나. 할머니와 스카잎을 하는 시간이 으레히 그 무렵이 되지. 할머닌 오전 10시경이면 너희는 밤 8시경이니까. 할머니와 통화하다가 ‘도도 타임!’하면 자러가는 준비를 하지. ‘블로어 키쓰!’ 그리고 ‘바이~’ 그러고나서 넌 사라지지.


할머니가 없는 동안 잘 자라는 네가 아주 신기해.

스카잎을 통해서 나날이 달라지는 너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


요즘 너의 엄마 감기가 조금 나아지고 있더구나. 그래도 네가 감기에 걸리지 않고 잘 넘겨주어서 아주 좋아.

아리! 

건강한 말썽꾸러기로 자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