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392-아리의 노바디 노바디 그리고 아빠의 구두

천마리학 2009. 2. 18. 23:56
 
  할머니랑 아리랑 392

 

*11월 7일 금-아리의 노바디 노바디 그리고 아빠의 구두  

 

 

유튜브를 통해서 알게 된, 한국에서 지금 유행하고 있다는 원더걸스의 <노바디>가 드디어 이곳 토론토의 아리에게도 상륙했다. 요 며칠사이 <원더걸스>의 <노바디> 동영상을 본 후로 <노바디>를 춤추는 아리. 혼자 놀 때도 가끔씩 '오바디 오바디...'하고 웅얼거리면서 춤을 춘다. 서툴지만 손을 흔들고 다리를 이리저리 뻗으며 춤을 추는 모습은 엄마아빠 그리고 할머니를 매료시키고 만단다.


 

할머닌 오늘, 오랜만에 스티븐 커뮤니티에 나가서 로산나랑 쥴리아선생님과 클라스메이트들에게 한국에 다니러 간다는 인사를 하고 왔지. 특히 제시카는 항상 할머니가 그립다면서 아쉬워하더구나. 모두들 할머니의 영화가 언제 나올까를 궁금해 하기도 했단다.

와, 그러고보니 꼭 할머니가 진짜 영화배우가 된 기분이야.


 

 

아빠구두를 신고 뭐가 그리 신나는지...

 

 

 

 

오늘도 데이케어에서 돌아오자마자 할머니에게 손에 든 치킨을 보이면서

"함머니, 치킨, 치킨, 아줌마...:"

금요일이라서 엄마가 우리 식구 저녁식사로 아랍인 레스토랑인 <아누쉬 레스토랑>에 들러서 <치킨 샤와르마>를 사왔는데 레스토랑 아저씨 아줌마가 너에게 별도로  치킨이랑 디저트용 과자를 주셨더구나. 그 집 아저씨 아줌마는 평소에도 우리 아리를 아주 좋아하시지. 아줌마는 언제나 네가 눈에 띄기만 하면 네 마음을 사려고 초컬릿, 치킨, 쿠키 등을 주곤 하지.

참 요즘 네가 자주 찾은 음식이 초컬릿이야. 이상하게도 요즘은 걸핏하면 초컬릿을 달라고 해서 엄마랑 아빠랑 매우 신경 쓰고 있단다. 왜냐? 초컬릿은 당분과 각성제가 들어서 먹고나면 매우 흥분하지. 그러잖아도 <익사이팅 아리>인데 초컬릿을 먹고나서 더 익사이팅 해지면 감당하기 어렵지^*^


 

어디 그뿐이야? 아빠의 여름신발을 꺼내어 신고 엉거주춤 걷기도 하고, 원탁 위에 올라가 전화 다이얼을 제 마음대로 조작하기도 하고, 책상 위나 식탁 위에 올라가 폴짝폴짝 뛰면서 엄마가슴을 쿵덕쿵덕 만들기도 하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아무 물건이건, 양말이건 손수건이건 심지어 엄마가 쓰는 화장품이나 약까지도 "라비쉬, 라비쉬"하면서 쓰레기통에 넣어버리기도 하고··· 아유 못 말려, 너 그런 식으로 지난번 할머니의 USB도 버렸지? 이그! 

 


 

배타고 노는 것 같구나 아리!

 

 

 

말썽 피우는 게 또 있지. 물병이나 젖병을 거실 바닥에 마구 쏟아버리는 것. 할머니 화장실에 가서 수도꼭지 틀어놓고 물장난하며 옷을 다 적시는 것, 그래도 그건 봐 줄 수 있는데 문제는 네가 컵으로 물은 받아 화장실 바닥에 붓는 것이지. 전에는 키가 닿지 않아서 수도꼭지를 못 틀었는데 요즘은 지혜로워져서 세면기 앞에 목욕그릇을 엎어서 당겨놓고 딛고 올라서서 팔은 뻗어 수도꼭지를 틀지. 너의 키가 자랐다는 증거지. 아울러 너의 지혜로움도 자란 거야.

또 변기 위에 올라서서 할머니 화장품 그릇에 손대는 건 여전하지. 오랜 버릇이니까.

  

또 한 가지, 요즘은 뭔가를 삼키는 거야. 뭔지 모르지만 네가 불러서 가보면 뭔가를 입안에 넣고 우물거리다가 할머니가 보자고 하면 얼른 삼켜버리는 거야. 


 

어쨌거나 아리, 위험한 짓은 하지 말고 자라길 바란단다.

하지만 익사이팅하고 호기심 많고 도전의식이 강한 너를 누가 말리겠니? 우리 모두가 더 많이 너를 감시하는 수밖에 없지. 우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