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387-왕할아버지의 말씀 잊지 말자

천마리학 2009. 2. 3. 13:10

 할머니랑 아리랑 387

 

*10월 27일 월-왕할아버지의 말씀 잊지 말자    

 

 

오늘은 아빠가 회사를 쉬는 날, 지난주에 감사 받느라고 일을 많이 했기 때문에 얻은 보너스지. 잘 됐어. 할머니가 요즘 엄청 바쁜데 아빠가 너랑 놀아줄 수 있으니까.

무슨 일로 바쁘냐고?

아직은 비밀인데... 할머니가 요즘 연기연습하고 있잖아. 영화를 만들기 위하여 짤막하게 셈플을 만들어 심사에 붙인 다음 호응을 받으면 영화를 만들게 된다는구나. 지금 그 셈플을 만드는 중인데 할머니가 극중 엄마역할로 뽑혔어. 그래서 지금 대본연습 중이거든. 연기는 재미있는데 대사가 주로 영어로 되어있어서 어려워. 그 연습하느라고 바쁜 거야. 영화감독 글로리아네 집에 가서 하기도 하고 우리 콘도의 비즈니스실에서도 해.


 

오늘 아침 아빠가 너를 데이케어에 데려다주고 저녁때 픽업도 아빠가 했지. 픽업 때 메니저 제임스를 만나 비비 선생님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대. 비비선생님과 닐로 선생님 그리고 다른 부모의 의견도 들었는데, 비비선생님이 너를 때린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해. 네가 왜 그런 표현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날 엄마가 픽업하러 가기 직전에 네가 문에다 머리를 찧었는데 비비선생님이 너에게 '엄마 오면 그 얘기하라'고 말 했다는 거야. 그 순간에 엄마가 갔었는데 비비 선생님이 오버 액션을 취하는 것처럼 느낀 것도 바로 그 때문일 수 있고, 또 네가 아빠에게 한 표현도 '내가 머리를 문에 찧었는데 비비선생님이 엄마에게 말하라고 했어요' 하는 내용일 수도 있다는 거지.


 

어떻튼 확실한 답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최대한 우리의 의견을 존중해서 내린 제임스의 결정은 비비 선생님의 근무시간을 낮 시간으로 바꾸고 그 시간에 다른 선생님과 함께 케어 하기로, 절대로 비비 혼자서 아이들을 돌보지 않게 하기로 결정했대. 우리와는 다른 문제지만 이미 비비선생님에 대한 다른 학부형의 불만도 접수되어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모든 사실을 비비에게 알리고 다시 한 번만 비비선생님에 대한 불만사항이 나오면 해고하기로 결정했대.

아빠는 다음에 만약 개선되지 않으면 그땐 데이케어를 다른 곳으로 옮기겠다고 말했대. 제임스는 미안하다고 사죄를 하면서 그런 일은 절대로 없게 노력하겠다고 하더라는구나.

 


 

 

 

 

아빠가 비비 선생님과도 별도로 이야기 하면서 그 동안 돌보면서 아리 너에게 문제가 있더냐? 하고 물었대.

비비선생님의 대답은 너에게 전혀 문제가 없고 네가 아주 스마트하고 익사이팅하며, 클라스 메이트들 중에서 아주 좋은 리더역할을 한다고 하더래. 그 말은 이미 다른 선생님들에게서도 듣는 얘기지. 네가 토들러 반에서 나이가 어린 축에 들고 늦게 올라갔지만 네가 리더 노릇을 한다고 해.

사실 우리도 비비선생님에게 불리한 일이 생기기를 바라거나 사사로운 감정으로 그러는 건 아니지. 다만 어린 너에게 돌보는 선생님이 올바르고 평등한 보살핌을 하기를 바랄 뿐이지.


 

아리야, 이런 일이 있어서 너에게 미안하고 우리도 유감이야. 하지만 우린 네가 앞으로도 구김 없이 잘 자라리라는 걸 믿고 기대한단다. 우린 너를 가장 잘 알뿐만 아니라 너를 가장 사랑하는 가족이니까. ^*^ 알지?.


 

아직 두 살이 안 된 네가 알파벳을 다 아는 것에 대해 선생님들은 놀라지만 사실 그뿐만이 아니잖아. 넌 빨강, 노랑, 하양, 파랑, 보라, 블루, 초록, 오렌지, 검정까지의 색깔도 구별하지. 세모, 네모, 동그라미, 별모양을 알지. 또 웬만한 생활어는 한국어, 불어, 영어까지 다 알아듣고, 요즘은 종알종알 동작을 섞어가며 긴 문장도 얘기하지.

 


 

 

 

 

참 한국의 미경이모 기억하지?

미경 이모가 너의 발 크기를 물어왔어.

지금 미경이모는 다음 달에 네가 한국에 오는 날을 무척 기다리고 있으면서 너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대.

한국에서 너를 기다리는 사람이 어디 미경이모 뿐이니? 왕할아버지 왕할머니를 비롯해서 온 가족과 친척들이 기다리고 있잖아.

며칠 전에 전화할 때 네가 '왕하부지 왕하므니'하고 불러드렸을 때 얼마나 좋아하시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듬뿍듬뿍 받는 우리 아리!

 

너 처음 만났을 때 왕할아버지께서 하신 말씀 기억하지?

네가 6개월 때 한국에 갔었잖아.

첫만남이었던 그 때 왕할아버지께서 너의 얼굴과 몸을  살펴보시고 나서 하신 말씀이 있지.

"고녀석, 어디 한 군데 빠진 데 없이 잘 생겼다. 큰 인물이 되겠구나"

하시면서 네 엄마와 할머니에게도

"잘 길러라, 한국을 대표하는 인물로 키워라."

하셨단다.

네 엄마가

"할아버지, 세계적인 인물로 키울 건데요"

했더니

"한국을 대표하면 세계적인 인물이 되지"

하셨어.

아리야, 우리 잊지 말자 알았지?

앞으로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는 우리 답게, 아리는 아리답게 뻗어나아가는 거야.

그런 우리 아리에게 지금 비비선생님이 어떻게 하든 그깟게 무슨 문제야,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