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372-아리는 대식가, 된장쿠키와 오렌지

천마리학 2009. 1. 5. 21:49

 

  할머니랑 아리랑 372

 

*9월 25일 목-아리는 대식가, 된장쿠키와 오렌지     

 

 

 우리 아리는 대식가에 못 먹는 음식이 거의 없지. 데이케어에서도 아리는 언제나 주는 것을 다 먹고도 더 달라고 꼭 요청한다고 선생님들이 말하지.

요즘은 한 번에 바나나 큰 것을 두 개씩 먹어 치우고도 쿠키에 밀크까지 더 먹어서 가끔씩 할머니를 놀래키기도 해.

하지만 워낙 건강하고 게다가 가리는 게 없는 입맛임을 잘 알지.

하지만 며칠 전 할머니가 너를 픽업하고 데이케어에서 나오자마자 할머니가 준비해간 바나나랑 쿠키랑 먹였는데 그때 바나나를 한 개 다 먹고 쿠키도 먹고 밀크도 거의 300ml를 다 먹었는데도 또 바나나를 더 달라고 하는 것이었어. 더 달라고 하는 것도 그렇지만 얼마나 허겁지겁 먹는지.... 혹시 데이케어에서 음식을 적게 주는 것은 아닌가 의심하기도 했단다. 지난 번 BB선생님 일도 있었기에 선생님이 그렇게 해도 어린 아리가 어떻게 하겠어?

그래서 걱정을 했는데, 다른 선생님들에게 얘기를 들으니까 평소에도 네가 잘 먹고 언제나 더 달라고 한다는 것이었지.

또 픽업할 때쯤이면 간식시간도 지나서 배가 고플 때란 거였어.

설마 그럴 리야 없기를 바라지만 어떻튼 우리 아리가 아무 것이나 다 잘 먹고 많이 먹으니까 좋아.


할머니가 갈아주시는 야채 쥬스 맛있어요!

 

 

 

된장쿠키도 잘 먹잖아.

된장쿠키? 지난번 할머니가 한국에 다녀올 때 가져온 된장을 환으로 만든 건데 엄마랑 아빠는 냄새 난다고 안 먹잖아. 그래서 아침마다 할머니만 먹는데 그걸 너에게 먹였더니 처음엔 약간 찡그리며 입맛을 쩝쩝! 맛을 음미하더니 '모어' '모어'

그럼 그렇지. 우리 아린 음식을 절대 가리지 않지.


그때부터 '된장쿠키'라고 이름 붙여놓고 할머니랑 함께 매일 된장쿠키를 먹고 있잖아.

오늘 오후엔 데이케어를 나와서 거리구경을 하면서 할머니가 준비해간 오렌지와 쿠키를 먹였는데 글쎄 아리가 혼자서 거의 한 개를 다 먹더구나. 쿠키도 엊그제 네가 라바에서 직접 고른 거지.

아침엔 된장쿠키, 저녁땐 오렌지.

 

 

난 잘못 없어요. 야채 쥬스를 마셨을 뿐이예요!

 


거리구경!

오늘은 웰링턴 스트리트에서 클라런스 공원 쪽으로 갔지.

빛이 스러지기 시작한 나무 그늘아래서 아리는 바나나도 먹고 쿠키도 먹으면서 뛰고 달리고... 풀밭에서도 깡충깡충, 하나 둘 셋 하고 모듬발로 뛰기도 하고 그러다가 가끔 넘어지기도 하지. 그런데 요즘 아리를 보고 있으면 운동신경이 아주 좋아졌어. 넘어질 때마다 머리를 부딪치지 않으려는 자세를 취하기도 하고, 양손에 든 것을 절대로 땅에 놓치지 않고 쥔 채로 딩굴면서도 몸을 양팔로 버티는 걸 볼 수 있어. 말하자면 우리 아리가 낙법을 배우고 있다는 걸 할머닌 알 수 있지.

그래, 아리야, 머리를 보호해야 돼. 그리고 넘어지는 건 나쁜 게 아니야. 넘어지기도 하면서 자라는 거지. 다만 넘어질 때 다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 그게 중요한 거야.

우리 아리는 나름대로 그런 이치를 깨닫고 있는 것 같아.

오, 스마트 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