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육아일기1-할머니랑 아리랑

370-내복바지 입은 라바의 꼬마손님

천마리학 2009. 1. 2. 01:55

 

  할머니랑 아리랑 370

 

*9월23일, 화-내복바지 입은 라바의 꼬마손님.     

 

 

 

오늘아침엔 밤에 입고 잔 바지를 절대로 벗지 않으려고 막무가내잖아. 아마 그 바지가 편했던가봐.

할 수 없이 내복을 그대로 입은 위에 겉옷을 입혔지.

완전히 내복팻션이지 뭐니. 남들이 알아볼 리가 있나.


또 오늘 마침 요거트가 떨어졌는데 냉장고 문을 열고 요거트를 찾는 거야. 할머니가 라바(LABA)에 가서 사자~하며 겨우 달래며 시간을 보내는데 어찌나 졸라대는지... 양치, 양말, 슈즈... 그리고 할머니 배낭준비... 정신 없었지. 칭얼대며 졸라대는 아리를 이길 수가 없어. 요즘 따라 의사표시가 더더욱 분명하고 혼자만 아는 문장으로 의사표시도 하고... 그러나 분명한 건 아리 네가 의견을 분명히 주장하고 그 의견에 대해서 할머니가 그건 그렇고 이건 이렇고... 하면서 이야기하면 다 알아듣고 따라 하지만 간혹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주장하기도 하지.


 

 

오늘은 바바네집에 놀러왔어요.

이건 스위스의 크리스틴 고모가 보내준 선물이예요.

 

 

 

어떻튼 그렇게 서둘러서 평소보다 이른 시간인 7시 40분에 집을 나서는 수밖에.

평소엔 8시 30분경에 출발하지만 그 시간에도 에이비씨 노래를 듣자는 둥, 놀이를 하자는 둥 시간을 끌어서 억지로 끌고 가다시피 할 때도 많은데말야.


라바에 앞장서서 들어가더구나. 쬐끄만 녀석이 스르르 열리는 자동문을 지나서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어른들이 모두 길을 비켜주며 웃으며 한마디씩! 점원들도 헤이 큐티베이비! 하고 한 마디씩, 그런데 오늘은 요거트가 있는 안쪽까지 가는데 물건을 진열하던 아저씨들까지 모두 한 마디씩. 아, 우리 꼬마 손님 오늘은 아침부터 배고 고프니? 하면서... 계산대 누나들도 서로 오라고 부르곤 하지.

그래도 다들 아리가 귀엽다고만 하지 내복팻션이라는 걸 아무도 눈치 채지 못 하더구나^*^

 

 

 

 

바바네 가족은 할머니바바도 있고, 엄마바바, 아빠바바 그리고 아리바바도 있어요.

 

 


아마 엄마가 있었다면 질색을 했을 거야.

할머닌 괜찮아. 꼭 규격대로만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거든.


오늘의 거리구경!

저녁때 데이케어에서 나와 오늘은 로이 톰슨홀 쪽으로 갔지. 가는 길에 빅 아리 아저씨의 치과 건너편에 있는 거리공원에서 동물동상을 타기도 하고... 거기서 로이톰슨 홀 쪽으로 가고 있는데 누군가 아리를 알아보고 다가오는 사람이 있었지.

"하이 아리~"

할머닌 누군지 모르지만 워낙 우리 아리는 유명하니까 우리 콘도에 사는 누구쯤 되려니 짐작만 하면서 적당히 인사 나누었는데, 알고보니 데이케어의 다른 반 선생님 '닐노'였더구나.

다정하게 아리에게 말을 거시고 뽀뽀도 해주시면서

"스마트 아리" 하시면서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가만히 듣고만 있던 네가 닐노 선생님이 막상 바이바이 하고 떠나니까 울먹울먹. 내일 데이케어에서 만나자 하고 달래었지.


 

 

엄마바바는 예쁜 주홍색, 아빠바바는 커다란 하늘색, 할머니바바는 검정색 예술가, 아리바바는 귀여운 꼬마바바랍니다.

 

 

 

 

로이톰슨홀 옆 공원에 도착해서 아리가 얼마나 할머니를 힘들게 했는지 아니?

분수 가운데에 켜져 있는 가스 불을 향해서 후후 부는 거야.

보는 사람들마다 웃었지. 그것뿐이면 괜찮지. 분수 가에서 그냥 구경만 하면 좋으련만 가만히 있을 아리가 아니지. 손으로 물장난을 해서 옷을 다 적셨잖아. 그리고는 물속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걸 막느라고 할머니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몰라. 마침 엄마아빠와 함게 놀러 나온 네 또래의 다른 아기는 그냥 바라보면서 노는데 우리 아리는 만지고 들어가려고 하고 계속 후후 불고... 그러니 보는 사람들마다 웃지 않을 수 있니? 할머니는 힘들지만 그런 아리가 더 좋아!

 

호기심도 많고 무엇이든 직접 해보려고 하는 건 좋은 거야.

아리, 하고 싶은 것 해보면서 건강하게 자라렴.

알았지?

아리 만세!!!